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도인가 1988년도인가 그렇습니다 확실치는 않습니다
그 당시 저는 대학생이었고요
어려서부터 낚시에 관심은 많았지만 실제 많이 해보지 않은 저는 충주호가 내수면의 왕자로 등극하던 그 당시에 충주호를 자주 찾았습니다
동기들과 함께 2-3명씩 내사리권, 월악권, 단양권 등에 자주 갔습니다
낚시 친구가 많았던게 제겐 행운이랄까요?
5월 내사리권 산란철에 지금의 윤낚시터 자리에서 있던 일입니다
윤낚시터에서 끝까지 걸어내려가면 나오는 지금의 배터(좌대로 손님 실어나르는) 자리에서 친구들과 밤낚시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용성 글라스로드 3.0칸, 로얄 글라스로드 3.5칸 2대로 떡밥 낚시를 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충주 시내에 있는 공익낚시(지금은 없을겁니다)에서 구입한 오동찌(튜브 탑)와 공익 떡밥(신장 떡밥과 거의 같음), 초보지만 직접 채비해서 묶은 세바늘 채비로 수심 약 2.5미터 권에서 계속 7-8치급으로 지칠 정도로 손맛을 보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잠깐 딴 얘기=====
당시 공익 낚시 사장님말고 그 아버님(백발이 성성하신)께서 연세대 국문과를 나오셨다고 들었는데 대학생인 저희가 찌를 살 때 "얇은 찌로 주세요" 그러면 '대학생들이 국어도 모르냐? 종이가 얇은 것이 얇은 것이고 대롱 형태는 가늘다고 하는거다"라며 일장 교육을 하시곤 했습니다.
암튼 교육자 풍의 백발이 성성하신 분께서 충주호에 앉아서 낚시하시는 모습을 직접 뵙지는 못했지만 신선같은 모습이 아니었을까 상상하곤 했습니다. 물론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말입니다.
그럴 분이 아니신거 같아 나름 존경하는 마음으로 대하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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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내사리 얘기로 돌아옵니다
그 날 낚시는 전형적인 봄날로 포근하고 물안개가 막 떠오르는 그런 날씨였습니다
카바이트 칸델라에서 막 케미라이트로 바꿔서 쓰기 시작한 시기입니다
한창 재밌게 밤낚시하고 있는데 갑자기 어디선가(제 왼편) 술취한 꾼 한 명이 건너편 동료들에게 소리를 지릅니다
"어이 창성이!! 나 지금 집에 갈건데 여기서 동두천에 어떻게 가?"
아마도 술에 취해서 집에는 가고 싶은데 동출한 동료들은 갈 생각이 없는거 같았습니다
당연하죠 누가 밤낚시하다가 잘되는데 집에 가겠습니까? ㅎㅎ
여지껏 조용한 낚시를 하던 제 일행에겐 좀 거슬리는 존재가 나타난거죠
옆에 있던 그 사람 동료가 뭔가 제지를 하는 기색은 있었는데 그 때부터 그 사람이 저희 포인트 근처로 비틀비틀 대면서 술주정을 하면서 옵니다
그러더니 첨벙 소리가 납니다
돌아보니 그 사람이 물에 빠진거죠
다행히도 내사리 포인트는 충주호 포인트 중에서도 완만한 편에 속해서 금방 다시 걸어나왔습니다
그러고선 정신이 드는지 또 "어이 창성이~~ 동두천 가려면 어떻게 해야해?"하고 큰 소리로 떠듭니다
술취한 사람에게 뭐라 해봤자 들을리도 없고 나이 어린 대학생이었기에 그냥 참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게 다가오더니 "어이 학생, 여기서 동두천 가려면 어떻게 해야해?"하고 묻습니다
저는 속으로 진상낚시꾼을 욕하고 있었기에 조금 볼멘 목소리로 " 충주 터미널 가셔서 동두천 가는 버스 타시면 되겠죠. 근데 아마 지금 시내버스도 끊겼을테고 충주가도 시외버스가 있을지는 모르겠네요"라고 간결하게 대답했죠
그런데 약간 볼멘 제 목소리가 그 사람에게도 전달되었는지 " 근데 젊은 친구가 왜 이리도 딱딱해?"하고 시비를 걸지만 저는 그냥 "조용히 낚시하게 좀 가시죠"하고 답했습니다.
그 이후 그 사람은 제 오른 쪽으로 더 가서 건너편 골짜기(창성이라는 사람이 있는)로 돌아가려 시도합니다
그런데 잠시후 또 첨벙 소리가 납니다
또 빠진거죠
또 걸어나와서 투덜대니 제 왼쪽에 있는 동료들이 와서 어디론가 데리고 갔고 그 이후는 조용해졌는데 그 사람이 그 시간에 동두천에 갔는지 안갔는지는 사실 관심없어서 모릅니다
그 소동 속에서도 착한 내사리 붕어들은 연신 제게 입질을 전해줬습니다.
그 당시 총알이라는 낚시용품이 있었는지 없었는지는 헝그리 대학생으로서는 모를 일이지만 낚시하다가 졸립지만 노지 포인트에 갖고간 텐트도 없고 그냥 불편한 간이 낚시의자(그 당시 제일 싸구려)에 앉아서 졸던 저는 낚시대 분실을 막기 위해 합사줄로 손가락 거는 고리를 만들고 낚시대에 맨 다음 손가락을 고리에 걸고서 졸고 있었습니다.
그러면 잠시 후에 손가락이 앞으로 끌려가는 느낌이 나는데 그 때 챔질하면 어김없이 중치급 붕어가 인사를 하러 나왔고 밤새도록 손가락 끌려가는 느낌을 만끽하며 밤낚시를 마감하고 물안개 자욱한 아침에 살림망을 보니 그리 큰 살림망은 아니었지만 때글때글한 붕어가 가득찼습니다.
가끔은 부모님께 붕어를 갖다드리던 당시지만 그 날은 모두 방생했고 비린내 가득한 살림망을 잘 씻어서 버스타고 철수한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지금같으면 총알 덜컥 걸리는 소리 듣고 챔질하면 되지만 그 당시에는 가난한 학생인 제게는 합사줄이 전부였고 그 이후로도 계속 합사줄을 사용했지만 그 때만큼 많은 자동빵은 경험한 적이 없기에 여기에 추억을 공유합니다.
시간이 지나 충주호 낚시가 쇠퇴하여 터가 센 곳으로 변한 이후 그만한 재미는 절대 재경험한 적이 없고 이후 내사리 다른 골짜기와 목벌 낚시터에서 월척 몇 마리 만난게 저와 충주호 인연의 전부입니다.
공이교에서 향어 새끼들을 부지기수로 건지던 기억도 있고 계란교 근처에서 준척으로 밤새 건진 적도 있고 서운리권에서 한쪽은 깊은 수심, 반대쪽은 얕은 수심인 곳에서 밤에는 얕은 수심에 찌가 쓰러질 정도로 올라오는 많은 준척들과 동트고나서 깊은 수심으로 바꿔서 던지니 계속 준척이 나오던 좋은 기억도 있지만 유독 내사리가 생각나는것은 바로 "창성이"라는 분 때문입니다.
세월 지난 지금 그 분은 아마도 백발이 성성하신 분이 되셨겠지요?
혹시 그 당시 충주호 내사리(지금의 윤낚시터 자리)에서 밤새 2-3번 정도 물에 첨벙 빠진 창성이라는 분 또는 그분을 아시는 분 계시면 그 때 동두천에 가셨는지 술에 취해 쓰러지셨는지 그 당시 새파란 대학생이 궁금해서 여쭤보니 답변 부탁드립니다 ^^
=======추가 추억========
당시 대학생이던 저와 일행은 낚시가면 의례히 헝그리하게 라면만 먹고는 했습니다
운이 좋아 친구 아버님께서 베스타 12인승을 갖고 오시면 그 날은 푸지게 먹기도하고 편하게 포인트 찾기도하고 잠도 차안에서 편하게 자기도 했습니다.
베스타는 당시 제겐 꿈의 차였습니다
아무튼 친구들과만 2박 일정으로 월악권 공이교를 찾았습니다
그 곳은 수심이 초릿대까지 찌를 올려야 겨우 바닥에 채비가 닿는 깊은 급경사 지대였고 물이 끝내주게 깨끗하여 수심 3-4미터 속이 훤히 들여다보여 낮낚시에는 피라미, 끄리 등만 나오곤 했고 물이 맑아서 식수를 따로 준비 않고 그 물로 라면을 끓여먹곤 했습니다
1박을 라면만 먹었는데 먹성이 좋아서 금방 라면이 다 떨어졌기에 한 사람이 시내에 가서 라면을 더 사오기로 했고 돈을 더 거뒀고 친구가 시내에 갔다 왔습니다.
라면만 먹던 우리에게 새로운 것이 등장했으니 바로 "짜파게티'였고 그것은 특식이었지만 밀가루만 먹던 일행은 곧 체력 고갈을 보였고 다음 날 친구 아버님께서 베스타에 온갖 것 실어오셔서 영양 부실에서 탈출하였다는 그런 얘기입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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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마지막으로 충주호를 찾은 것은 결혼하고 수년간 쉬던 낚시를 2009년도에서부터 다시 시작하게되었는데 예전 추억에 내사리 권을 찾았는데 허걱 좌대 낚시만 가능하다하여 비싼 돈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지불하고 윤낚시터 좌대에 홀로 올랐는데 그 날 조과는 누치 1, 블루길 3-4수가 전부였고 그 이후로는 탄금호에 몇 번 찾은거 말고는 충주호에 가지 않았는데 한번 더 꽝치더라도 가보고 싶네요 ^^
허접 추억 조행기 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개인 캠페인==========
낚시터에 쓰레기 버리면 멍멍이
자기 것만이라도 챙겨오면 양반
남의 것도 챙기면 천사
남의 것도 왕창 챙기면 킹왕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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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편하면 된다는 이기심을 버릴 때 우리 낚시인 모두가 행복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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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멍이는 아니라서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ㅎㅎ
양반이 돼려 노력중입니다
잘보고 갑니다^^
지금은 양반에 속하나 훗날 천사가 되고 먼 훗날에는 꼭 킹왕짱이 되겠습니다 ^^
경계인입니다
잘보고 갑니다
몸통 끝까지 올라오는 장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