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여년쯤 흐른 얘긴데
생각만해도 웃음이 나와서 또 적어 봅니다.
충주호에 매료되어 있던 어느 초여름 금욜날
격주 근무로 이틀 쉬는 틈을 타서
아른 거리는 충주호를 가야겠다는 일념만 가지고
유일하게 자가용을 소유하셨고 콩알낚시의 대가이신
선배님께 음료수 공세를 퍼붓고
어울리지도 않는 아부를 떨며 "낚시 함 가죠" 를 연발 하다가
안간다고 때를 쓰는 사람을 "기름값 낼께요"라고 했더니
"함갈깡?" 하는 긍정적 답변을 받고 오케바리를 외치며
일보작성 같은건 내팽겨친체로 근무가 끝나자 마자
자꾸 눈에 아른거리는 충주호 제비골 이란곳으로 달렸음돠.
당시에 사내에서 주말이면 눈,비,바람 안가리고
떠나는 사람들로 두사람다 내놨거든요.
경기도 광주. 이천, 여주 ,장호원을 지나
감곡 세일 낚시점에 들러 준비물을 구입 하고나니 어둠이 내리고...
암튼 2주째 꿈에 그리던 청풍권에 도착하였는데
칠흑 같이 어두운 곳에서
골짜기 찾기란 무척 어렵더구만요
조금씩 진행하다 랜턴으로 비춰서 보고 ... 반복하는걸 약30분 하고나니
온몸엔 땀도나고 팔은 풀에 스쳐 따갑고
"이근처 맞지?" 분명히 제비골 이란 푯말이 있었는디
"너무 많이 완능가?"
"흐미 여기가 아닝게벼" 나폴레옹이 그랬대나 뭐래나
"후진 해서 찾아볼까?"
"여긴 아까 왔던데 아녀"
"귀신에 홀렸나" 이젠 식은땀 마져 난다
그런데 그순간 저기 아랫쪽에서 불빛이 보이는거다.
사람들 소리도 좀 나는것 같고...
"내려가보자" 암데서나 하자고 합의 한후
농로길 같은 풀에 쌓인길을 포니완이 잘도 굴러 간다,
이윽고 사람들을 가까이서 접하고 나서야 안심한뒤
"저겨! 여기도 충주호죠?
"낚시좀 되나여?"
요즘 유행어로 "일구야 형인데 꼽싸리좀 끼면 않되겠니?"
"라이트나 꺼욧!! 영화찍어욧?" (꼬춧가루넹) 아! 불빛 꺼야죠 ㅈ ㅅ 깨갱~~
우린 지칠데로 지쳐서 멀치감치 민폐가 안되는 곳에다 조용히 자릴 잡았슴돠.
약간 급경사가 문제지만 그래도 이제와서 어쩌랴?
대를 펴고 몇차례 투척을 해보더니 입질도 없고 수심은 깊고...닝기리
낮에 근무하고 야간 운전에 시달려서 인지
선배분은 이미 호수에다 절을 한다. 꾸벅 꾸벅
고향에 대한 묵념인가? 조상에 대한 예의인가?
그래도 아침엔 되겠지 하는생각으로 떡밥질만 계속 하다보니
어느새 날은 밝아오는데 이분은 쿨쿨 좁은 의자에서 잘도 주무십니다.
"일어나시죠 이젠! 입질 오기 시작 해욧"
부시시 일어난 모습이 너무 안스럽긴 한데
잠을깨워 옮겨볼 생각과 장난끼가 발동 해서리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마치 입질 오는걸 본것처럼
"어라!!~~~~~~~ @,@ 하면서
찌쪽을 보며 두눈 크게 뜨고 주시 했더니만
이분이 글쎄 반사적으로 낚싯대를 당긴다는게 그만
돌로 쌓아놓은 앞받침대를 힘껏 당기다
그 힘으로 인해 태아와 같은 자세로 또로롱 굴러
물에 첨벙 빠져 버렸슴돠.
첨벙 첨벙~~~~ 아니지 철푸덕~~~~일렁이는 물결 아니 파도
아뿔사!! 이생각 저생각 순간적으로 머리 지진 난다, 이게 아닌데...
경사진곳에서 튼튼하게 돌탑으로 눌러둔 앞받침대를
힘껏 당겼으니 거기다 이제 막 잠에서 깬 양반이 정신 있었으랴!!
나의 헐리우드 엑션에 상상의 찌올림을 보셨나 봅니다.
받침대를 이용해서 건져준후,,,
"오메 환장 하겄네" 도망가자 !!
멀리서 보니까 물에서 나온 모습이 진흙 투성이에 마치 패잔병 같기도하고
추워서 덜덜 떠는모습은 왕년에 우리동내 동냥아치랑 흡사 하다.
이웃해 있던 사람들은 절하는 모습으로 웃다가 박수까지 친다.
말로는 "어쩐데요? 하믄서.. "대물 이네여" 농담까지....
구경 거리 크게 났다. 글찮아도 입질 못봐 따분한 사람들 한테...
난 이제 죽었다 차도 안태워 준단다 버스타고 집에 가랜다.
그전 겨울에 신병훈련소 예당지에가서 얼음물에
빠트린 일까지 꺼내서 공격 한다, 두번짼 용서가 안된다고 ..에혀 참나!!
혼자 낚싯대 정리 다해주고 짐챙기는 걸로 겨우 수습 했지만...
궁시렁 궁시렁
"너랑 다니면 낚신지 등산인지 유격훈련인지? 도대체 구분이 안가!""
" 내명 대로도 뭇살것 같어""
다신 나하고는 절대 안 다닌다고 했었죠,,
암튼 얼마 되지 않은것 같은 그시절엔
낚시가방 메고 터미널에서 버스 기둘리는 사람들 꽤 있었슴돠.
충주호를 잊지못하고 모란터미널을 시점으로 감곡--신청풍행 갈아타고
그 먼곳까지 보따리 서너개씩 들고 버스타고 다니던
시절이 문득 문득 떠오릅니다. 어떻게 댕겼는지,,,
죄송했음돠. 하그닥 선배님
그땐 환상의콤비? 였는데..
요즘도 자주 다니시죠? 건강 하세요,
올만에 낚시 함 같이 갈까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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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가신 분들이 힐끔 보고 가더니만 자리에 가서 많이 웃었겠네요...^^
빠진 분에 처참한(?) 심정을 이해하며 재미있게 잘 보았습니다.
물에 빠지기는 부지기수이지요... 대를 차고 나가는 녀석을 잡을려다 빠지기도 했네요...
하시는일 잘되시구.. 잼있는 에피소드 많이 들려주세요...
참 재미있는글 올려 주셨네요?
지금에서야 웃을수있는 일이겠지만,당시엔 참 당황 하셨겠습니다.
모처럼 실컷 웃고 갑니다ㅎㅎㅎ
건승 하시길...
털보 올림*^^*
저걸 우째....ㅎㅎ
재미있는 추억의 조행기 잘 보았습니다
누구나 한번쯤 물에 빠져 보셨으리라 생각 됩니다
담에도 재미있는 추억담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유머스런 표현에 입이 다물어지질않네요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물에빠진 하그닥선배님! 강건하시죠....
추억의 조행기 잘보고갑니다....^^
"부들과갈대님"
엄청시러번 조행기 감사합니다,,,,,,,,,,,,,
웃다가 고피 쏟을뻔햇시유,,,,,,,,,,,,,,,,,,,
친구놈캉 텐트에 베낭메고 기차타고 버스타고 청도로 낚시갔던
추억이 소록소록 납니다그려,,,,,,,,,,,
참 알싸한 추억이지요,,,,,,,,,,,,,,,,,,,건강하이소,,,,,,,,,돌돌이
재미난 추억의 글을읽고 저도 떠오르는게 많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
즐거운 성탄절 맞으세요.^^
촌스런 반주에 가사도 없지만
넌 아이처럼 기뻐했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