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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연휴를 보내고...

IP : 0edf5bfc9045498 날짜 : 조회 : 4637 본문+댓글추천 : 0

황금연휴를 맞아 생각 같아서는 어디 이박삼일로 대물낙시를 떠났으면 싶은 생각이 굴뚝 같았다. 큰놈 중간고사도 끝났고 더군다나 고등학교에 입학 하자마자 집에 돌아오면 열두시,한시...이제 겨우 일학년인데 그놈의 공부가 뭔지... 바람이라도 쐬어 주어야겠다고 생각하고 동반여행겸 출조로 마음을 굳히고 나니 대물낚시를 떠나지 못한 아쉬운 마음보다 오히려 홀가분하다. 큰놈 작은놈,녀석들이 어렸을땐 함께 여행도 많이 했는데 조금 크면서 부터는 늘 떼어놓고 다녔다. 그러다보니 녀석들이 어른이 된 후에 아빠와 함께한 추억들이 너무 없을것 같아 추억을 좀 만들어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큰놈 작은놈이 두시쯤 되어 집으로 돌아왔다. 두놈에게 "아빠랑 함께 낚시갈까?"하고 물으니 좋다고 한다. 작은놈은 좀 고민하는 눈치다. 아빠 엄마가 집에 없으면 공부도 하긴 하지만 눈치 안보고 컴퓨터를 좀 할텐데 따라갈지 남을지를 저울질 하는 모양이지만 누나마저 없는 집에 혼자 밥챙겨 먹으며 이박삼일이나 죽치고 있을수는 없는일이 아닌가? 따라 간다면서 농구공부터 챙긴다.외할머니댁 폐교된 학교에서 슛연습를 하겠다는데 글쎄, 농구 골대가 있을지 모르겠다. 화원 요금소를 지나 88고속도로에 접어 들었다.산과들은 이젠 완전히 파래져서 봄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초여름의 날씨를 연상시킨다. 상당히 덥다.차량에어컨을 켜고서야 좀 시원하다.옆에앉은 우리 마누라는 춥다면서 그쪽 송풍구를 슬며시 닫는다.하긴 에어컨 바람을 유난히 싫어하는 집사림이다. 에어컨을 일단으로 낮추니 뒷자리에 앉은 녀석들이 덥다고 한다. 어디로 갈까?......생각할 겨를도 없이 어느새 아이들 외가가 있는 거창에 다 와 간다. 이미 마음속엔 지산댐의 시퍼런 물빛이 자리잡고 있는데 달리 어디로 샐곳도 없다. 생각해 보니 나도 참으로 멋대가리 없는 사람이다. 좀 코스도 멋들어지게 잡고 분위기 있는 찻집이나 남들 다 가는 온천이니 뭐 이런곳에도 들러 집사람에게 점수도 좀 따 보련만 그게 그렇게 어렵다.어디 아는곳도 없으니 마음이 있어도 그런곳 찾아 가는게 정말 어렵다. 이러다 다 늙도록 마누라 소원 못 들어 주는게 아닌가 모르겠다. 앞으론 코스 개발에 좀 더 신경를 써야겠다. 사실 어떤때는 근사한 휴양지의 호텔이나 분위기 있는 음식점 같은곳을 한번 가 보려고 별렀다가도 촌놈이 그만 쭈뼛거릴 생각을 해보면 망설이다 포기하곤 했다. 티브이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멋지고 여유있는 태도로 체크인을 하고 음식을 주문하고 또 썰고 찍어대는 모습들을 보면서 저 사람들은 언제 저런걸 다 배웠을까? 하곤 생각해 보곤 했다. 그런게 그리 부러운건 아니지만 나란놈이 촌스러운건 확실하다. 하지만 그냥 이렇게 편하게 살란다.아빠가 이렇게 촌스러운 사람인지 우리 애들은 아직 잘 모른다.그저 지 아빠는 멋진 사람인줄 안다. 워낙 엄하게 애들을 다루어서 아빠를 좀 어려워 하긴 하지만,.... 어이구~이야기가 옆으로 새 버렸다. 처가에 도착하니 집이 비었다.아마도 장모님은 마을 회관에 가신 모양이다.애들이 회관으로 달려가고 좀 있으니 장모님이 오신다. "김서방 왔는가?" 잘나지도 못한 사위를 항상 반갑게 맞아 주시는 장모님이시다. 늘 손수 농사 지으신 배추며 갖가지 것들을 조금씩이라도 싸 주시곤 하는데 사위노릇은 별로 해본적이 없으니 항상 죄러운 생각이다.요즘은 연세도 연세지만 많이 쇠약해 지신것 같다.오래 오래 건강 하세요.살갑지 못한 성격의 세째 사위가 이곳에서 이렇게나마 기원 드립니다. 저녁때가 다 되어 가는데 애들을 데리고 저수지로 향한다. 집사람은 나와 애들을 저수지에 떨구어 놓고 거창읍내 테니스장으로 차를 돌린다.현지 사람들과 한게임 약속을 한 모양이다. 낚시가방을 내려놓고 둘러보니 대여섯군데 조사님들이 포진하고 계신다. 터가 보통 센게 아닌데 좀 올리고들 계신가 싶다. 내가 마음을 먹었던 자리에도 세분이 자리하고 계시는지라 건너편 외진곳에 자리를 잡고 대를 펴기전에 눈을 돌려 한바퀴 돌아보니 수면에 늘어진 나뭇가지며 특급수질의 검푸른 수면은 언제 보아도 좋다. 이러니 붕어가 잘 자라지도 개체수가 수이 늘어 나지도 않는 모양이다. 큰놈 20대 한대,작은놈 23대 한대,그리고 이 빅뚝새 20~40 다섯대 도합 7대 포진 완료하니 주위가 어둑해 진다. 녀석들 추울까봐 한녀석은 오리털 파카를 둘러 쒸우고 또 한 녀석은 담요로 말아놓고 앉혀 놓으니 앉아있는 모습들이 영 낚시하는 폼이 아니다.그냥 물구경을 하고 있는 것이다. 붕애 얼굴들이라도 직접 한번들 보라고 떡밥이며 지렁이며 번갈아 가면서 계속 끼워줘 보지만 잔챙이들이 깔짝 대기만 할뿐 붕어는 올라올 생각을 않고 왕새우 달아놓은 빅뚝새의 다섯대도 꼼짝 않기는 마찬가지다. 시간은 흘러 9시가 다 되어 가는데 영 글렀다. 어차피 새우달아 놓은 놈들은 밤을 새울 놈들이지만 모처럼 함께 한 애들 대에도 이렇게 소식이 없는건 슬며시 화가 난다. 차라리 애들 데리고 산이든 바다든 부담없이 여행이나 시켜주는건데 미안한 생각이 들어 애들 눈치를 살피는데 해가 지니 좀 쌀살해 져서 그렇지 그리 싫어하는 눈치는 닌것 같다. 제법 추위를 느낄때쯤 뚝방위로 상향등을 휘황하게 비추며 차 한대가 진입 하는데 아마 집사람이지 싶다.큰녀석은 아빠랑 밤을 새우겠다고 한다.짜~식 겁도 없이... 아직 한밤중 추위가 어떤지 몰라서 하는 소리렷다. 돗자리를 꺼내어 집사람이 준비해온 도시락을 펼쳐놓고 맛있게 저녁을 먹었다. 물가에서 이 시간에 우리 네식구가 함께 저녁을 먹는건 처음인것 같다. 맑은 별빛을 머리에 이고 차량 실내등 불빛에 기대어 물가에서 먹는 밥이 제법 맛이 있다. 애들을 집사람에게 모두 딸려 보내고 자리에 돌아와 본격적으로 눈에 불을 켜고 쪼아 보지만 아무런 소득도 없이 온밤을 하얗게 지새웠다.물론 꽝이지.... 온벽한 꽝! 그래도 이런 꽝이 새삼스럽지도 않고 싫지도 않다. 잠시라도 애들과 함께 했으니 좋고 대물의 기대감이 있었으니 좋고 오염없는 청정산소를 맘껏 마셨으니 또한 좋고 꾹꾹거리는 산새 소리에 저 골짜기의 무슨 짐승소리까지 덤으로 들었으니 이보다 더 좋을쏘냐........... 이튿날 새벽부터 그 다음날 저녁까지 두어 시간씩 세번에 걸쳐 인근 소류지에서 손맛은 따로이 실컷 보고 황금연휴를 마무리 하였다.아,참 산골짝 야생 미나리에 돼지고기 목살을 싸서 배가 터지도록 포식한 이야기를 빠뜨릴뻔 했다....... -------------fine-------------- 사진위------------낚시하는 빅뚝의 딸과 아들 사진아래------------처가집 앞뜰의 새벽안개

1등! IP : 60ddd5f9dd00543
크하~~~~, 보기 넘 좋습니다.
처가 동네 정경이 한폭의 그림입니다, 그려.
그런 곳에서 자라셨다면 아마도 부인의 심성도 물처럼 맑고,
밝고, 아름다우실거라는 것,
믿어 의심치않습니다. ^^*
행복한 가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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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 IP : 60ddd5f9dd00543
ㅋ~~ 기애코 자유게시판으로 왔구먼요..
그래도 그림, 글 시원스럽고 좋습니다.~~
아!~ 장가 잘 갔네요...좋은 곳 좋은 분께...

ㅋㅋㅋ~
뚝새님이 샘 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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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등! IP : 60ddd5f9dd00543
진정 님이 꾼(?) 이올슴다*^^*
님이좋아하는 낚시를하면서도,처가에들러 장모님께살가운 정을내시고
자녀들에겐 자연의풍요로움까지 즐기게해주시는 그야말로 일타 싹쓸이
타짜 기술을가지신 진정고수십니다.
글 읽고 그림보는겄만으로도 내가 행복해집니다.
님의가정도 변함없는 행복가득 누리시기를................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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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60ddd5f9dd00543
아 !
그림 좋습니다
예술입니다 특히 가정의달 5月에 온가족이함게 나들이(낚시)
아주 구~웃 입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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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60ddd5f9dd00543
막힘없이 흘러가는 글솜씨,그리고 ,자연속에 나(내)가있는 멋진 풍경,
여유롭습니다,,,,,,,
정말,,,좋,,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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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60ddd5f9dd00543
아침햇살에 살모시 피어오르던 풍경이 참으로 아름다웠는데... ^.^

가족과 함께 물가에서 오붓한 추억 만들기 기리기리 남을것 같네요.

잘생긴 붕어들은 다 어디로 같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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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60ddd5f9dd00543
제아이디를 바꿔야겠습니다. 말뚝으로....
"뚝"자가
들으가면저절로 소설가 같은글이나올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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