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여덟시 일시 끝나자 마자 정가로 달려 갑니다
그시각 정가에선 손님맞을 준비가 마감돼 가는중 입니다
펄펄 끓던 가마솥의 장작불을 줄여가며 요리에 마지막 정성을 쏟는 정가쥔장님
닭 두마리에 오가피 .장어 .가물치를 넣고 끓여 낸뒤 삼베로 걸러
육수를 내고 다시 그 육수에 토종닭을 넣고 네시간째 끓이는중
텃밭에 무공해 야채를 뜯어 깐마늘과 된장을 함께 내 놓았습니다
대물꾼님 부부와 둔자네 부부
그밤 정가에선 자정이 다가도록 웃음소리가 그치질 않았습니다
장인의 솜씨로 끓여낸 정성어린 요리
선.후배가 어우러진 사는 얘기들
늘 보는 남편들과는 달리 아내들끼린 섞이기 쉽지 않은데 금새 언니.동생 .형부가 됩니다
그저 선하고 착한 사람이라 생각했던 후배의 진중함에 감탄하고
서로 마음 써주는 조우들간의 우정을 확인합니다
물가에 남편을 내주고 사는 꾼의 아내들은 또 그들끼리 작은 동지애를 쌓고
그 동지애로 남편에 대한 불만들을 털어 냅니다
잘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들 이지만 한꺼풀 체면을 버리니 금새 오랜 친구가 됩니다
장인의 혼을 담아 더운 날씨를 무릎쓰고 네시간 요리를 해내신 정가쥔장님
무겁지 않게만 보이시려 하더니 속엔 깊은 배려가 엿보입니다
재수씨들과 스스럼 없이 어울리며 함께 남편타도를 외치기도 하고
그래도 지금 남편들 착하다며 옹호 하기도 하며 하하 호호 ...
참 즐거웠습니다
식지않는 장작불의 온기를 서로의 가슴에 깊은 우정 간직하고싶습니다
형만한 아우 없다고 또 한번 선배의 큰 마음을 봅니다
가족을 테마로 .서로간의 정을 테마로 이어가는 남도 사람들
낚시만이 아닌 가정의 기반을 다지는 소중한 인연이길 바래 봅니다
고맙습니다 선배님
그런데 손은 씻고 요리하신거죠 ?
아마 손 안씻었을 거야
음 ..
얼마나 즐거운 시간이였을지 ~~ 눈에 선합니다~~
에혀라디여 ~~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