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이 돌보다
맨날 머시마 서이만 낚시를 댕기다가
이번에는 모처럼 선배형수님이랑, 마눌이랑 해서 동출하기로
벌써 얼마전부터 단단히 약속하고 준비했던 터였다.
출조 하루 전 금요일 오후,
갑자기 부친으로부터의 전화 한 통.
"내일 큰 집 제사 있다. 니도 참석해라"
켁~~~~
사연인 즉슨, 5대조 기일인데
평소 이 제사는 대학졸업후 10년간 부산, 울산 등지에서 객지 생활하느라
의례히 참석 않는 것으로 여겨왔었는데
이번엔, 기제사를 그만 모신다는(그걸 모라카더라? 들었는데….쩝… ㅡ,.ㅡ)
의미있는 날인만큼 꼭 참석하라시는 아버지의 지엄하신 명!
헐~~~
우짜지? 벌써 약속은 한 달 전부터 철석같이 해온거인데…
그것도 내가 주창해서리 진행하는 거인데…
우짜지? 우짜면 좋지? 미티~~~ ㅠ.ㅠ
고심,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은…
일단 출조를 감행하고 저녁시간에 일행들 몰래 빠져나와
제사를 모시고 다시 합류하기로 마음먹고 고고싱! ^^;;;
출조지는 경주 남사지!
청소비로 5천원을 받는 (노지형 관리터라고 보면 될라나?) 그 곳은
자원이 많은 것은 틀림없는데
일전 한 번 들렀다가 악천후로 중도 철수 한 적이 있던 곳으로
복수 겸 해서, 여자들이 있는 관계로 자리 편한 점 땜시 낙점.
일행 다섯명(조우 한명은 아직 짝지가 엄땅. 나이는 지긋(?)한데…ㅡ.ㅡ)은
각기 맘에 드는 곳으로 자리를 잡았고, 그 배치를 보니
저수지 수위가 많이 내려가 있어서
애초 생각했던 상류는 포기하고 중,하류에 포진했는데
중류에 선배님 내외분, 하류쪽으로 5~60미터 떨어져 우리 부부
더 하류쪽으로 20여미터 떨어져 후배가 혼자, 외로이^^ 자리했다
저수지에는 우리 일행들 외에도 울산 어느 조우회에서 온 듯한 일행들과
가족단위의 조사들과 여러 조사들이 운집(?)해 있어서
조용한 道의 낚시보다는 즐기는 레저 낚시 분위기여서
우리 일행도 나름 편안하게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이윽고, 준비해간 저녁을 둘러 앉아 즐기고는
어둠이 내려앉으며 각자 쪼우러 제자리로 찾아갔는데
케미를 밝히고 긴장 모드로 들어가야할 최적의 시간에서
나는 몰래 저수지를 빠져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제사 땜시… ㅡ.ㅜ
경주에서 대구까지 그야말로 쏜살같이 내달려서는
집에 들러 옷을 갈아입고, 본가에 들러 아버지를 모시고 큰 집 행.
제사를 지내고 아버지를 본가에 모셔 드리고
다시 집에 들러 옷을 갈아 입고 경주로 후다닥.. 헥~ 헥~
경주로 돌아 오는 길에, 얄궃게도 하늘에선 비까지 추적추적…
에고 에고, 파라솔은 펴놓고 왔지만 마눌 혼자서 (물론 주위에 일행은 있지만 어쨌든..^^)
외롭게 무서움과 추위에 떨며 있으리란 생각에
휴대폰으로 레이싱 중계를 하며 내달렸다
저수지에 도착하니 그제서야 일행들은 제사 다녀온 줄을 알고
뒤늦게 걱정들을 해준다^^
반가운 재회(?)를 뒤로하고 내 자리로 마눌과 돌아오니
이제서야 맘 편한 둘 만의 오붓한 낚시가 시작된다.
분위기는 좋았다.
비도 그치고 하늘에는 초롱초롱 별이 빛나고
바람은 잔잔하여 물결은 거울같고
기타등등, 기타등등…
근데………
아무리 레저낚시지만 찌 움직임도 없는 것은 너무하잖아. 쩝…
그렇게 새벽은 왔고
나야 매번 조행때마다 늘상 겪는 일이기에 그렇다치더라도
마눌 앞에서 영 위신도 안서고 나름 멋진 모습도 보여주고 싶은데….
저 멀리 저수지 깊은 곳에서 라이징하던 넘이
약 올리려고하는지 우리 앞, 채 십여미터도 되지 않는 곳에서
물소리를 내며 사람 놀래키고 있다.
"마눌! 저런 넘이 말이다. 찌를 하늘 끝까지 쑤~우왁 올리고
그걸 냅다 채서는 으다다다 좌로 휘뜩, 우로 씽씽…
피아노 소리를 니한테 함 들리조야 되는데 말이다. 캬~"
희망과 계면쩍은 변명을 담아 옆에 있는 마눌에게 말 걸던…
바리 그 때!!!!!
(ㅎㅎㅎㅎ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는 요즘 최신 인기의 그 대목임다^^)
거짓말같이,
4대 펴 놓은 맨 좌측의 나의 호프! 은성 수파 29대의 찌가
그야말로 그림처럼, 금방 마눌에게 얘기하면서
손으로 찌올림을 흉내내던 그 모습 그대로
점잖은 속도을 유지한 채 하늘 끝까지 밀어 올려지고 있었다.
놀란 토끼 눈의 마눌을 곁눈질로 확인하면서
하늘 높은줄 모르고 오르던 찌가 정점을 찍었다고 느낀 순간
으랏챠챠 쌰뺘야~ (ㅎㅎㅎ 표절의 냄새가 너무 찐하다는..^^;;;)
좌우로 끌려가고 피아노 소리를 내는 낚싯대는
불과 몇초전 마눌에게 희망과 변명을 담아 했던 말과
똑같은 상황을 연출하고 있었으니…. 이런 황홀할데가…
멀리 떨어져 있던 일행들이 머라고 소리지르며(나름 훈수였음^^)
뛰어오고 있었고 그로인해
동트는 시간, 조금의 부산함과 나름의 적막함이 어울리지 않게
혼재되어 있던 저수지에는 아연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었다.
어느새 내 주위에는 여러명이 빙 둘러서서는
조언과 격려가 난무하고 누구는 벌써 뜰채를 들고서는
제일같이 흥분해서 나보다 더 난리다.
50분같은 5분여(10분쯤은 될려나?)가 흐르고
나는 어느새 객이 되어있었고 뜰채를 들고서
뜰채가 작아서 되니 안되니 하던 분들이
문제의 그 넘을 끌어 내서는 줄자를 찾고 난리가 아니다
60센티의 잉어!
우리 일행중 선배님은 그 잉어, 눈은 제대로 달렸는지?
봉사잉어라서 니한테 걸린거라며 농반 진반 축하(?)를 해주신다.^^;;
그리곤 오늘의 주제를 말씀하신다.
"니가 어젯밤에 제사를 지내고 오디, 조상이 돌봤는갑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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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빈작 일색의 레저낚시 분위기에서의 한 수로 그 저수지의 스타아닌 스타가
되었던 일화입니다.
정말 희한하게도 마눌과 나눈 대화가 끝나자마자
말 그대로의 상황이 벌어져서 마눌과 무척이나 신기해했던 기억이 납니다.
뱀발) 잡은 잉어를 주위의 도움으로 넥타이를 해놓고 담배 한 대 피우며
어느정도 진정이 될 즈음 웬분이 오셔서는 고기 구경 좀 하겠습니다 길래
그러세요 했더니 넥타이 줄을 댕겨서 고기를 확인하고는 하는 말.
"진짜 봉사 잉언갑네."
허걱~~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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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째 올리다보니
갱주부채살조사님의 명작 사이에 끼어들었뿟네요
이걸 우짜지요? 지우고 주니편 완결 후에 새로 올리야 되나???? ㅡ,.ㅡ;;;;
말이 씨가된다는말이 그냥 나온말이 아니였음을...
우리횐님들 조상님들 잘 모시기 바랍니다 그래야지 좋은결과를 볼수가 있으니까요
넘 크서, 당연 잉어라 판단했죠... 그날 참 대단했습니다. 담에도 한번도 놀라게 해주삼~
"이 인간 딴 짓(?)하러 다니는건 아니고 낚시 가긴 가는 모양이네..." 라고 인정,
따라서 가정의 화목을 잘 이어나가라고 조상님께서 그 저수지 용왕님께
기별하신 것 같습니다.
재미있게 잘 보고 갑니더.^^
부채살님, 저는 낮에는 구미서 회유하고 밤에는 대구서 은신하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제비천하님, 그 위신 1년 지난 지금도 유효히 써 먹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울산님, 올해는 그른것 같긴 한데 여하튼 꼭 한 번 더 놀래켜 드리겠습니다.^^ 고마버유
까망붕어님, 저같은 허접조사한테 온 거 보니 봉사붕어거나 자원봉사붕어거나 ㅋㅋ 고맙습니다.
조어삼매님, 용왕님이 보우하사 우리집 만세^^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