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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 도(道)와 선(禪)이 있는 그런 여유로운 낚시가 부럽다!

IP : 6299c37faaa4c3b 날짜 : 조회 : 5170 본문+댓글추천 : 0




내 어릴 적... 초등학교시절
그때는 대나무 낚싯대가 주종을 이루던 시절.
초가집과 간혹 한 두채의 기와가 있던 시골의
풍경이 느긋하고 한가롭기만 하던 시절이었다.

내가 현재 숨쉬고 있는 2004년 현재는 카본의 절정기
3×톤, 4×톤, 5×톤, 6×톤 카본...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유료낚시터...
조급과 분망, 성급합을 자아낸다.

내 어릴 적, 그 시절의 낚시에는 여백과 여운이 숨쉬고 있고
풍류가 흐르는데...
현재는 표층낚시니, 전층낚시니, 내림낚시니 하는
이곳엔 광채가 번득이고, 긴장과 전율이 넘쳐난다.

내 어릴 적에는 낚시를 도(道)와 선(禪)이라 하여,
낚시꾼을 태공, 낚시질을 신선놀음이라 생각을 했는데...
지금의 낚시는 스포츠(sports)요, 게임(game)이라고 한다.

시간을 정해 놓고, 내기를 하는 이러한 것은 또 다른 도박이 아닐까?
이러한 도박에 어떻게 머리를 식히고, 생각할 여유를 갖일 수 있을까...

옛날의 대나무 낚싯대는 여유자적하여, 풍류가 흐르는데
요즘 낚시꾼들이 겨누는 내림낚싯대는 일도양단의 날카로운
기세가 흐른다.

그나마 호젓한 소류지를 찾는 대물낚시를 지향하는 조사들에게
옛날의 여유로움, 도(道)와 선(禪)이 조금이나 흐르고 있어서 다행이지만,
이 낚시도 너무 대물을 지향하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시대가 세대를 만들고, 세대가 유행을 창조한다는 말이
낚시에서도 통하는 것을 보니 많이 변하기는 변했는 모양이다.

그래도 겨울에는 낚시 같지도 않은 내림낚시를 하우스에서 또 해야겠지...


여유와 풍류가 흐르는 낚시를 꿈꾸는 한두수.



40대는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가 아닐까


바람불면 가슴이 시려오고
비라도 내릴려고 하면
가슴이 먼저 젖어 오는데...

겨울의 스산한 바람에
온몸은 소름으로 퍼져가고
푸른빛 하늘에 솜털 구름 떠다니는 날엔
하던 일 접어두고 홀연히
낚시가방 둘러메고 어디엔가로 떠나고 싶은 것을...

하루 하루 시간이 흐를수록
삶의 느낌은 더욱 진하게
가슴에 와 닿는다.

무심히 밟고 지나던 길도
노점상의 골패인 할머니 얼굴도
이젠 예사롭지가 않다.

사십대를 불혹의 나이라 하기에
그 나이 되기를 목이 빠지게 기다렸다.

젊은 날의 내 안의 파도
그 출렁거림을
잠재우고 싶었기에...
사십만 되면 더 이상
감정의 소모 따위에
휘청거리며 살지 않아도
되리라 믿었기에
하루 빨리 사십이 되기를
무턱대고 기다려 왔었다.

진정 불혹임을 철석같이 믿었었다.
이제 세월을 맞이 하여 사십이 된지도
어언 9년이 세월이 흘렀다.

그러나 무엇이 불혹인지
무엇에 대한 불혹인지
도무지 모르며
갈수록 내 안의 파도는
더욱 거센 물살을 일으키고
처참히 부서져 깨어질 줄 알면서도...

여전히 바위의 유혹엔
더 없이 무력하기만 한데
그래도 굳이 불혹을 믿으라 한다면
아마도 그건 잘 훈련 되어진
삶의 자세일 뿐일 것 같다.

마흔이 끝나는 시점이 되어서야
어떤 유혹에든
가장 약한 나이가 사십대임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도
더없이 푸른 하늘도
회색 빛 낮은 구름도
바람을 타고 흘러 들어오는
코 끝의 후레지아 향기도
그 모두가 다 유혹임을...

창가에 서서 홀로 즐겨 마시던 커피도
이젠 누군가를 필요로 한다.
늘 즐겨 듣던 음악도
그 누군가와 함께 듣고 싶어진다.

사람이 그리워지고 사람이 만나고픈
그런 나이임을 솔직히 인정하고 싶다.

어설프지도 곰삭이지도 않은
적당히 잘 성숙된
그런 나이이기에...

어쩌면 한껏 멋스러울 수 있는
멋을 낼 수 있는 나이가
진정 사십대가 아니었는가 싶다.

그래서 인지 사십대란
불혹이 아니라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가 아닐까?


2등! IP : 60ddd5f9dd00543
같이가기님, 너무 의미는 두지마세요. 그래도 겨울에는 또 내림낚시를 해야할 것 가토. 1년 동안 낚시를 하면서 내가 느낀 감정일 뿐입니다.
추천 0

3등! IP : 60ddd5f9dd00543
한두수님~
우짜겠습니까 시대의 흐름을 따라야지요?
나름대로 여유를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불혹이 그렇습니까?
전 아직 두살베기입니다
저도 누군가를 자꾸 만나고 싶어지네요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건강하세요
추천 0

IP : 60ddd5f9dd00543
님의 좋은 글과 화보를 참 많이도 보고 즐겼습니다.
지척에 살고 계신 줄도 모르고, 누군인가도 했지요.(저는 대명10동)
언제 남*달구 모임에서 뵙고 싶네요.
그기엔 시름 전송 할 님들이 제법 계실겁니다.

내내 좋은 일들만 가득하길 기원드립니다.
추천 0

IP : 60ddd5f9dd00543
케미마이트님.. 오랫만에 게시판에서 뵙습니다. 요즘도 자주 출조하시는지요?
큰잔에 가득님 술 좋아하시는 모양이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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