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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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조행기] 비쩍마른 붕어(고향 청송에서)

IP : ac583b2bc350f26 날짜 : 조회 : 5492 본문+댓글추천 : 0

고향 청송에 일이 있어 갔다가 진보여중 아래에 있는 돈골마을 돈골지에 들른 시간은 오후 5시 30분, 제방 좌측으로난 길로 접어 들어보니 상류에 갈대가 빼곡이 자리하고 있는게 아닌가! 청송에서 보기 힘든 평지형에 가까운 그런 저수지다. 평지형 저수지에서 대물을 많이 만난 탓일까 우선 심리적으로 안정이 되고 특히 상류의 갈대 숲은 물오리들의 아늑한 보금자리가 되어줄 뿐만 아니라 나의 마음을 푸근하게 감싸준다. 얼른 방향을 바꾸어 최 상류 과수원과 접해있는 곳에 도착하니 아주 멋진 포인트가 형성되어 있다. 다른 곳은 갈대로 인해 도저히 낚시할 엄두가 나지 않는데 이곳은 가장자리 약 20여미터가 휑하니 열려있다. 갈대가 없는 걸로 봐서 수로인 것 같다. 수심체크를 한 결과 역시 앞쪽이 깊고 안쪽 갈대 가까이 붙일수록 수심이 얕다. 나는 어두워지기 전에 케미를 꺽고 대구에서 미리 준비해간 겉보리를 정확하게 찌가 안착되어 있는 곳에 한 주먹씩 뿌렸다. 역시 대구에서 준비해간 콩과 옥수수를 달아 갈대사이에 바짝 붙여 투척해 두고는 의자에 깊이 몸을 묻고, 콩과 옥수수가 청송에서 통할까 내심 불안해하면서 찌를 주시했다.

그런데 갑자기 예초기 소리를 요란하게 내면서 나타난 농부가 여기는 자기 밭이고 여기서는 낚시할 수 없다고 한다. 아~` 정말이지 절망에 가까운 한숨이 절로 나온다. 이미 날은 어두워지고 마땅히 낚시할 수 있는 곳을 찾기도 여의치 않는데 어쩌란 말인가!.. 하는 수 없이 대구에서 왔으며 밭을 훼손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며 쓰레기는 반드시 되가져 간다고 약조를 하고 농부에게 양해를 구했다. 나 혼자여서 그랬을까! 농부가 아무 말 없이 집으로 발길을 돌린다. "아~ 천만다행이다." 농부가 "안 돼"라고 할까봐 가슴을 얼마나 조렸는지....

농부는 올 때와 마찬가지로 가면서도 예초기로 이곳 저곳의 잡초를 제거하며 사라졌다. 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다시 "콩이 먹힐까, 옥수수는 어떨까, 차라리 지렁이라도 한 통 준비해 올걸"하는 생각으로 돌아갔다. 날이 완전히 어두워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콩에서 첫 어신이 왔다. 우측 갈대 깊숙이 박아둔 3.0칸대의 찌가 살짝 들리는 듯 하더니 우측으로 이동하고 있는게 아닌가 숨을 들이쉬면서 챔질. 제법 힘을 쓰면서 달려나온 넘은 약 6치로 보이는 비쩍 마른 붕어다. 자세히 관찰하니 입은 엄청나게 큰데 붕어가 말라도 너무 말랐다. 청송의 기후 탓일까? 아니면 완전한 평지형 저수지가 아닌 계곡지 성격을 띤 못이라 그런 걸까? 그도 아니면 종자가 다른 걸까? 하여튼 경산에서 낚던 6치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힘이 센 걸로 봐서는 갈대가 잘 발달되었다고는 하나 상류 일부에 지나지 않고 한서 차가 심한 지역특성상 성장속도가 늦었을 거라는 짐작을 해본다. 그래서 말랐지만 힘이 세지 않을까? 혼자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마른 붕어는 연이어 나왔다. 8치를 낚아 올릴 때의 물소리는 경산에서 월척을 낚을 당시의 소리를 능가하고 당길 힘 또한 좋다. 자정까지 낚시를 하면서 혼자오길 잘 했다는 생각과 다시 찾고 싶은 저수지를 만난 기쁨을 누릴 수 있어 청송 행은 소득이 있었다.

*일 시 : 2001년 10월 20일 18:00 - 24:00
*장 소 : 청송 진보 돈골못(현지인이 부르는 명칭)
*동행조사 : 나홀로
*특 징 : 청송지역에선 보기 힘든 갈대가 상류를 빼곡이 메우고 있는 준계곡지
*수 심 : 50~80cm(상류 갈대숲 기준)
*대 편 성 : 4대(2.3, 2.6, 3.0, 3.3)
*미 끼 : 콩(아주 말랑말랑)
*채 비 : 4호원줄, 캐브라3합사 목줄, 감성돔 4호바늘.
*조 과 : 6치~8치(5수)


낚시인이 많이 찾지 않는 지역이라 그런지 쓰레기는 별로 보이지 않고 청송 특유의 맑은 물을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낚시한 자리는 제방에서 봐서 최상류(맞은편) 갈대 군락지역 이며, 이곳은 위에서 언급했듯이 과수원이라 밭주인인 농부가 낚시를 금한다고 합니다. 만약 낚시를 하게 된다면 제방우측 중상류 또는 제방 좌측 상류의 갈대밭 언저리에서 낚시하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찾아가는 길
진보를 기준으로 해서 진보에서 청송방향으로 약 500여미터 가다보면 우측에 진보여중 정문이 보입니다. 정문 좌측으로 난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500여미터 내려가시면 저수지가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