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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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필 나냐 ? ᆞ 8

IP : 32b769756bc04ed 날짜 : 조회 : 7466 본문+댓글추천 : 3


왜 하필 나냐  ᆞ 8 (커뮤니티 - 추억의조행기)
이윽고 잉어군단이 무너미 끝의 피터 앞에 집결했다. 수면에 파장이 일고 물보라가 튀고 있었다. 턱을 괴고 웅크린 채 그것을 보고 있는 피터. 흑백이 선명한 눈동자가 내게 물었다. ㅡ 형. 이해할 수가 없어요. 저거, 도대체 뭐야? 현장에서 돌아와 도면을 그리고 있던 내게 정필이 찾아왔었다. 흑백이 선명한 눈동자가 내게 물었다. ㅡ 일 좀 할 수 있을까요? 인테리어를 디자인으로만 보는 젊은 친구들이 많이 찾아왔다. 그들은 몇 시간 혹은 사흘 만에 행방이 묘현해졌다. 이놈도 그런 부류인가, 나는 슬그머니 짜증이 났다. ㅡ 이 일을 해보셨습니까? ㅡ 전혀요. 뭔지도 잘 몰라요. 하얀 이가 수줍은 듯 말했다. ㅡ 그런데, 어떻게, 어쩌시려고 여길 왔죠? ㅡ 회사 이름, '달리만듦'에 혹해서 그냥 갈 수가 없었어요. ㅡ 그래, 어쩌실 건데요? ㅡ 일을 시켜주신다면 한 번 열심히 해보고 싶습니다. ㅡ 현장 쓰레기 치우는 일부터, 보수도 박할 텐데요? ㅡ 더럽고 힘든 거 상관없어요. 주실만큼만 주세요. 언젠가 내가 했던 말을 정필이 하고 있었다. 나는 정필을 채용했고, 사흘 후 정필을 디자인 학원에 데리고 갔다. 정필은 낮에는 현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학원에서 도면을 그렸다. 정필은 내게 사무실에서 숙식을 해결해도 되냐고 물었다. 나는 정필의 정체를 물었다. 졸지의 사고로 부모님을 잃었다고 했다. 외동아들인 정필은 졸지에 고아가 되었다고 했다. 유산인 목장을 관리인에게 맡기고 하루하루 놀았다고 했다. 패러글라이딩ᆞ스킨스쿠버ᆞ암벽등반ᆞ오토바이에 심취했다고 했다. ㅡ 그런데 왜 여기에 왔니? ㅡ 지겨워서요. 뭔가에 집중하고 싶어서요. ㅡ 유산으로 받은 목장은 집중이 안 되니? ㅡ 나중에, 먼 훗날에 돌아갈라고요. ㅡ 그 고급 취미들에 집중하면 안 되니? ㅡ 절실하지 않으니 싫증이 났어요. ㅡ 배때지가 처불러서... 도면이나 그려 새.꺄! 3년을 동고하고 동락했다. 정필은 속성으로 실장이 되었다. 지나온 나를 보는 듯했다. 부도가 나고, 모든 것을 잃은 후 나는 비겁해졌다. 아내도 딸도 정필도 내게 위로가 되지 못했다. 나는 오직 허망함을 핑계로 책임을 회피했다. 내가 먹는 밥이 정필이 사온 쌀이라는 사실을 몰랐다. 내 바지 주머니에 용돈 몇만 원을 정필이 몰래 넣어놓았다는 사실도 몰랐다. 사람들을 보냈고 사람들이 떠나갔지만, 정필은 남았다. 그만 가라, 는 내 말에 정필은 웃기만 했다. 정필을 건축사무소에 소개했다. 나는 정필에게 물가에 데려다 달라고 부탁했다. 정필이 유산으로 받은 목장 근처 소류지로 나를 데려다줬다. ㅡ 나 없는 동안에 물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약속해요. 무너미에 올라 피터에게 가며 정필에게 물었다. ㅡ 너, 차에 스쿠버 장비 실려있냐? ㅡ 형도 그 생각 했어요? ㅡ 확신할 수 없지만, 뭔가 있지 않을까? ㅡ 좀 있다 대답할게요. ㅡ 나는 그저 저 개의 미련을 끊고 싶을 뿐이고... 피터의 뒤에 서서 정필과 나는 잉어들의 뒤척임과 물보라를 바라보았다. ㅡ 형, 차에 다녀올게요. 정필의 말에 피터의 귀가 쫑긋 일어섰다. ㅡ 내키지 않으면 말고. ㅡ 내가 내켜서 그래요. 정필이 돌아서서 무너미를 걸어갔다. 수면의 물보라가 서서히 잦아들고 있었다. # 계속...

2등! IP : 94332b6d709cb65
단절된 삶이 보여서 마음 한켠이 .....

하지만 뭍에서 물에서 늘 희망을 찾고 있는것은 욕망일까? 아니면 꿈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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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등! IP : 284406184cc6c43
아~~~~4편에서 한계점이....^^;

조금전부터 1편부터
되새김질해봤씸더.

흑~~~~~

4편이 애려버예.....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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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55893364c2102fa
너무 오랜 이야기지만, 하나씩 찾아보는 중인데요.
너무나 재미있어서 그만 심취를...
8편 이후에 글이 없는데, 너무나 궁금합니다.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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