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욱!
분명 그것은 짐승의 숨소리였다.
얇은 텐트 한겹으로 그와 나는 서로를 의식하고 있었다.
바람만 불어도 일렁이는 작은 텐트 그저 바람만 막자고 허술하게 쳐논 것이 후회 막심이었다.
꿍~~! 꿍~~!
나의 심장소리가 내귀에 들리는데.
온 신경이 얇은 천막 밖의 동정을 살피느라 아니 손이라도 움직이면 들킬까봐!
그저 숨소리를 죽이며 호흡곤란증을 이르킬 정도였지만 눈은 부릎뜬채 그 숨소리의 흔적을 찾고 있었다.
가끔.
후·욱 하는 숨소리와.
투둑! 툭 하며 끊어질 듯 이어지는 짐승의 발소리....
이 한밤중에 이렇게 오진 골짜기에 사람이 있을리없고 초저녁부터 이상한 기류를 못 느낀 것은 아니지만 ....
막 잠들려다 이상한 기척에 이렇게 사시나무 떨 듯 무서움에 사로잡혀 당장 무슨일이 일어날거 같은 예감 !
그저 온몸이 쪼그라져 보이지 않는 알지못할 짐승과 싸움도 안돼는 기싸움을 하자니......
그날을 그랬다.
친구놈은 강쪽을 택했고 난 댐쪽을 택했다.
오면서 내내 댐이 어쩌고 강이 어쩌고 결론은 나지 않았지만 운전을 하는 친구놈은 차마 강쪽으로 꺾지 못하고 나의 손을 들어준것이다.
아마 십여년이 훨씬 넘은 90년도 초의 일이 아닌가 생각된다.
한여름의 밤낚시는 해안가 보다는 내륙쪽을 선호하던 시절 일단 모기가 없고. 조황은 별로지만 물 깨끗하고 그림같은 그런곳에서의 낚시 정말 신선이 된듯한 착각에 빠지던 시절이다.
장소는 괴산댐.
먼저번 참패의 원수를 갚아야지 하고 벼르던 참에 친구녀석이 낚시를 가잔다.
괴강에서 돌붕어가 마리수와 대빵큰 월척 소식을 들었다는 것이다.
이미 장마철이 한참지난 8월 중순. 보나마나 물빠진지 오래되어 강은 분위기가 안난다.
머 이래서 난 댐을 그친구녀석은 강을 겨냥하고 출발한것이다.
결정적으로 댐쪽으로 돌아 선 것은 보트~!
아예 난 괴산댐을 도강하기로 작정하고 출발 때 고무 보트를 차에 실어 논것이다.
출발 두시간이 조금넘어 괴산댐을 지나 푸른 강물을 접한다.
내키지 않았던 친구녀석도 물을 보니 마음이 풀어 지는 듯 “주기네!”를 연발하며 분위기를 돋구워 준다.
그 뜨거운 한낮에 보트피는일 장난 아니다.
바람넣고 장비실고 “붕어 너희들 다 죽었쓰~~!!
농원 배터에서 바로 건너편으로 건너갔다. 물은 좀 빠진 상태였지만 물색은 탁하고 건너편이 일찍 그늘이 들고 듬성듬성 물속에 수초도 잠겨있고. 그보다 앞산이 물에 비치는 모습이 그야말로 그림이다.
항상 행해지는 습관처럼 낚시대 편성
주변낚시도구 정리 텐트밑 저녁식사 준비·~ 머 이런식으로 분위기는점점 익어간다.
그런데 생각처럼 낚시는 잘되지 않는다.
이쯤해서 친구녀석이 한마디 한다.
강으로 갔으면 잡을수 있었을 거야·~!
보~트 끌고 건너가 낼 아침 낚시대 걷고 올라 갈 때 여기 들려서 가!!
텐트며 식사등 모든 준비물을 여기에 퍼질러 놨으니. 말도 안돼는 말 한마디 하니...
케미꺾고 누치 새끼 몇 마리....
입질이 없다. 하지만 분위기 하나는 정말 끝내준다.
사람없지 달없지 바람없지 모기없지 덥지않치 시원하지 거기다 쓰레기 없지.....
한가지 붕어도 없는 것이 좀 아쉽긴 하지만....
그런데......
해질녁엔 몰랐는데.
케미꺾고 시간이 흐를수록 이상하게 뒤쪽에서 무엇이 있는 것 같은 느낌!
후레쉬를 비추어 봐도 아무 이상이 없는데. 가끔 이상한 기척이 느껴지니.
친구와 난 이야기는 안했지만 그 친구도 무엇을 느끼는 지 가끔 후레쉬를 뒤쪽을 비추어 보곤하다.
설마 무엇이 있겠냐 싶어 계속된 낚시지만 입질없는 긴시간이 연속되니 그보다 한낮에 땀 흘리며 보트피고 열나게 건너온 것이 힘들었던 모양이다.
시원함에 눈꺼플은 내려않고 .....
그때 뒤에서 작은돌이 몇 개 굴러 내려온다.
가끔 투둑~! 투둑! 하며 돌위를 두드리는 소리도 들리고.
조금은 무서웟지만 용감한척 담배한대 피워물고. 일부러 헛기침을 가끔 해 댔다.
그러면 조금 조용해 지는거 같고..
설마 큰 짐승은 아니겠지 친구녀석도 마찬가지로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모양이다.
어언 밤 세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쏟아지는 졸음 더 참기는 힘들었다.
정작 낚시할 시간인데.....인데... 하면서도
드디어 참지 못하고 친구와 난 잠깐만 이라는 의사를 전달하고 텐트 안으로 들어갔다.
편한 자리는 아니지만 그런대로 버티면 미끌어 내려가지는 않는 형세로 누웠다.
친구녀석도 피곤했던지
채 5분도 안돼어 잘게 코를 곤다.
막 잠이 드려는 순간!!
투둑~! 툭~!
분명 위쪽에서 우리텐트 쪽으로 무엇이 걸어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갑자기 머리가 쏴·~아!! 선다.
호흡은 멈추고 졸렸던 눈이 소리나는 방향으로 ~~
이때부터 알지못할 그 무엇과 대치하게 된것이다.
차라리 이때 기침이라도 했어야 했는데..
후회도 되었지만 너무 가까이 와 있기에 잘못하면 공격을 당할까봐 차라리 죽은척 ?
아무 생각도 안든다. 그저 무서움에 온몸이 쪼그라 들고 내려놓은손이 머리맡에 있는 렌턴을 집을수가 없다.
발밑으로 야전삽도 비치되어 있지만 누워있는 자세에서 소리없이 잡을 자신이 없다.
후·~욱~!
텐트 얇은천 하나 사이로 그놈은 우리 냄새를 맡고 있었고.
놈과 50cm 채 안떨어진 나의 머리 내귀엔 내 심장 소리에 내가 놀랄정도로 “꿍꽝” 거리고 숨이 가쁜데 쉬원하게 호흡할수도 없고 . 본능적으로 온몸이 본능대로 움직일 뿐이다.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밖에서의 동작을 경계하느냐 무서움에 쩔어있으면서도.
손하나 까딱하지 못한다.
짐승의 숨소리는
발치를 지나 텐트 입구쪽으로 돌아 가는 듯 하다.
그 역시 경계를 하는지 평상시 동물들의 움직임이 아니다.
서있다 조금 움직이고 가끔 호흡소리가 들리다 움직이고.......
어느순간
아무리 신경을 써도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는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 죽음처럼 조용한 시간이 몇분은 계속 되었을 것이다.
머리맡에 있던 후레쉬를 가많이 들었다.
기침과 동시에 후레쉬를 텐트 천장으로 비추며 몸을 세웠다.
이런 젠장!!
친구넘도 두눈을 동그랗게 뜨고 날 올려다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온몸은 땀에 축축ㅎ 젖어있었고
친구녀석도 잠결에 이상한 것을 느끼고잠이깼다는 것이다.
갑자기 몰려드는 무서움에 손하나 까닥 못하고 그친구 역시 경계를 한 모양이다.
둘이 멀리 떨어져 있는것도 아니고. 그저 한 여름이니 더워서 몸이 서로 닿지않을 거리인데. 서로 신호도 못 하고 벌벌 떨고 있었던 것이다.
훤히 날이새고 다른날보다 조금늦게 낚시는 다시 시작 되었다.
간밤의 일로 머리가 찌긋찌긋 아팠지만. 일단 살았으니 낚시는 해야지·~!!
그러나 과연 그것이 무었일까?
굼금은 했지만 새벽낚시에 씨알좋은 몇 마리의 붕어를 상면하니 어재밤 일은 그저 아무일 없었다는듯...
아침 입질에 정신 없이 낚시에 열쭝하고 있는데.
텐트 쪽에서 타닥하고 이상한 소리가?
깜짝놀라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리는 순간!
시커먼 그 무엇이 텐트 뒤쪽에서 히프만 보이는게 아닌가?
머야??
재가 우리밥 다 먹는다·!
친구넘도 보았는지 둘은 동시에 몸을 이르켰다.
후다다닥~! 발소리가 요란하게 도망가는 염소 한 마리.....
돌무더기의 연속으로 이어진 괴산댐의 한 모퉁이 염소 발소리가 메아리를 쳐댄다.
보이지도 않는데 다다다닥!! 메아리가 쳐댄다.
바로 웃음소리가 뒤 따른다.
얼굴 마주보고 너무 어이없어 허기지게 웃어댔다.
염소 도망가는 발소리
우리둘의 웃음소리
다다다닥 !!
아~~하하하 !!
허탈한 웃음소리 메아리로 돌아온다......
이 이야기는 이십여년 전 90년도 초에 괴산댐에 한참 드나들던 시절 실지 겪었던 일입니다.
지금은 건너편쪽(농원) 위쪽으로 길이 나 있더군요. 그 당시엔 농원에서 배를 태워 주던지 아니면 보트를 이용해서 도강하며 낚시를 했었는데....
이상한건 농원도 한참위에 있었고. 마을도 한참 아래에 있는데. 야생인지 여하간 염소 한 마리 때문에 풍지박산 났던 하루밤 이야기지요.
예전에 어딘가에 한번 올렸던 글인데 컴터 하드 정리하다보니 용케도 살아 있는것이 있어 창피를 무릎쓰고`~ ㅠㅠ
용기백배해서 올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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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출조였다면 아마~ㅎ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안출하세요~^^
차에서 자고 아침에 보니 산소가 옆에 있었다는 ^^조과는 없었구 향어 한마리 기억납니다
염소탕이 아쉽네요 ㅎㅎ
염소에 빵터짐
멧돼지 정도는 나올줄알았드만 ㅋ
사람이젤로 겁난디
잘읽었슴미더
식껍하셨겠어예 ^^
한참 쫄았것네요 ㅎㅎㅎ
글까지 잘쓰시구.. 도대체 못하시는게 머죠?
재미있게 잘 보구 추천한방 때리고 갑니다. ^^;
멋진글 잘읽고 갑니다~~~~^^
연 수십만명이 들르는 명소가 되었네요
잘 보고 갑니다.
자주 올려주세요. .. 감사합니다
멧돼지인줄 알았더니 염소 ㅋ ㅋ
안계 신당지서 멧돼지 때문에 밤새 탠트속에 갇혀 있던 기억이 납니다
낚시꾼들이 버린 쓰레기 더미를 밤새 뒤지던 녀석들
알았으면 갸는 그날로 끝이 었겠지요.
올려놓고 중간중간 댓글주신분들께 인사라도 해야지 해야지 하면서도 미루다 보니 참으로 송구 합니다.
일일히 답글을 애햐함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인사 드리는점 여러님들의 넓은 가슴으로 품어 주십시요`~
지난달 낚시는 안했지만 내맘대로 님 말씀처럼 초입 건너편 산막이길이라고 산책로를 만들어 놨더군요`
예전의 추억을 되 새기며 한바퀴 돌아봤습니다.
댐위에 피낭골도 예전에는 배를 띄워 줄을 잡아당기면 건너던 것이 아예 없어지고 중간에 섬같은 것을 만들어
놨더군요`~
부족한 글에 댓글주신 많은님들께 다시한번 머리숙여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염소니깐 웃었지만요
확실하지는 않지만 아마도 염소가 아니었나 했지요!
항상 잼난 조행 잘보고 있습니다.
순간은 공포의 시간이었겠네요
아침에 일어나서 염소로 밝혀져서 다행이구요 즐겁게 글읽었습니다
간드렛님 !
아주 옛날 이야기 지만 지금도 그 시절 그때가 많이 그립습니다.
댓글 고맙습니다.
즐거운시간이였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