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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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비늘 (9부)

IP : 49f31327aa39a20 날짜 : 조회 : 7441 본문+댓글추천 : 11

황금비늘 (9부) - 빗나간 운명 - 길호는 설탕과 소금을 데리고 근처의 실내 낚시터로 가서 낚시를 가르쳐 주는 한편, 밤에는 택견 도장에서 불무도를 전수해 주었다. 불무도의 기기묘묘한 동작들을 한 수 한 수 배워 나가며 설탕과 소금은 진정한 무술의 강자로 변모하고 있었다. 낙수는 박중기를 벗겨먹기 위해서 치밀하게 작전을 짜고 행동개/시로 들어갔다. 차 수리를 맡긴 카센타에서 박중기를 기다리며 낙수는 단 한번, 단 한번 에 박중기를 벗겨먹고 끝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왜냐면 박중기는 배우이자 연예인이고 그의 뒷 배경까지 무시할 수가 없으므로 길게 끌어야 좋을 것이 없다는 판단을 내린 후였다. 그때, 카센타로 박중기가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어이고, 사장님 나오셨네요" 낙수가 짐짓 과장스런 제스처로 박중기를 보며 말했다. "아, 예.....어떻게 보험처리는 됐는가요?" "아이고. 사장님 차가 벤츠라서 부속품 구하느라고 애먹었다는군요. 여하튼 보험처리는 됐고요. 어떻게......사장님께선 다치신 데는 없는지요?" "뭐,.....살짝 부딪친 거 갖고 다친것 까지야.....괜찮소이다" "아이고 다행입니다 저기 이것 좀......" 낙수가 안 주머니에서 봉투를 꺼내 박중기에게 내밀었다. "여튼 제 잘못이니 성의껏 넣았습니다. 받으십시오" "허....." 박중기는 마지못해 봉투를 받아서 주머니에 넣으며 생각났다는 듯 물었다 "저기, 그 날......수원에 가서 낚시 시합을 하신다 했는데...." "아, 네...하하" " 그 날 어떻게 되었소? 시합에 이겼나요?" "네 하하 열번 해서 일곱번은 이겼고 세 번을 졌습니다" "그래요? 거 참..... 재밌겠는데 말이오" "그야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재미는 죽여주지요. 가만.....그러고 보니 사장님도 혹시 낚시에 취미가 있는가요?" "어. 나도 한 낚시 하는 사람올시다 허허" "아아....그래요? 어쩐지 자꾸만 낚시 애기에 귀를 기울이시는 느낌이더라고요 하하" "허헛.....근데 낚시시합에 얼마나 걸고 하는지...." "어이고,,,,그런 건 그냥 현장에서 즉석에서 정하는 것이죠 뭐." "그래도 미니멈과 맥시멈이 있을 것 아니오?" "네네.. 최하 십만원에서 최고는 오백까진 해봤습니다만" 박중기의 눈이 번뜩였다. "그래요? 거 재밌겠네요, 나도 좀 햇으면 하는데....." 드디어 걸려들었다고 생각한 낙수는 무표정을 유지했다/ "선생님도 시합을 하시려고요?" "뭐.....그럽시다 나도 지금은 일을 쉬고 있는데 할 것이 낚시 뿐이라" "저야 뭐, 괜찮습니다만 친구들 반응이 어떨지는 좀...." "아, 좀 낍시다 이런 것도 인연 아니겠수? 그리고 난 신분이 확실한데... 그런데 내가 누군지 모르겟소?" "네? 선생님 말입니까? 선생님을 제가 어지 알겠.......가만있자. 어라? 혹시.....영화에도 나오셨던 분 아닙니까?" "허헛....나 배우 겸 탤런트 박중기 입니다 허헛...이거 울며 겨자먹긴데 말이오" '아이고오.....어쩐지 눈에 익었다 했더니 이거 빨리 알아보질 못해서 죄송 합니다. 제가 낚시만 다니는 터라 연에계 쪽은 잘 몰라서요 하하" "뭐,,,그럴 수도 있겠네요, 그럼 이제 나도 끼워주는 겁니다?" "아이고 알겟습니다 친구 놈들은 제가 설명하지요. 근데 시합을 하는 사람들은 다들 낚시엔 도가 튼 인간들인데......" 박중기가 손을 내저으며 비릿한 웃음을 흘렸다. "그건 걱정 마시오. 나도 낚시라면 다닐만큼 다닌 인간올시다" "아아.....그래요. 그러면 이틀 후에 수원에서 시합을 하는 데 선생님도 오시렵니까?" "가겠소. 전화 주세요" "알겟습니다. 그럼 이틀 후에 만나서 같이 가기로 하죠" "그럽시다" 낙수가 돌아가자 박중기는 바지 춤에 찔러 넣은 봉투룰 꺼냈다. 100만원 짜리 수표가 다섯 장, 오백만원 들어 있었다. '스페셜리스트 손낙수? 뭐 하는 넘이길래....' 암튼 잘 걸렸다고 생각한 박중기는 벤츠를 몰고 서초동에 있는 하늘낚시로 향했다. 노지용 떡밥을 만드는 데 일가견이 있는 엄복철 사장을 만나러 가기 위해서다 아카시아 향기가 더욱 짙어져 가는 계절이었다. 낚시 방송을 보면서 채비에 대해서 배우고 있는 설탕과 소금은 낚시 채비란 것이 의외로 복잡하고 손이 많이 가는 것에 놀라고 있었다. 설탕이 땀을 흘리면서 궁금한 표정을 지었다. "길호 형. 낚시라는 게 너무 복잡한데요" "처음은 그럴 것이다. 하지만 기본만 갖추면 얼마든지 낚시가 가능한 것이 낚시 채비 라는 것이지" "방송에서 얼핏 들어보니 낚시는 과학이라고 하던데요?" "요즘 사람들이야 그렇게 생각하지만 낚시를 과학이라고 생각하면 물고기는 많이 낚아도 인정은 낚지 못한다" "인정이요?" "그래. 낚시인과의 따뜻한 정을 말함이지" "음..." "낙수 형의 스승은 항상 말씀하셨지. 낚시를 과학으로 하면 물고기를 살생하는 거지만 낚시를 정으로 하면 달과 별을 낚을 수 있고 궁극엔 황금비늘 붕어도 낚을 수 있다고 말이야" "네? 황금붕어요?" "그렇다. 너희들에겐 쉽게 이해가 안 되는 말이겟지만 낚시가 무엇인지를 느껴가면 황금붕어의 존재가 다가올 것이다" "진짜로 황금으로 된 붕어를 말하는 건가요?" "그것은 나도 모른다 스승님이 분명 한 번 걸었엇고 똑똑히 보았다고 하셨으니 믿을 수 밖에" "하지만 황금으로 된 붕어가 어찌 있을 수가 있겠습니까?" 설탕과 소금은 고개를 저었다. "너희들 생각도 무리는 아니다만.....나도 처음엔 믿지를 못했지, 허나 지금은 믿는다. 황금으로 된 붕어가 있다는 것을" 설탕과 소금은 서로 쳐다보며 뚱한 표정이었다. 소금이 말했다. "혹시......오래 된 붕어는 비늘이 황금색으로 보일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스승님께서 그런 붕어를 낚으신 건 아닐까요?" "오래된 붕어랑 황금 붕어는 존재 자체가 틀리지. 그리고 5짜, 6짜 붕어는 비늘 자체가 금색으로 보일 순 있겠지만 진짜 황금을 분간 못할 사부님은 아닐테니 잘못 보신 건 아닐테다" "그래도 진짜, 황금 비늘을 가진 붕어라니.....마치 무협지에 나오는 이야기 같습니다" "세상 살아가는 일이 다 무협지 같은 것들 아니냐 하하" 그때 낙수가 들어왔다. "모두 모여보자. 내일 모레부터 박중기가 낚시 시합을 하기로 했다. "드디어 걸려들었군" 길호가 싱긋 웃었다. "금이와 탕이, 운전면허는 있지?" "당연합니다 큰형님" "좋아. 금이는 내 운전기사가 되어 참관하기로 하고 탕이는 길호와 미향이 운전기사가 되기로 한다. 이번이 너희들에게 좋은 경험이 될 거다" "그러니까......탕이와 저는 이번엔 운전기사 역할만 하면 되는것이죠" "그래.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눈으로 보는 것도 중요하니 한눈 팔지 말고 잘 보고 배우도록" "네 알겟습니다 큰형님" 그때 전화를 받은 길호가 말했다. "낙수 형, 미향 누나가 일 마치고 오고 있다네" 미향이란 말에 소금과 설탕이 긴장한 얼굴이 되었다. 이번에 미향이를 처음 보는 것이다. "탕이와 금이는 미향이를 친 누나 못지 않게 따르고 말 잘 들어야 한다" '네, 당연합니다 큰형님" "미향이도 남동생이 두 명이나 더 생겼다고 좋아하더만" 낙수,길호, 미향은 고아 출신이라 정에 굶주려 있었던 것이다 그때 초인종이 울렸다. 설탕과 소금이 화들짝 놀란 얼굴로 서로를 바라봤다 길호가 그런 둘의 표정을 보자 웃으며 현관으로 나갔다 "오빠, 나 왔어. 과일 좀 사왔어요." "어 그래. 여기 앉아라 소개시켜 줄게" 미향이 외투를 벗고 앉자 설탕과 소금이 어디다 눈을 둬야 할지 몰라하며 얼굴을 붉혔다. "여기 통통한 애가 설탕이고 여기 마른 애가 소금이라고 해" 길호가 둘을 소개시키자 미향이 미소를 지었다. "그래. 반갑구나 길호에게 대충 이야긴 들었어. 우리 잘 해보자꾸나" 동시에 일어서서 고갤 숙이고 인사를 한 둘은 상기된 표정이었다 미향의 얼굴을 제대로 본 둘은 숨이 턱 하고 막히는 느낌을 받았다 도저히 고아출신이라고 여길 수가 없는 고고하고 우아한 얼굴이 둘을 보며 천사같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설탕과 소금의 심장이 가느다랗게 뛰고 있었다. "오빠,. 이번엔 나도 참석하는 거야?" "그래. 박중기가 널 알테지만 너도 알고보니 낚시꾼 이었다는 걸 박중기가 알면 경계심이 완전 없어질거다 그래서 너도 참석하는 게 낫다" "알겠어 오빠. 박중기는 내가 책임지고 홀려버리지 뭐" "조심해야 돼. 박중기는 뒤가 막강한 사람이니 절대 빌미를 줘선 안돼" "걱정마요 오빠, 내가 언제 실수하는 거 봤어요" "좋아, 길호야 채비는 다 해놓았지?" "응. 준비 완료야" "그럼 내일 마지막으로 점검하고 각자의 역할을 말해주겠다. 오늘은 편히 이야기나 하며 재밌게 보내자" 미향이가 돌아가자 낙수는 피곤하다며 먼저 들어가서 자리에 누웠다 "근데 길호형, 낚시로 사기를 친다는 게 얼핏 이해가 안 가서 그러는데....." "하하 그 말 나올 줄 알았다. 알아듣게 설명해 주마" "이왕이면 좀 쉽게 이해가 가도록...." 설탕이 붉어진 얼굴로 씨익 웃었다. "물고기는 물의 존재를 모르고 새들은 하늘의 존재를 모른다. 낚시도구를 써서 물고기를 건지는 것과 총기류를 사용해서 새들을 잡는 것은 사기가 아니겠냐?" "음......" 설탕과 소금이 비음을 토했다. "이른바......도구를 사용해서 짐승이나 어류를 잡는 것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사기로서 당하는 동물들은 자신이 사기를 당해서 죽는 것을 모른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사기를 칠 상대를 골랐다면 그 상대가 골백번을 죽었다 깨어나도 그 자신이 사기를 당했다는 걸 절대 모르게 하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인 것이다. 무릇......낚시라는 건 인간이 미끼를 사용하여 물 속 물고기들을 건지는 행위인데 얼핏 보면 물고기를 낚는다는 건 쉬워 보이지만 참으로 어려운 게 낚시라는 것이다. 피래미나 준척급들은 웬만큼 낚시 경력이 붙으면 누구나 건질 수 있지만 월척급은 그것도 생명이라고 눈치 코치에 감각까지 발달해서 쉽게 미끼를 물지 않는 습성이 있다. 살아온 세월만큼의 의식이 쌓여지면 웬만한 미끼로는 월척급을 낚는 다는 건 택도 없는 일이 된다" "월척급으로 커진 붕어들은 생각도 한다는 것인가요?" "생각이 아니라 감각이라는 것이겠지. 살아온 세월이 있는데 자신에게 위험한 것은 본능적으로 감지해 내는 감각은 쌓여지겠지?" "그러면 그런 월척급 붕어를 많이 낚는 것이 낚시 시합이라는 것인가요?" "물론, 그런 시합도 있지만 월척급만 따지자면 시합 자체가 아예 성립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월척이든 아니든 붕어 마릿수나 무게로 승자를 가리는 시합도 있고 붕어든 피래미든 낚는 건 뭐든지 쳐주는 다다익선을 선호하는 사람도 있고..." "그러면 이번에 박중기 라는 자와는 어떤 시합을 합니까?" "다다익선. 어종에 관계없이 무조건 마릿수로 승자를 가리는 시합이 될거다" "그렇게 시합하는 사람이 낚시에 도가 튼 사람인가요?" "하하 어니다. 무조건 마릿수로 결판짓는 식을 택하는 자는 떡밥 레시피에 자신이 있다는 뜻이고 그런 자는 막무가내식 낚시를 하는 자로서 허풍선 같은 사람이지" "낚싯대는 몇 대를 깔고 합니까?" '한 사람 당 세 대씩은 깔거다만 그건 평범한 사람들이 하는 것이고 시합을 할 때는 한대씩 펼쳐놓고 할거다" "그러면 보통 한 사람이 몇 마리나 건집니까?" "노지에서 낚싯대로 건지는 건 다 쳐주는 것이니......아마도 한.....50마리는 될거다" "큰형님은 낚시엔 도사인가요?" "하하하 도사라기 보다는 천하무적의 떡밥을 만들 수 있기에 지지는 않는다 하하" "천하무적의 떡밥요?" "그래.....일명. 묵찌빠 떡밥이라고 하지" "묵찌빠 떡밥요?" "그래, 낚시 스승님께서 알려주신 천하제일의 떡밥이지" "그러면 지금까지 시합을 해서 져본 적은 없겟네요?" "당연하지. 일부러 져준 적은 있어도...하하" "져주는 것은 미기일테죠?" "그렇지" 밤이 깊어갔지만 세 사람은 낚시 이야기로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를 정도로 깊이 있는 이야길 나누고 있었다. 설탕과 소금에게 속전속결로 낚시의 모든 것들을 주입히려면 낚시 시합을 했던 이야기들을 제대로 알려주는 것이 나았다. 앞으로 현장 경험이나 본인들이 직접 낚싯대를 잡고 낚시를 하는 일이 남았지만 지금은 이해하기 쉽도록 이야길 해주는 게 최선이었다. 소금이 감질난다는 듯, 맥주컵에 소맥을 만들어 단숨에 마시자 설탕도 따라서 소맥을 원샸했다. '길호형님. 낚시라는 게 평범하게 다가오지 않습니다. 그저 지금까진 시간이 많은 한량들이나 하는 취미생활로 알았는데......낚시라는 걸 알면 알 수록 전율같은 게 일어날 정도로 빠져들게 됩니다. 우리 둘을 최대한 빨리 가르쳐 주세요" "낚시라는 건 세월과 더불어 실력이 늘어나는 것이지만 너희들만큼은 내가 책임지고 단숨에 고수로 만들어 주마. 그래야 하고 또 그렇게 해야 우리가 하는 일에 탄력을 받게 되니까" "네 감사합니다 형님. 우리가 낚시를 배우면 금이와 제가 돈을 걸고 시합을 해도 됩니까?" "오히려 그래야 빨리 늘거다 하하" 설탕이 소금을 보며 야릇하게 웃음을 지었다 "쥐럴헌다. 내 돈 따먹을 생각 말어 너야말로 내 밥이다 밥 알긌냐?" 소금이 거칠게 소맥을 마시며 소리나게 탁자에 놓고 설탕을 잡아먹을 듯 쳐다보며 으르렁 거렸다. 벽에 걸린 뻐꾸기가 세 번 악을 쓰듯 울어댔다. 다섯 사람의 운명은 이 순간에도 엇갈리며 지나가고 있었다 그날 밤, 설탕과 소금은 꿈속에서 붕어가 되어 물 속을 헤엄치는 꿈을 꾸었다. 그러다가 맛있는 지렁이를 보고 덥석 물었다가 소스라치게 놀라며 잠에서 깨었다 유리창 너머로 희미한 여명이 밝아오고 있는 게 보였다

1등! IP : 49f31327aa39a20
휴~~~))
시간이 없어서 저는 이만 출발합니다
즐건 주말 보내십시오 !!
추천 0

IP : 2b459e6054f3405
재미있게 보고 있읍니다.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지마세요..^^
추천 0

IP : a7f81dec22409f6
아~~당주님 !
좀더 빨리 올리주세용~~
기다리다 숨 너머가용~~
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