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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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조행기] 자인 야창지(대경전문대앞) 조행

IP : ac583b2bc350f26 날짜 : 조회 : 6007 본문+댓글추천 : 0


연중 낚시인들의 발길이 잦은 경산권 유명저수지 중의 하나인 야창지를 찾은 시간은 저녁 7시 늦은 감이 있어 부리나케 대를 편성하고 얼른 콩과 옥수수를 달아 투척했다. 주위를 둘러보니 평일인데도 낚시인들이 더러 보이고 군데군데 케미 빛이 수면 위에 떠있다. 지난 주 고향에 들렀을 때와는 사뭇 다른 기대감이 드는 건 주로 경산권을 찾는 나로서는 어쩌면 당연한 현상이라 받아들인다. 태어난 고향은 청송이나 낚시고향은 여기 경산권이나 다름없다. 심리적인 안정감이 들고 낚시에 몰입할 수 있는 이유도 아마 여기에 있다고 여겨진다.

대 4대 모두의 찌끝을 수면과 일치시켜 놓고 편안히 의자에 몸을 묻고 있는데 우측에 떨어져서 낚시를 하던 한 조사가 옥수수와 담배를 얻으로 왔다. 너무 바삐 오느라 미쳐 준비를 해 오지 못했다면서.... 남는게 옥수수가 아닌가 흔쾌히 옥수수와 담배를 나누어주고 야창지 조황을 물으니 얼마전 그러니까 정확히 10월 중순을 기준으로 해서 전후 몇일간 월척을 비롯해 준척급 씨알 좋은 붕어들이 올라와 호황을 누렸다고 한다. 당시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많은 낚시인들이 찾아와 손맛을 제대로 봤다고 하면서 지금은 늦었다고 한다. 그러나 난 이런말 한두 번 들은게 아니다. 낚시인들에게 맥빠지는 소리인 건 분명하나, 경험상 꼭 그렇지 만은 아니다. 어디에서나 끝물(농사용어)은 있다. 난 옆조사가 자기 자리로 간 뒤 다시 찌를 은근히 봐라봤다.

미동도 하지 않는다. 또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이번엔 좌측 복숭아밭에서 들어뽕을 한다면서 오신 조사께서 바늘을 하나 얻자고 한다. 그분도 마찬가지로 피크시즌은 10월 중순이었다면서 나보고 조금 늦게 왔다고 한다. "정말이지 늦은 걸까" 난 마지막 끝물을 맞보리라는 결연한 의지를 굳히고 새 콩으로 갈아 다시 투척했다. 8시 주위에서 낚시하시는 분들이 삼성이 두산에게 뒤집혔다고 하면서 농구수준의 점수가 났다는 둥 말이 많다. 삼성이 또 힘든 경기를 하고 있다는 걸 짐작할 수 있다.

저녁 9시 여전히 찌는 미동도 하지 안은 체 꼿꼿이 서 있다. 그 때 갑자기 대경 전문대에서 펑 하는 소리가 났다. 뒤돌아보니 무슨 행사가 있는지 연신 축포를 소아 되며 불꽃놀이를 하고 있다. 하늘에서 터지는 불꽃을 멍하니 쳐다보다, 다시 수면을 바라봐도 찌는 그자세 그대로다. 낚시가 안 되는 상황에서 주위까지 소란스럽고 어수선해 도저히 낚시할 기분이 들지 않는다. 그런 상태에서 조금 더 기다려 봤지만 결국 붕어얼굴 보지 못하고 철수해야 했다. 철수길에 후레쉬로 수면을 비추어보니 물이 녹색이다. 자세히 보니 녹조류다. 춥지 않는 멋진 날씨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낚시했지만 결국 피크시즌이 지난 녹조현상을 보이는 저수지에 대를 담그고 있었으니...

*일 시 : 2001년 10월 25일 19:00 - 22:00
*장 소 : 경산 자인 야창지(대경전문대앞)
*동행조사 : 나홀로
*특 징 : 현재 자인~진량간 도로확장공사로 주위 엄청 분잡
*수 심 : 50~100cm(제방 우측 상류)
*대 편 성 : 4대(1.9, 2.1, 2.3(2))
*미 끼 : 콩(약간 딱딱)
*채 비 : 4호원줄, 캐브라3합사 목줄, 감성돔 4호바늘.
*조 과 : 찌만 바라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