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2013.10.23. 김준호 고문님을 주축으로
바다낚시동우회 ‘해누리’ 가 결성되었다.
그리고 약 일년 뒤,
해누리를 위해 항상 앞장서셨던
김준호 고문님이 퇴직하셨다.
김준호 고문님의 퇴직으로 인해
많은 회원들이 해누리에 대해 고민이 있었고,
나 또한 그러한 고민에 빠져 있었다.
‘그러나 2015년 상반기 첫 정기출조’
- 바다는 비에 젖지 않는다. -
The Story
2015년 05월 초순 ‘정기 출조 계획’
두 곳의 후보지 중 태안 안면도에 위치한
‘김화백 안면도바다낚시’ 로 결정 !
전원참석 의지 ! 기대되는 첫 정기 모임 !
2015년 05월 중순 ‘정기 출조 계획 수립’
차량운행계획, 식사계획, 낚시채비계획 등
조금 더 세분화해서 확실한 계획을 세우고
본격적인 상반기 정기 출조를 꿈꾼다.
2015년 05월 29일 ‘출조일 하루 전!’
회장님의 개인 사정으로 인한 불참… 처음 있는 일…
회원들의 동요가 일어날까 조용히 행사진행 결정!
2015년 05월 30일
2015 상반기 첫 정기 출조일의 아침이 밝았다.
10:00
윤성준 총무님, 신동준 조사님, 김인택 조사님,
이기훈 조사님, 그리고 나…
집이 가까운 5명의 회원들이 만나
시장을 두리번거린다.
품목은 미리 정해놓았기에 재빨리 쑝쑝…
이날 장 본 금액은 433,000원!
11:30
집결지로 하나 둘 모여든다.
회장님을 제외한 출조 인원 13명!
간만의 정기 출조이기에 다들 얼굴이 밝다.
퇴직했던 김준호 고문님의 반가운 모습!
떠났어도 편하게 만날 수 있는 모임!
내가 꿈꾸는 ‘해누리의 미래’
15:30
김화백 안면도바다낚시에 도착했다.
같은 서해임에도 불구하고 인천바다와는 다른 느낌 !
좌대 입성과 동시에 분주하게 움직이는 조사님들
이어지는 윤성준 총무님의 한마디!
“첫수어 2만! 최대어 3만!”
본격적인 낚시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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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gression)
난 바다낚시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붕어낚시로 앙칼진 손맛을 배웠고,
밤을 설레게 하는 캐미의 찌올림을 온 몸이 기억하는데
인천에서 잡으면 십중팔구 질질 끌려 나오는
망둥어 뿐이니… 바다낚시에 맘 붙일 수 있으랴…?
하지만 어쩌다 보니 연배차이는 물론이거니와
직장 서열 차이도, 경력 차이도 많이 나지만,
사석에서는 항상 형이라고 부르며 편히 대하라던
김준호 고문님을 알게 되었고
그 형님의 마인드가 마음에 들어 줄기차게 따라 나섰다.
바다낚시에서 물고기를 낚는 재미는 포기하더라도
술이 좋아 따라다녔고, 바로 잡아 뜨는 회 맛이 좋았고
같은 직장이기에 서로의 고충을 헤아려주는
사람들이 좋아 무작정 따라다녔다.
그러다 보니 바다가 좋아졌고
그들과 함께 즐기는 바다낚시가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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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0
퇴직한 김준호 고문님(이하 준호 형님)과 함께한
2015년 상반기 정기 출조!
간만의 만남이라 사실 낚시는 포기하고
술 마실 생각으로 원투채비에
20호짜리 묶음바늘을 달아 대충 던져놓고
릴 초릿대에 방울을 달아놓았다.
방울이 울리면 바로 달려가 챔질 하기 위해…
하지만 10분이 채 안되 ‘딸랑 딸랑’ 요란히 울려 된다.
‘챔질’
묵직하다.
뭐, 추 달아 원투 쳐놓은 거니
헛 챔질에도 묵직하긴 하다.
하지만 가까이 끌려올수록 저항이 일어난다.
대를 걷어 올려보니 25cm 가량의 우럭!
회원들에게 소리친다.
“아싸~ 2만원!!!”
17:00
한동안 잠잠 뜸하다 함께한
이종근 조사님의 두 번째 수!
아쉽게도 2만원을 놓친 뒤였다.
‘종근이 형 미안합니다 ㅋㅋㅋ’
17:00 이후인데….
기억이 없다. 없어도 있지만
있어도 기억은 가물 하다.
술을 마셨나? 고기를 구웠나?
간만에 보낸 해인들의 시간이었으나,
기억이 있으면서 없고, 있어도 나지 않는다.
숯불에 그슬린 앞다리 살에
쐬주 드리 부었나?
맹하게 끓인 라면 죽에
쐬주 드리 부었나?
어느 것이 선이고, 어느 것이 후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20:00 이후인가?
기억에
없으면서 있고 있으면서 없던
소중한 시간들이 썰물과 함께 빠져나간 후
잔잔해진 수면아래 거센 조류에
30호의 봉돌들이 밀려나던 시간이었다.
윤성준 총무님(이하 성준이 형)이 간만에
거나하게 취해 해누리를 짊어질 이는
너희들이라며 젊은 피를 불러모았다.
김인택 조사(이하 인택이 형)와
이기훈 조사(기훈이 형)는 성준이 형은
마흔 줄이 왜 젊은 피에 끼냐며 핀잔을 준다.
하지만 그래도 좋은 지라…
나를 포함한 인택 형과 기훈 형,
이렇게 젊은 피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하지만 성준 형은 젊은 피의 핀잔속에
어렵사리 자리를 마련하고는
술에 취해, 잠에 취해, 자리에서 사라져 버렸다.
이어지는 젊은 피들의 수다시간
인택이 형 曰)
우리 이 모임 최소 10년은 지속시키자!
기훈이 형 曰)
네가 오천항에서 했던 이야기! 10년 후에 중심이 되자!
좋은 사람들...
비록, 서로 바빠 많은 이야기를 섞지 못했지만
해누리의 허리가 되기로 한 사람들과 함께 했던
소중한 시간들… 그리고 많은 이야기들…
더 좋아질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한
어둠이 삼켜버린 밤바다의 한 가운데서
나를 이끌어주는 등불들을 바라본다.
끝났지만 끝이 아닌 곳,
언젠가 헤어지지만,
끝없는 만남을 이어 나갈 수 있는 곳…
‘해누리’
삭막한 사회라는 세상 속에서
바다에 어울려 좋은 사람들과
즐거운 세상을 접하게 해준 해누리
준호 형이 떠난 뒤,
적막했던 이곳에서 출렁이는 물결을 바라본다.
2015.05.31.00:00 가량
술에 취해 배불리 자던 철희 형이 일어나
바지런히 낚시대를 핀다.
정말 진실하게 느끼는 것이지만
이형 채비 투척 폼 하나는 끝내주게 구리다.
집어 던지는 건지, 때려 잡는 건지…
초등학생이 야구공 집어 던지 듯 뭔가 어설프다.
하지만 손 끝의 감각은 좋아
애럭들을 세마리 연거푸 걷어낸다.
그리고 심지어 붕장어 새끼까지…
끝내주는 밤이다.
그리고 난 구경 끝에 잠이 든다.
03:00 경???
이른 잠을 청한 해인들이 일어나 낚시했던 시간
한쪽에서 웅성웅성~ 반대에서 웅성웅성~
하루에 반짝인다던 입질 타임이었나 보다.
밖에서는 입질과 챔질 들로 인해 웅성이지만
난 졸음 속에 빠져 헤어나질 못한다.
07:00 정도
잠에서 깨어났다. 고기들이 제법 있다.
출조 인원에 비해 잡은 마릿수는 그닦이지만,
회량이 제법 나온다. 구이양도 제법 나온다.
칼잡이 동준형님이 사시미를 꺼내 든다.
우럭들의 고은 살결이 한 꺼풀씩 벗겨진다.
한쪽에선 준호 형님과 종근 형님이
동생들을 위해 애럭과 장어를 굽고 있다.
08:00
아침상이 거나하게 차려졌다.
우럭회, 우럭구이, 붕장어 구이,
앞다리 살 바비큐…
이게 저녁이었으면 더욱 술에 취할 텐데 라는
아쉬움을 품은체 달콤한 술로
숨 가쁜 여행의 숨통을 달래며
2015년 상반기 정기출조는 막이 내린다.
Epilogue
향후 해누리에는 많은 변화의 바람이 불 것이다.
직장 동료들이 주축으로 구성된 모임이기에
조금 먼 미래에는
준호 형님과 마찬가지로 퇴직한 선배님들도
점점 늘어날 것이고
가까운 미래에는
회사가 분리되는 시점이기에
회원이 토막 나는 경우도 생길 것이다.
인원이 늘어나면 늘어 날수록
동우회 운영에 반문을 품은 사람은 늘어날 것이고
자신의 생각과 달라 뛰쳐나갈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성준이 형을 비롯한 젊은 피들이 허리가 되어
고난을 헤치며 이끌어주셨던 선배님들을 모시고
뒤에 함께하는 후배님들을 잘 이끌어 주어,
우리가 힘들었던 길은 편히 갈 수 있게,
처음 가는 길은 현명하게 이끌어갈 수 있는
그런 해인들이 되어야 할 것이다.
- 바다는 비에 젖지 않는다. 어떠한 시련과 역경에도 -
- 해인은 물러 서지 않는다. 어떠한 시련과 역경에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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