화보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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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조행기] 5짜 상면

IP : 242a4df0f2d9fd0 날짜 : 조회 : 6697 본문+댓글추천 : 0

11월 4일 일요일 드라이브겸 낚시터 두곳을 돌아보고 오는길에 길옆 저수지에 몇분이서 밤낚시 준비를 하고 있는것이 보였다. 차에서 내려둘러보니 그중에서는 75세 이상은 됨직한 어른께서도 밤낚을 준비하고 계셨다. "요즘 밤에는 추우실텐데요" 하고 여쭈니 하시는 말씀이 천천히 솟는 찌올림을 한번 볼려고 이고생이지요 하신다. 그소리를 들으니 당장이라도 주저앉아 밤낚시를 하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하지만 어쩌랴 내일 출근도 해야하니...
다음날 11월 5일 월요일 오후 날씨가 꾸물거려 밖을보니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것 같다. 이런날 어제 밑밥많이 뿌려준 그자리에 밤낚시를 하면 혹시? 어제는 달때문에 걱정을 하던데 오늘은 잔뜩흐려있으니 그런 염려도없고 생각에 꼬리를 물자 도저히 출조를 하지않고는 못배길것 같다. 염치불구하고 포상으로 얻은 휴가를 하루내고 (저의 직장은 20년 근속에 2일 휴가를 줌) 오후에 조금 일찍 퇴근해서 낚시방에 둘러 큰새우로 주문하고 조황물으니 벌써 오전에 자리 잡을려고 몇명이서 일찍들어 갔단다. 이런 이러다가 자리도 없는것 아닌지 모르겠다 (참고로 연못이라 자리가 별로 없음) 그래도 휴가까지 냈으니 가보자 싶어 출발...
팔조령터널쯤 오는데 아차 휴대폰이 없다. 정신없이 출발하다보니 회사 근무복에 넣은걸 챙기지 못했는가보다. 다시가자니 말도 되지 않은 소리고 궁금해 하는 조우들 한테 연락이 많이 올텐데 연락이 되지않아 속께나 태우겠다. 팔조령을 넘으니 비도 조금씩 내리기 시작한다. 날씨좋고...
현지에 17시쯤도착 저멀리 밤낚시 준비를 하고 있는 꾼이 더러보인다. 눈여겨보았던자리를 보니 다행히 비어있다. 지체하다가는 금방 날이 어두워지겠기에 부랴부랴 2.0~3.0까지 9대를 연밭사이에 대충 펼쳤다. 수심도 맞추기 전에 날씨가 어두워진다. 미끼를 전부 새우로 하고 케미를 꺾어 대를드리우니 도저히 제구멍을 찾기가 어렵다. 수십번씩 시도한 끝에 5대만 바닥에 채비가 내려지는것 같다. 4대는 포기하고 받침대까지 뽑아놓을까하다가 너무 힘이 들었던 탓에 그대로 두었다. 그시각이 18시 30분정도 주위는 어두어진지 벌써오래다. 비를 맞으면서 채비를 넣다보니 몸이 으슬 으슬 추어진다. 차에가서 옷을 하나씩 더걸쳐입고 자리에 오니 찌는 그대로다. 넣다가 포기한 2.0대를 구멍을 찾을려고 몇번시도 하고 있는데 좌측 두번째3.0대 찌가 물에 살짝 잠긴것 같다. 그시각이 19시 20분경 입질이 있었나 아니면 수초위에 올려졌다가 내려 앉았나 생각하는데 찌가 한마디 정도 올라온다. 입질였었구나. 바짝 긴장하고 있는데 두마디 정도 더올린다. 한마디만 더.... 올린다 싶을때 잽싸게 챔질 뿌~욱 하는소리 피아노줄 소리가 아니다. 그때는 경황이 없어 무슨 소리가 났는지 자세히는 모른다. 그냥 묵직한 소리였었던걸로 기억된다. 그런데 좀체로 들리지 않고 꼼짝하질 않는다. 분명히 고기가 물려있어 주초에 바늘이 걸린건아닌데... 대의 탄력을 이용해 억지로 땡기니 아주 조금씩 조금씩 꿈틀대며 나온다. 주위에 말풀과 청태가 많아 좌우로 째지는 않고 그냥 묵직하게 투둑이며 조금씩 나오기만 한다. 어느정도 나오니 수심이 얕아지면서 고기가 보이는데 크기가 장난이 아니다. 낚시대는 옥수 하이카본대로 낭창거리며 아무리 뒤로 제껴도 고기는 저만치있다. 마침 펴놓은 뜰채를 왼손에 죄고 물속에 넣을려고 하니 많이 꽂아놓은 받침대 때문에 쉽지가 않다 . 대충 뜰채를 물속에 넣고 대를 최대한 되로 제끼니 고기가 앞으로 나오면서 낮은물에 배를 한번뒤집는다. 언뜻보니 빨래판 그대로다. 찰나에 잉어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한눈에 둘어온 배 가장자리의 비늘이 엄청 큰것이 틀림없이 붕어다. 뜰채에 들어왔다 싶어 들으니 고기는 놀래서 저만치 앞으로 달아난다. 안되겠다 싶어 줄을 손으로 잡고 당겨 볼려고 하나 한번씩 투둑거림이 도저히 당겨질수 없는 물건에 낚시 바늘이 걸린 느낌. 그런 느낌이다. 다시 뜰채로 뜰려고 낚시줄을 낚시대 잡은손으로 같이 사려잡고 뜰채를 대는데 또 허탕. 고기는 놀래서 튀면서 낚시줄을 잡은손에 느낌이 허전하다. 고기는 얕은물이라그런지 바로 도망도 못가고 등지느러미가 3/1가량나온채로 꿈틀거리며 아주 여유있게 천천히 잠수한다. 뛰어들어가 잡아볼려고 했지만 패배자에 몸부림에 지나지 않았다. 허탈한 마음에 그자리에 주저앉아 2년간 끊은 담배 생각이 왜 그렇게 간절한지....어느정도 마음을 추스리고 앞을보니 낚시대와 받침대는 난장판이다. 뜰채를 들어보니 말풀과 이끼가 가득들어있다. 설사 뜰채로 고기를 담았다 해도 성공하지 못했을것 같았다. 낚시대를 대충정리하고 이 아쉬움을 혼자 감당하기에는 힘이들어 옆에 조사분한테 갔다. 몇일씩 교대로 오는 분들이란다. 상황설명 대충하니 "여기는 잉어가 없어요. 그건 틀림없이 붕어가 맞아요. 몇일 잠이 안오겠습니다. 평생보기 힘든건데...쯔 쯔 " 하신다. 그소리를 들으니 아쉬움이 더 커진다. 심기일전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눈에 불을켜고 새벽 4시까지 찌를 노려보았지만 그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바람도 많이불고해서 옆에분들 철수한다기에 같이 철수 했습니다.
외람되지만 우리 월척조사님들 한테 한말씀 드리겠습니다.
낮은 물에서는 되도록 뜰채보다는 대를 이용해서 물가로 최대한 가까이 끌어내서 잡아내는것이 뜰채보다는 안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저는 받침대도 너무 총총하게 하여 고기을 끌어올릴수도 없었어요. 제가 너무 바보같죠?
유료 낚시터도 많이 가보고 또 주변에서 낚은 4짜고기도 봤거든요. 놓친고기 크다고 하지만 정말로 5짜 가까이 되는 고기 였습니다.
아직까지도 누워서 보이던 붕어의 비늘이 내 머리속에 보름달만큼의 크기로 남아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절대로 저와같은 실수가 없는 바램에서 이글을 올림니다.

IP : 60ddd5f9dd00543
참으로 아름답고 좋은 글입니다.고기야 못잡았지만 그 느낌은 평생을 가리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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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60ddd5f9dd00543
ㅎㅎ 그심정 이해 합니다.한달 전쯤에 님과같은 5짜정도 되는 대물에 힘 겨루기에서 진 적이 있습니다.정말 빨래판 만 했지요..붕어한테 지기는 첨입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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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60ddd5f9dd00543
대물 생포 운 좋게 탈출한 붕어 생각에 일이 손에 안잡히 겠네요 님 심정 충분히 이해 합니다 손맛 만 실컨 보시고 그만 유유히 사라져간 대물 넘 넘 !!!아까버라 다음판 출조에는 꼭 덩어리급 붕어 체포하시길 바라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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