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가 손자를 연년생으로 출산을 하여 육아가 힘들어지자
할매 할배가 큰 손자를 데려다가 초등학교까지 키워서 돌려 보냈다.
자식 키울때는 몰랐던 짜릿한 사랑으로 옥이야 금이야 애지중지 키웠다.
명절에 만나면 너무 이뻐서 끌어안고 뽀뽀를 하고 주머니 털어서 용돈 챙겨주시고
헤어질 땐 늘상 아쉬워했던 할배와 할매
세월이 흘러갈수록 점점 만남의 횟수가 줄어들었다.
손자녀석 얼굴이 아련히 떠오를때 마다 전화라도 하면
며느리가 받아서 "아버님 애 학원갔다 와서 지금 자고있어요"
"아버님 저 지금 바빠요. 다음에 전화 드릴께요" 하면서 전화는 끊겼다.
더 많은 세월이 흘렀다.
손자 놈이 서울 최고 명문대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듣고 할배는 너무 기뻐서
친구들 한테도 자랑을 하면서 막걸리 파티도 벌리고 신이 났다!
고령에 시력 청력도 정상이 아닌데 남녘 끝자락에서 서울까지 혼자 나들이 하기가 부담이 된 할배는
서울사는 동생에게 전화를 한다.
"야 야! 요새 니가 보고싶다"
동생이 형님의 목소리가 아련하여
차를 끌고 내려가서 삼일 동안 형님 내외를 모시고 함께 즐기다가 상경할려는데
형님 할배 왈!
"야야 나도 서울가고 싶다!
손자 놈도 보고싶고" 하시면서 울먹거린다!
그래가....
함께 상경하여 다음날 형님 할배 아들집에 갔더니
손자 녀석은 친구들하고 어울려 놀다가 늦은 시간에 들어오면서 쇼파에 앉은 할배를 보는둥 마는둥 지 방으로 들어간다!
며느리가 민망한듯
"할아버지, 작은 할아버지 오셨는데 인사드려야지"
손자는 다시 나오더니 안녕하세요!
고개만 꺼떡하고는 다시 들어갔다!
동생 할배가 옆에서 보니 너무 속상하기도 하고 할배형님이 불쌍해보여서,
"야! 할아버지가 너 보고 싶어서 멀리서 오셨는데 할아버지 옆에 와서 껴안고 뽀뽀 한번 해드려야지"
큰소리로 외쳤더니 마지못해 나와서 할아버지 옆에 멋적게 앉아서 TV만 보고 있다!
어색한 분위기에서 저녁을 먹고 동생 할배가 나오는데,
형님 할배가 "나도 같이 갈란다"
하시면서 따라 나오신다.
며느리는 안절부절 머뭇거리고 형님 할배 아들이
"아부지! 오랫만에 먼길 오셨는데 주무시고 숴었다 가세요" 하니까
형님 할배 왈
"댓다 마!~ 드러가이라!
나는 니 삼촌 집에 가서 자고 낼 갈끼다"
돌아오는 길에 조수석에 앉아서 창 밖만 바라보시는 노형님의 눈시울이 붉게 변했다
"동생아!
엄마 아부지가 보고싶다" 하시면서 참았던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자식, 손자 다 부질 없는 게 현실입니다.
(옮긴 글)
추석 연휴의 끝자락입니다.
마무리 잘 하시고 일상으로 돌아갑시다.
함께지내는 동안이라도 서로 충분히 사랑하고 아끼며 보듬다가 때가 되면 아름답게 배웅하는 관계.
명절 연휴 잘 마무리 합시다~~
그나 저나 비가 한 100미리 내려주면 좋으련만.휴
저도 요즘 돌아가신 아버지만 보고싶네요 자식 마누라 다 그저그렇습니다
자주 못보니 서먹해지고 공감대가 없으니 세대차이가
나고 슬픈 현실이지요
자 기억날건데.....
아들이 잘못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