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오년 전쯤인것 같습니다.
담양에 소류지가 하나 있습니다.
들어가는 길도 옹삭하거니와 농로를 타고가다보면 수초발달이 잘된
그림같은 소류지가 초입에 있어 안에 숨어있는 그 저수지를 아는 꾼들이
많지 않습니다.
지독히 블루길이 많아서 낚시가 무척힘든 곳이지만 대물이 나온다는 정보에
군침만 삼켰습니다.
그때는 대부분 독조를 하던 시절이라 가로등이 있는 초입저수지에서 낚시를 하곤 했습니다.
어느날 그 저수지에 두명의 꾼이 있습니다.
가서 물어보니 둘이 일행인데 오늘 밤낚시를 할거라고 합니다.
기쁜 마음으로 저도 그 저수지에 낚시대를 폈습니다.
한명은 제방 무너미 쪽에 한명은 상류 골자리쪽에 자리를 잡고 있어 무너미 반대편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무너미가 뚫려있어 상대방의 실루엣이 보입니다.
한참 입질이 없어 찌를 응시하고 있다가 담배를 한대 피워물려고 고개를 들었는데
갑자기 무너미쪽에 앉아있던 사람이 총에라도 맞은듯 벌떡 일어서더니
고목처럼 물로 그대로 떨어지는 실루엣이 보입니다.
그리 크지 않은 저수지라 상류쪽 친구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제방을 내 달렸습니다.
도착해보니 수심얕은 무너미쪽으로 사람이 물속에 있습니다.
다리쪽을 잡고 물밖으로 끄집어 내니
숨이 붙어있고 배를 잡고 고통에 몸부림을 칩니다.
친구가 달려와서 인계하고 엠브란스를 부르려는데 어딘지 위치설명을 못하겠습니다.
친구에게 않되겠다고 담양읍내가 가까우니 친구 태우가 빨리 가는 것이 났겠다고 말하고
제방아래 세워둔 차로 둘이 고통에 몸부림치는 사람을 들어서 옮기고 차가 출발합니다.
그리고 운전석 윈도우가 내려가더니 그와중에도
"낚싯대 좀 부탁해요."하고 떠납니다.
자리에 돌아왔는데,
그 사람은 죽을지 살지도 모르고,
그런일 없어도 혼자 그곳에 못있을 겁많은 놈이 어떻게 합니까?
어떻게 버텨볼까 했는데 너무 무서워서 도저히 견디지를 못하겠습니다.
않되겠다 생각하고 주섬주섬 제꺼 낚시대만 챙겨서 차까지 오는데
무서워서 죽는줄 알았습니다.
나중에 의료계통의 지인에게 물어봤더니 급성 위경련이 오면 그렇게 된다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을 거라고 말하더군요.
그 후론 어떤일이 어떻게 생길지 모르니 사람없는 곳에서는 웬만하면
낚시를 하지 않습니다.
그 사람도 내가 그 자리에 앉아 있지 않았다면 아마 익사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늘 안출하시고 될수 있으면 홀로 독조는 피하실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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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포기 할 수는 없는 유혹 입니다...., ㅋ~
근데 쓰신 내용중에 "옹삭하거니와" --> 가 "난처하거니와" 또는 "번거롭거니와" 이쯤으로 해석 되는거죠???
솔찍히 물에빠진 그분 구신보고 놀라서 물에 빠진지 아셨죠?^^!
사람일 한치앞도 모릅니다
마음에 좀 덜차더라도 조우한명 이상은 있어야 합니다
나의 생명이 달린일입니다ㅡㅡ^^
가능하면 두셋이서 다니는 것이 위급시에 대처가 빠르죠!
잘 보고 갑니다.
윗글중 "옹삭하다"에 대한 의견이 있었는데
옹삭하다는 옹색하다의 변형인것 같구요.
옹색하다의 뜻은 달리 쓰이기도 하지만 여기에서는
"(장소가)답답할 만큼 비좁다."
정도로 생각하시면 어떨지 싶습니다.
역시 낚시는 동출이 정답같습니다 ㅎㅎ
제가 아는 클럽에서는 홀로 출조 하셨다 심장마비로 돌아가셨는데
이틀만에 동네분이 계속 앉아만 있으니 이상하다 하여 발견 되었습니다
동행이 있었다면 죽음도 막을수 있었을테고 이틀이나 노지에 방치되지 않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