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출조가 독조인 저에게 있어서
'선배님, 형님, 같이 낚시가요~' 라고
조심스럽게 말을 꺼낼수 있는 사람이
딱 두명있습니다.
한분은 남양주에서 동일?하게 움직이시는 분이시고
다른 한분은 '충남의 조오련' 으로 통하는 분이시죠.
괜찮을만 하면 도지는 어깨때메 멀리, 힘들겐 못하고
낚시는 하고 싶은데 날씨는 숨도 못쉬겠고...
여러가지를 고려하다가 조오련 선배님을 뵈러
이곳을 찾아왔습니다.
'선배님, 진짜 이곳은 올때마다 느끼는 건데
너무 너무 좋네요.'
'마을에 몇사람 안사는데 마을버스 댕겨,
풀자란다고 보건소에서 나와서 약치고 가~
마을 위에까지 아스팔트 잘 깔렸어~'
여기 혹시 권력자가 사나요?
아님 이마을에서 정치인이라도 나왔어요?ㅎㅎ'
전에 완전 외진 곳에 위치한 저수지를 갔던적이 있었는데
저수지를 품은 작은마을의 느낌이 아주 좋더라구요.
아니나 다를까 20명도 안 사는 작은 마을에서
판사가 7명이 나왔다고 하더라구요.
정말 그짓말 찌끔 보태서 산꼭데기까지
아스팔트가 깔린거있죠!ㅎㅎ
그 생각이 나서 선배님께 물어본건데
그런 사람 1도 없으시다고...ㅋㅋ
암튼,
산세 좋고, 오염원이 없어서 공기 좋고 물 맑고
지대가 높아서 조금은 시원한 이곳에서
잠시 쉬어가렵니다.
마땅한 포인트가 없어서 오늘은 혹시 몰라 차에 태운
블.몬이를 오랜만에 깨워봅니다.
'야, 야 언능일어나.
까진데 없이 잘 지냈지?'
물위에서 절 지켜줄,
몇달만에 깨워보는 블.몬이는
아주 건강한 상태였습니다.
' 더워도 너무 덥다.'
'조금만 쉬었다 나가자~~'
요즘 날씨에 대해선 뭐라 말안해도
다들 아시겠지만...
고개만 숙이면 땀이 주루룩 흘러내리는
오후시간이 넘어갈때쯤,
우리 인기 좋으신 조오련선배님의
팬미팅이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분명 선배님만 뵈러 왔는데
나중에 보니 8명이 되었습니다.
선배님들 만나뵙게 되어
정말 반가웠습니다.^^♡
찾아 오시면서 각자 사오신
고기, 고기, 고기
고깃국,또 고깃국,
횟감에...
조오련선배님께서 사람들을 잘 챙기시니
요로코롬 가족들이 많네요^^♡
분위기가 왠지 저만 낚시할거 같은게...
'선배님들, 괜찮으시면
저 먼저 나가서 준비하겠습니다.'
(그려,그려~ 언능 나가봐라.)
'감사합니다, 좋은 시간 되십시오.'
이미 세팅이 다 끝난 블.몬호를 타고
독립으로 마름이 피어난 포인트로 들어가봅니다.
조오련 선배님의 집을 등지고
50미터 가량을 나가다보니
홈통에서 베스를 치는 사람이 보이고
순간 짜치급 두어수를 낚아내는 모습도 볼 수 있었죠.
와~ 수심이요.
이곳이 계곡지이긴 하지만
제방권 빼곤 거의 수심이 일정하거든요.
그래도 4미터...
폴대 5개가 다 들어가는 수심에
조금은 멀찌기 떨어져 마름대를 노려봅니다.
옥수수를 꿰어 짧게는 34대부터 길게는 48대까지
총 10대의 대편성을 하였지만
케스팅을 하고 20여분이 지나면 떠오르는 찌.
낮 수온이 높아서 채비에 기포가 붙는지
떠오른 찌의 낚시대를 툭툭치면
다시 제자리로 내려가지만
한참을 이래야했습니다.
'좀더 얕은곳으로 가봐야겠다.'
보트의 장점을 살려 새벽께
제방권 홈통 새물유입구쪽으로
토사가 밀려와 둔덕이 진 포인트로 이동합니다.
다행히도 이곳은 정치망이 하나도 없어서
야간에도 이동이 수월했어요.
금방이라도 비를 뿌려댈것만 같은
찌뿌둥한 새벽하늘 아래로
시원한 바람이 연신 불어오며
이시간을 즐기기 아주 좋습니다.
모기도 없고, 소음도 없고,
끕끕한지도 않은 새벽공기까지...
둔덕이 진 바닥을 중심으로 1.8미터에서 2.6미터의
수심을 보이는 포인트 주위로
붕어들의 기지개가 하나둘씩 보이며
기대감을 높여주는 아침시간.
제옆으로는 며칠 낚시를 즐기셨던 선배님께서
자리를 정리하시더군요.
' 나는 입질 한번을 못봤어~
자네가 큰거 잡아봐~~'
(선배님, 제가 한번 노력해 보겠습니다.~^^:;)
너무나도 조용하고 차분하게 아침을 맞이하는 저수지.
이곳에서의 저의 성적은 50%
이번 출조에서 더 우위를 차지할수 있을런지..
그러나 이것은 오로지 낚시꾼으로써의 욕심이고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갖추고 있는 계곡지에서의
힐링이 더 큰 만족으로 다가옵니다.
터센 베스터에서의 아침의 피딩타임은
아무런 반응 없이 지나가고
이제는 뒤에서 내려 쬐는 뜨거움을 피하는게 숙제입니다.
'어데로 가야하나...'
저수지를 한바퀴 돌아보다가
제방옆 곶부리 옆으로 큰나무가 만들어 놓은
그늘이 보이고, 배를 델수가 있었습니다.
' 휴~이제야 살거같네.'
햇살을 피하는 것만으로도 숨쉬기 편했지만
한낮의 뜨거운 열기는 그 무엇과 비교가 안될 정도였죠.
몇번을 자다깨다를 반복하다
비몽사몽간에 시간을 보니 오후 3시.
뭍에 자리하신 선배님을 뵈려 뱃머리를 돌립니다.
' 어휴~어제 횟감이 이상했는지
배탈이 나서 회사도 못갔다.'
(선배님 제가 도와드릴께요 같이 세팅해요~)
실은 어제 같이 배를 띄우기로 했었는데
지인분들이 많이 오셔서리~
'근데 다들 가셨네요...'
부력제 두개위에 대좌대를 그대로 올리기만 하는
시스템이라 노지짐을 옆으로 빼놓고
후다닥 블.몬을 세팅할수 있었습니다.
' 롸비나 저녁 먹으러 가자~'
조금은 생기를 찾으신거 같은 선배님께서
누룽지 삼계탕을 먹으러 가자십니다.
초딩 입맛이라 뭘 잘 못먹는 제 입맛에도
너무나 맛있는 이 지역 음식.
이번에도 대 성공입니다.
다 비운 그릇을 보면 아시겠죠!^^
' 선배님, 저희 동네에 오시면
제가 짬뽕에 잡채밥으로 모실께요~^^:;'
제가 사는 군산은 짬뽕이 대표음식이라
맛깔나는 로컬중식당이 많거든요~
好機!
(호기 : 좋은 기회)
좋은 소식입니다.
어젯밤부터 배수문을 닫았다는군요.
아니나 다를까 저수율도 2% 올랐습니다.
해가 지는 저수지를 찾아가는 오솔길에 접어들면서는
시원함도 감돌고 수문도 닫았다고 하니
오늘밤 좋은 소식이 들릴것만 같은 기분입니다.
둘째날 저녁.
다시금 출항하는 블.몬호에서 바라본
저수지의 풍광도 일품이고
산아래 옹기종기 모여앉은 가옥들의 불빛도
너무나 평온합니다.
수문을 닫고 붕어들이 어느정도
안정을 찾았을거라는 판단하에
오늘밤은 조금 더 얕은 곳으로 올라갑니다.
10대의 대편성 중에 6대가 둔덕이진 1.2미터권에
나머지 4대는 수심이 깊어지려는 경계면에 댑니다.
밤은 깊어 자정을 넘어가지만 역시나 꼼짝도 않는 찌.
이따금씩 파르르 떨리는 움직임과
툭툭치는 입질이 있었지만 나중에 보니
참붕어가 찌에 알을 까면서 나타난 반응 같더군요.
얼마나 까놨던지요~
한참을 벗겨냈어요.ㅡㅡ:;
새벽 2시가 넘어가면서 드디어 입질이 찾아왔습니다.
몇번을 깜박이다가 찌불을 바뀌면서 오르는찌.
하~챔질이 급했던지
빈바늘만 허공으로...
이틀만에 받은 첫 입질인데 얼마나 안타깝던지요.
그러나 제 최대 장기는
' 물들어올때 노 저어라' 입니다.
일할때도 낚시할때도
기회가 찾아 왔다 싶을때 집중하는 것.
역시나 본능적으로 더 집중해서 찌불을 응시합니다.
새벽3시 30분께.
헛챔질이 되었던 찌에서의 반응입니다.
'온다 온다 온다!'
두마디쯤을 아주 천천히 올리다가 멈춰서고는
서서히 빨려들어가는 찌는
경사면에 세워두었던 36대입니다.
챔질과 함께 깊은 수심대로 잠수하는 녀석은
흡사 잉어의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제발 발갱이만 아니어라...'
감사하게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녀석은
36cm의 허리급 붕어입니다.
이곳이 터가 쎄긴 쎄도 진짜 붕어 만나기 힘드네요.
사람도 힘든데 얘네들도 살림망에 있으면
얼마나 힘들겠어요.
'언능 가그라~~'
녀석 정신이 없었던지 잠시 멍하니 머물다가
유유자적 유영해 나가더군요.
참으로 아름다운 밤입니다.
마을의 불빛이
곧 다가올 여명 앞의 밤하늘이...
그렇게도 그리던 그님을 만나서 그런지
아침을 맞이하는 자세에 여유가 생기는듯 합니다.
한 여름의 아침은 야속할 정도로
너무나 빠르게 찾아오고,
출근을 위해 휴식이 필요했지만
이번만은 이 시간을 더 즐기기로 했죠.
밤을 꼴딱 세웠더니 눈꺼풀이 무거워져서
뻐근해질 무렵.
마지막으로 한번의 기회를 더 노려봅니다.
그리고 다시금 기회가 찾아왔죠.
맨 가상 수심이 젤 깊은 곳에 있던 찌가 오르며
노랑,초록색의 신호등으로 바뀌더니
이내 쏙 빨고 들어갑니다.
' 여보, 잠깐만!'
(띠,띠,띠,띠~)
다들 무슨 상황인지 아시겠죠?ㅡㅡ:;
꼭 그님이랑 통화할때면
또 다른 그님이 찾아오니...
결국은 뚝 끊어진 그님의 전화.
과연 지금 이순간 누가 저에게 진심으로
그님일까요?...
(여보 미안해. 집에 가서 세탁기 돌릴께~^^:;)
암튼 아침에 찾아온 녀석은요~
계곡지 붕어치곤 체고가 좋지요!^^
' 그대도 어여 가시게~ 고맙다~~'
' 쑝! '
해가 떠오르는걸 방해하며
울그락 불그락 거리는 하늘이 또다시 금방이라도
비를 뿌릴거 같은 아침의 저수지
' 다음에 또 찾아 올께. 잘 있어라~♡'
철수하는 길엔 선배님의 도움을 받아
나리는 비를 피해 빠르게 철수할수 있었어요.
마을에 생활 쓰레기 수거장이 있어서
뒷정리도 쉽게 할수 있었구요.^^
아직은 성치 않은 몸이지만
낚시가 너무 하고 싶어서 근질근질하던 참에
찾아간 조오련 선배님이 계신 저수지.
반가운 선배님들도 뵙고 평안함을 주는 풍광속에서
2박3일 정말 잘쉬고 왔습니다.
' 선배님, 한참 어린 후배를 아들 대하듯이
항상 반갑게 챙겨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다시 뵙는 그날까지 건강하시구요,
종종 문안 연락 드리겠습니다.~♡'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와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낚시도 좋지만 제일 뜨거운 시간대는 피하시고
해가 지고나서 낚시를 즐기는 것도
또하나의 지혜인듯 싶습니다.
계곡지나 좌대에서 피서낚시를 즐기시는 것도
좋은 방법일거 같기도 하구요.
저도 지금의 더위를 피해갈수 있는
좋은 곳을 찾아 다시금 떠나보겠습니다.
긴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조행기 잘 보고 갑니다.
안출하세요~!
항상 건강하시고 안출 하세요.
먹거리도 풍부하고 특히 여름에는 생선회 조심하셔야 합니다.ㅎㅎ
선배님이 금방 회복되시었다니 다행이구요, 붕어 손맛보심 다시한번 축하드립니다.ㅎㅎ
덕분에 잘 보고 갑니다.~~~
낚시 예의 조건에 100% 부합되는겁니다,
좋은데서 잘 쉬셨군요
잘 보았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안출하세요.
저는 거의 독조 위주 출조인데 지인들과 함께하는 조행기보면 또 다른 낚시의 즐거움을 알게 되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