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월드컵이 한창때 인걸로 기억한다.
당시 다니던 회사에 조우회란게 있었다.
말이 조우회지 낚시 실력은 하품나는 수준이었고,
숫놈들 꼴랑 대여섯명 모디가꼬 물가에서 하룻밤 술병만
잡다오는 하찮은 모임이었다.
해필이면 난 그 집단에 총무였기에 불참하고 싶어도 도리가 없었다.
어느날 사장님실로 부터 호출이 왔다.
아...C 난 잘못한게 없는데 또 뭔일이지....빠짝 긴장하고 들어가보니
사장님 친구분도 와 계셨다.
"이과장... 다음주에 조우회에서 출조한다는 공고를 봤는데
나도 참석하고 싶은데....어떻게 생각해?
"아....네...물론입니다"
대답은 했지만 속으로 *됐다 싶었다.
다들 붕어보다는 술만 잡다가 오는 꼴통집단인데 꼴 사나운 모습만
보여줄게 뻔한 노릇이었다.
옆에 있던 사장님 친구분이 한마디 거든다.
"닭사료랑 깻묵이랑 황토를 섞은다음 야구공 만하게 경단을 만들어서
찌옆에 몇개씩 던져주면....그 저수지에 고기란 고기는 전부....어쩌고 저쩌고...."
팔랑귀 사장님은 귀가 솔깃해져서...
"그럼 이과장이 함 추진해 봐봐"
"네....."
그렇게 출조당일 기름방에 들러 깻묵도 사고, 사료집에 들러 닭사료를 샀다.
황토는 현지 야산에서 구했다.
아마도 춘천댐쪽 좌대인걸로 기억한다.
여섯명의 오합지졸들은 좌대에 오르자마자 낚시대를 펴기 시작했고,
난 구입해온 꺳묵이랑 닭사료랑 황토를 물과 함께 적당히 반죽을 했다.
누군가 한마디 했다.
"수영 잘하는 총무가 들어가서 집어좀 시키고와봐봐..."
평소 같으면 화를 버럭냈을 것인데 사장님도 참석한 자리라서
조용히 빤스바람에 입수했다.
떡밥그릇에 야구공만한 경단을 수북히 담아서 육칠미터 거리를 수차례
왕복한다는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하지만 난 이짓거리가 씨잘데기 없다는걸 알고 있었다.
물색이 맑아도 너무 맑았다.
3미터 수심에 불구하고 글루텐 미끼가 몇개인지 다 보일 정도였으니....
예상대로 이내 술자리가 거하게 벌어졌고 이윽고 고성방가에
말다툼까지 벌어지고.....
진상도 그런 진상이 없다.
평일이라 그런지 우리 일행외엔 다른 사람들이 없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담날 아침 비를 쫄딱 맞으며 철수하면서 난 생각했다.
담 부터 내가 이자리에 참석하면 성을 바꾸리라고...
하지만 사장님께 죄송한 마음에...몇주뒤...
"이번주에 조우회 출조가 있는데 같이 가시겠습니까?"
사장님왈..
"됐네. 이사람들아"
그 인간들 요즘에 뭐하고 사나 몰라...잡것들.ㅉㅉ
피로에 쌓여있는데~
웃음을 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
지고나면 으스러져 형체야 있건 없건
심중 분홍빛 연정 생체기로 남는 구려
花無十日紅(화무십일홍)
지는 꽃잎은 나에게 말해주었다
영화는 一寸光陰(일촌광음)이라고
들려주시고 결고운 흔적을 남기심에
感謝(감사)드리며
소망을 이루시는 날을 祈願(기원)합니다.
벚꽃이 눈처럼 떨어지는 死月(사월)입니다.
기분 좋은 마무리로
즐거운 하루를 정리하시길 기원하며.
행복바구니를 선물하니.
가족이 함께 즐거운 시간되시기를 바람합니다.
설마~ 사장님 하고
말다툼 한건 아니겠죠?
그럼 바로 짤릴텐데 .. ㅎ
그런 웃지못할 헤프닝도
있었군요~ ㅎㅎ
아참 그때 성을 이씨 에서
김씨로 바꾸셨으면 제친구놈 하고
이름이 똑같을뻔 했습니다 ㅎ
잘보고 갑니다 ~~
근데..접점님께는..별로 안좋은 추억도..만들어준 곳이군요..
웃음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조금의 고난은 필요한가봅니다ㅎㅎ
특히 빤스 바람에 떡밥그릇에 경단 담아서 왕복한 부분.....ㅎㅎ
웃음나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