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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예비군훈련

IP : 47874f255e791fc 날짜 : 조회 : 10329 본문+댓글추천 : 0

제대 후 첫 예비군 훈련인데, 외곽지 훈련장이고 휴일은 버스 노선이 바뀐다며   
난감해하는 아들에게 애비가 태워주겠노라 말을 하였지요.      
내심 태워주기를 바랐지만 선뜻 말하지 않는 아들의 속내를 애비는 모를 리 없었습니다.
               
30분 전에 도착하라는 통지를 강조하는 병아리 예비군 아들을 위해    
여유 있게 조금 일찍 출발하였지요.          
               
도착하기 3Km 전, 예비군 한 사람이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조금 힘들겠구나 생각하며 지나쳤는데          
이번에는 두 명의 예비군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문득 든 생각,             
아! 태워주어야겠구나... 마음먹었었는데…        
이미 지나쳐 버리고 말았습니다.          
순간 판단력이 무뎌진 자신보다 애꿎은 세월을 탓하며       
알 수 없는 미안함이 정수리에 가볍게 내려앉았습니다.      
               
묘한 아쉬움도 잠시, 곧이어 또 다른 두 명의 예비군이 보였습니다.    
뒤돌아서서 멈칫멈칫하며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한...       
망설임 없이 차를 세우고          
 "타~소!"              
               
그들은 마치 횡재라도 한 듯이 차에 타고는        
깍듯이 "감사합니다."를 연이어 하였습니다.        
그리고는 외지에서 왔는데 버스 노선 변경을 몰라 중간에서 내려서     
걸어가고 있었다는 얘기를 하며 감사하다는 얘기를 또 한 번 하였습니다.   
(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아들은, 이들이 지치고 짜증 나 돌아갈까 생각도 했는데   
그때 마침 나타난 제가 구세주 같았다고 하더군요.      
아들은 이들과 같이 훈련받고 얘기도 하며 심심치 않게 훈련을 했다     
전해주었습니다.)            
               
아들과 두 명의 예비군을 내려주고 돌아오면서        
시선은 건너편 도로를 응시하고 있었습니다.         
두 번째 보았던 두 명의 예비군이 보였습니다.        
U턴을 하여 그들을 태우고 훈련장에 내려주면서       
마지막 남은 한 명의 예비군도 태워주자는 알 수 없는 책임감이 들었습니다.  
               
남은 한 명의 예비군을 태워주고 돌아가는 길,        
늦은 판단으로 인한 아쉬움을 털어버릴 수 있어 다행이라는 마음이었습니다.  
               
아니, 아쉬움을 넘어 왠지 기분까지 좋아지는 아침이었습니다.    

1등! IP : 79f94d439a5955c
잘하셨습니다.

요즘에는

도움의 말을 건네는 것 조차

의심을 받는 경우가 있기에

쉬운일이 아니죠.

용감하셨습니다.
추천 0

3등! IP : 7cf31afdf1c98ef
내심 바랐지만 선뜻 말하지 않는 저의 속내를 아시겠군요.


용... 돈... 좀... ㅡ,.ㅡ"
추천 0

IP : c5c06fa2a89103f
와 대단하십니다 저도 아직 예비군을 가는 입장에서 너무 감동이네요...ㅠㅠ 그런데 부대에서 버스 운행 안하는게 신기하네요 원래 해여할텐데 괜히 예비군만 고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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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c5efbf723d486d6
선배님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오셔서
가슴 뭉클한 미담을
들려주십니다
아주아주 잘하셨습니다~~
추천 0

IP : 8b2c4b0e695ea4b
훈훈함이 널리 전해질겁니다~~~^^

그나저나 울 아들래미들은 언제 예비군가나...ㅋㅋ
초딩, 중딩, 고딩, 대딩, 현역...그리고 예비군...ㅠㅠ
추천 0

IP : 3d9392b5a42d60b
잘 하셨습니다
중요한건, 그런 선행하는 모습들을 알게모르게 아드님도
배우고 있겠지요...
추천 0

IP : be063958dbdfbf6
사람냄새가 나는 멋진 분이실것 같습니다.

가까이 계시는것 같은데 경산 나오실일 있으시면 가게에 한번 들러 주십시요.

곡차 한전 올리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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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47874f255e791fc
자게방의 낯섦과
글 내용에 대한 쑥스러움으로
글을 써놓고 며칠을 머뭇거렸습니다.

이런 작은 일에 기분까지 좋아지는 것을 보니
그동안 내가 얼마나 이기적이었는지 느껴졌습니다.

답글 주신 분께 감사드리고
다녀가시는 모든 분께도 인사드립니다.
추천 0

IP : eb83edfe67789bb
참으로 잘 하셨습니다.
이 글을 본 지금 이 시간 이후부터는 일이 잘 풀릴 것 같습니다. ^^
추천 0

IP : bf3d1347c65b628
아들 수능볼때도 버스타고 가라한 나랑은 많은 차이가 있군요
이미 아들은 40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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