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상 겨울에 들어간다는 '입동'
따뜻하다가도 입동만 되면 항상 추웠고
수.능 보는 날은 수험생들 고생하게 꼭 춥고...
최신 기술들이 집약된 기상청도
구라청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날씨엔 변수가 많은데
우리 조상님들은 어떻게 그렇게나
절기의 특징을 잘 맞추셨을까요.
역시 기상청보단 조상청이 났다는
누군가의 말이 생각나는 날씨입니다ㅋㅋ
새벽부터 오전까지는
올들어 첫 추위를 체감케 했지만
오후부터는 따뜻한 남풍이 불면서 평년기온으로
되돌아온 느낌적인 느낌입니다.
작년 이맘때쯤 개기월식이 있었던 날.
휘엉청 큰 달 아래서
말도 않되는 호황을 만났던 곳.
4짜 두마리와 허리급,
그리고 대떡들까지 만났던 곳으로
찾아 왔습니다.
시골길 치고는 제법 차량의 이동이 많은 곳
그 위로는 작은 사찰이 하나 있는데
새벽녘이면 들려오는 목탁소리가...
저는 크리스찬이지만
영롱하게 들려오는 목탁소리가
참 듣기 좋더군요.^^
도로 밑, 작은 논 앞으로
하룻밤 머물 집을 지었습니다 .
혹시라도 논바닥에 상처를 남길까봐
뒷다리엔 나무판을 깔고
최대한 물에 집어 넣었는데
뗏장앞으로 급 수심이 상당합니다.
지금에 와서 사진으로 보니
겨울이 오는게 느껴지네요.
이 포인트도 좋아 보이는데
전번에 보니까 수달이 여기서 나오더라구요ㅋㅋ
그리고 필드에 도착해서 만난 어르신.
이포인트에서 장박을 하셨다는데
입질 한번 없어서 가신다고...
' 딴데서 해. 여기 붕어 없어~~ '
(저는 여기서 할랍니다^^:;)
제방 반대편, 야산밑으로도 연밭이 울창했는데
작업을 했던 흔적들이 보이는군요.
야산 옆으로는 새물 유입구가 있고
모래톱이 드러나있는 포인트.
슬슬 저녁낚시를 위해 자리를 정리합니다.
수심 2.0~2.2미터에
뗏장 바로 앞 3.2대부터 6.0대까지
골고루 세팅을하고
미끼는 옥수수어분글루텐과
부드러운 옥수수를 병행합니다.
파란하늘에 파도가 일렁이듯
남서풍의 구름이 노을과 함께 몰려오는
초겨울밤의 저녁시간.
해가 지면 언제 그랬냐는듯
두꺼운 옷이 필요하고
방한장비도 필요합니다.
그러면서 찌불은 더욱더 빛을 발하지요.
오후께는 소음으로만 들었는데
저녁 늦게까지 추수에 한창인 모양입니다.
전세버스로 인부들이 엄청 투입되더니...
겨울의 밤은 길고도 외롭습니다.
오로지 찌불과 나만의 대화.
활성도가 점점 떨어지고
언제 녀석들이 찾아 올지 모르는 시기인만큼
밤새 찌불을 응시해야하는 수고로움은
꾼들의 사치일수도 있습니다.
난로와 이글루에 의지해
가끔은 따끈한 커피한잔과 비스켓으로
심심한 입도 챙겨주고 졸음도 쫒아내지만
한번의 찌오름이면 모든게 해소되죠.
영롱한 찌불 위로
또 하나의 찌불이 밤하늘을 밝힙니다.
이제나 저제나 언제 올지 모르는 그님을
기다리며 망부석이 되어버린 꾼 옆으로
언제 왔는지모를 새벽안개가 물결을 칩니다.
이따금씩 차가운 바람이
볼가를 스치기도 하구요
따뜻한 국물이 생각나서
쌀국수 한 그릇을 말았습니다.
푹~익은 김치에 호호 불어서 먹는 쌀국수 맛이
입천장을 다 딘다해도
속을 따닷하게 데워주는 것이
아주 그냥 끝내주네요^^
아침 일찍부터 물질을 하는 물오리 식구들이
외로운 하룻밤을 지낸 꾼에게
반가운 손님으로 다가옵니다~♡
이제는 찌불도 그 힘을 잃어가고 주간케미로
바꿔얄지 말아얄지 고민이 되는
연장전에 돌입한 시각.
그님을 만날 수 있는 마지막 시간이라 생각하고
비축해놨던 비상체력을
모두 방출해야 되는 시각인 만큼
잘 보이지 않는 찌불을 꼼꼼히 응시합니다.
물위에 동그라미를 그리며 수 없이 많은
동심원들이 눈을 어지럽히며
꾼의 집중력을 방해하지만
하룻밤 열심히 지켜봤던 찌불의 위치를
놓칠수는 없습니다.
이윽고,
한마디를 내놓는 찌의 반응이 보여지고...
이곳의 입질을 잘 알기에 쿵쾅거리는 심장을
부여잡고 기다려봅니다.
그리곤 얼마지나지 않아 아주 천천히
사선을 그리며 오르는 찌.
' 그르치! 그래,그래 그래! '
챔질과 동시에 엄청난 힘을 써대던 녀석은
흡사 잉어처럼 앞으로 치대기를 두어번
땟장앞까지 끌어내고 나서야
뜰채를 대니 얌전히 올라옵니다.
올라오고 나서도 뜰채를 부러트릴 마냥
몸부림을 치는 녀석은
체고가 장난 아닙니다.
이곳 붕어들 체고는 알아주죠.
길이가 좀 아쉽긴 하지만요ㅎㅎ
' 자~ 입동에 만난 허리급의 월척붕어입니다! '
붕어 참 좋네요^^
' 추운데 나오느라 고생했다.
언능 가그라~'
뜰채로 뗏장 너머로 놓아주려니
여간 힘든게 아니네요ㅎㅎ
' 슝~~! '
그님을 만나기에 기다림은 속절없이 길지만
만남 뒤 헤어짐은 짧죠.
그런거 있잖아요~~
'이젠 다 이루었다...' 라는 맘이요.
그님을 만남에 기삿거리도 생겼고
얼마나 홀가분 하던지요~~
그래선지 모든것이 아름다워 보입니다ㅎㅎ
이제는 저녁 출근을 위해
잠시 휴식을 취해야 할 시간.
혹시 모를 만남을 위해 잠시 더 지켜보았지만,
창문 밖으로 청명한 날씨 맛집만 인증합니다^^
오후 늦게부터 터진 바람과 비.
주변정리와 모든 짐을 정리한터라
철수하는 발걸음이 가볍네요.^^
오랜 기다림 끝에 만난 허리급의 월척붕어.
비록 한마리 이지만
한방터에서의 기다림의 미학을 즐긴
하룻밤의 조행이었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구요,
저는 담주에 또다른 필드에서
인사드리겠습니다.♡
항상 멋집니다.
그래도 손맛은 보셨으니 다행 입니다
잘 보고 갑니다.
몇 일 남지않은 올 한해 낚시 마무리 잘 하시고
덕분에 너무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