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맘때즈음 이면 예전 추억이 살아 나네요...
약 20년전 주말이면 지도를 펴놓고, 저수지를 알아 보고 그곳을 찾아 가는 재미가 괜찬았지요.
그때는 네비가 없어서, 현장에 가서 주민들에게 물어 보거나, 지도를 보고 직접 찾아 다녀야 했습니다.
낚시꾼들이라면 차안에 지도책은 누구나 있었으니까 말이죠.
부푼 가심을 부여 잡고, 지도에 의존 한체 충남 쪽으로 출발을 합니다.
그런데 이게 지도를 볼때와는 전혀 감을 못잡습니다.
지도에서는 딱 보면 저수지를 찾아 갈듯 보이지만
현장에 가서는 여기가 거기같고 저기도 여기 같고,,,,
영 ~~ 헷갈립니다.
"요기 학교앞에서 우회전 하면 맞는데......"
"저기 농협 에서 뒷길로 500미터 가면 뚝방이 보인다고 했는데,,, 왜 안보이지???"
혼자 중얼 중얼 거리며 저수지를 찾아 다니는데..
생각데로 잘 되지 않을때가 많습니다.
인근 노인분들에게 물어보고 설명을 들어도, 이상한데로 오기 일쑤 이고,, 쩝~
그러다 보면 어둠이 내리기 시작 합니다.
마음이 급해 집니다.
어두울때 가면 낚시대 펴기도 안좋고, 여러 모로 이만 저만 불편한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조수석 위에 사놓은 지렁이통은 이리 저리 뒹굴고 있고,
봉지에 넣어둔 라면과 음료수 통은 봉지를 탈출해, 차 밑바닦에서 나뒹굴고 있습니다.
그들의 형태가 제 마음과 똑같습니다.
그렇게 어둠이 내리기 시작 하고 한참 저수지를 찾다가 보면 저쪽에서 저수지 물결치는것이 보임니다.
찾아가 보면 음.......................
비닐 하우스 !! ㅡ,.ㅡ 악~!!!!
다시 마음을 고쳐 잡고 눈에 쌍라이트를 켜고 찾다가 보면,
지성이면 감천이라 했던가, 저수지를 드디어 찾고 말았습니다.
급한 마음에 받침대를 땅에 꼽고, 4미리 캐미를 부러트려, 던져 봄니다.
가방에서 곰표 떡밥을 꺼내서 말랑 말랑 하게 비벼서 바늘에 달고 던져 봄니다.
하지만 찌를 던지면 찌가 눕습니다.
다시 15센티 정도 내려서 던져 봄니다.
찌가 일어설 생각을 안합니다.
먼놈에 찌가 발기부전도 아니고, 얼마나 피곤 했는지 계속 누워 있습니다.
찌를 던지면 발딱 서서, 쭈~~~욱 내려 가야 하는데,,,, 그러질 않습니다.
계속 찌고무를 내리다 보니 수심이 20센티 정도에 머뭄니다.
이럴땐 사람이 아주 긍정적인 사람이 됩니다.
"음,, 여기는 수초도 좀 있고 수심이 낮으니 대물 포인트가 맞나보다."
낚시가방에서 찌를 최대한 짧은것을 찾아서 던져 봄니다.
그래도 찌가 요즘의 옥내림 처럼 두둥~~ 떠있습니다.
그래도 서긴 섭니다 ㅎㅎㅎ
그렇게 3대를 펴고, 붕어가 나오기를 학수 고대 합니다.
앗~!! 뭔가 찌를 살짝 살짝 건드립니다.
긴장감 100배!!! 찌에 온갖 신경을 집중하고 보고 있지만, 시원하게 입질은 오질 않습니다.
개구리 소리는 개굴 개골 들리고, 살짝 살짝 불어 오는 초여름 바람이 싱그럽기만 합니다.
밤하늘에 별들은 서울 하늘에서는 볼수 없는 찬란한 빛을 발하며, 나를 응원 하여 주는듯 보입니다.
수심 낮은것 빼고는 정말 분위기 좋습니다.
대물이 곧 나올듯 합니다.
"대물을 낚아서 집에 가서 부모님 매운탕 해드려야지~~ "....
그렇게 새벽이 되고, 저쪽에서 웬 노인분이 저에게 걸어 옵니다.
그리곤 말을 합니다....
"아 시방~~ 뭐하는겨~!!!! 남의 논에서!!!~~~"
"에?"
"젊은 사람이 실성을 했나, 논바닦에서 뭔 낚시질이여~ 정신 나간겨????"
"에?"
"아 저기 산자락 한개 돌면 저수지인데, 왜 여 와서 G 랄 인겨~~!!!"
"아~ 예예~~ 그리 갈께여,,,,, "
아~~~~~~~~~~~
밤세 쪼우고 있었던 곳은 저수지가 아니고 논에 물을 덴곳 이었습니다.
밤에 보면 저수지와 똑같습니다.
어르신께 된통 한소리 듣고 부랴 부랴 철수를 합니다.
어르신이 말한 저수지를 찾아가보니, 많은 낚시꾼들이 살림망에 씨알 좋은 붕어들을 마릿수로 낚아 놓고 있습니다.
울고 싶습니다............
요즘은 네비게이션이라는 기특한 물건이 있어서, 저수지 이름만 치면 그 앞까지 딱 데려다 줍니다.
이제는 지도를 펴고 찾아 다니는 낚시의 또하나의 즐거움은 없어 졋지만
이런 일들이 즐겁고 황당한 추억으로 남아 있으니, 이것 또한 낚시의 행복이 아니겠습니까?
요즘은 서울을 떠나 시골에 살고 있는데, 논에 물을 데놓은것을 보니 예전 생각이 나서
몇자 써봄니다.
읽어 주신 여러분들 감사 하며, 가정에 늘 행운이 깃들길 바람니다.
- © 1998 ~ 2024 Wolchuck all right reserved. ▲TOP
저도 예전에 한잔 먹고 논에다 찌 세운적이 있었지요 ^^
재미 있게 잘 읽고 갑니다~~
담부턴...논에다가 던지는 사고가 없으시길~^^
지방출장 다녀오는길,충북 어디쯤 지나는데 안개비는 부실부실 내리고...저멀리 산중간에 아담한 제방이 보입니다.
ㅋㅋ 오늘 땡잡았다.
새로뽑은 회사차 시다바리 다 긁혀가며, 비포장 산길을 20분 올라가니....
옘병!!
군부대 유격장 입니다.
되돌아 내려오다 마후라 해먹고, 회사와서 욕만 디지게먹고....
모래턱에 잔디는 머하러 심어놓고 사람 해깔리게...90년도 초반쯤 야그입니다.
그런데 그 낮은(20cm) 수심에서 두마리나 잡았다는....^^
아침에 보니 저수지 상류와 연결되어 만수상태 이더군요.
"젊은 사람이 실성을 했나, 논바닦에서 뭔 낚시질이여~ 정신 나간겨????"
ㅎㅎ 재밌게 보고갑니다~
저두 한번 그럴뻔 했지요 ㅎㅎ
친구랑 대를 피고 낚시를 하는데 냄새가 아주 고약한게 물이 썩은듯해서 한 30분하다 다시 저수지서 낚시를 했습니다.
아침에 철수하면서 보니 완전 쓰레기처리장. 생명체는 전무하고 물은 시커멓게 죽은물..
그렇담 대물이 놀던 그소리는??? 인근 비닐하우스서 버린 연탄재가 간헐적으로 그 똥물로 굴러떨어지는 소리였쑴다....
가까운데로 가시면 언제 불러주셔용.
논바닥만 아니믄 되네요.^^;;;
저는 절대로 없습니다.
7~8치 붕어를 십여마리 정도 챔질하믄서 모 심어놓은 논으로 날렸더니,
아침에 논 주인이 논에서 붕어가 수영하고 다니는 것을 보고,
'요놈의 붕어들이 재주도 좋다고, 어데 하늘에서 똑 떨어져서 논을 갈고 다니냐믄서...' ㅡ.,ㅡ;
그 때 포항지 논주인께 이제야 사죄드립니다.
어르신 그때는 제가 죄송했구먼유~
저와 같은 추억을 가지신 분들이 있으시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