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낚시인들이 그러하듯
롸비니도 비밀의 수첩이 있습니다.
올 봄에는...
파릇파릇 새순이 빨리 올라올
'남도 수로에서 시작해서 평지형 저수지 나가보자!'
3월 중순부터는 거주지 인근에 한방터도 둘러보고
' 여기는 아직.'
' 음~ 여기는 아직 이르지만 한번 들이대봐! '
4월 하순부터는 한번씩 계곡지도 체크해 봤죠.
이렇듯 계획을 짜고 움직이려면
다년간 축척된 정보가 필요하겠죠.
이 수로는, 이 저수지는, 이 계곡지는
뭐가 잘먹히고, 입질 시간대는, 대편성은 등등
그래서 롸비니는 올봄,
비밀의 수첩을 붙잡고 살았습니다^^:;
그리고 세운 계획!
아니 이게 계획? 이라고 하기도 뭐하지만요
도대체가 언제 메모를 했는지 모르겠더라구요.
암튼 수첩에 적힌 올해 계획은 이래요~
' 38cm이상을 잡으면
그 저수지는 올해는 더이상 안간다!'
ㅋㅋㅋ
아마도 제가 췻기에 끄적거린거 같은데
췻기에 끄적인거 치고는 또 너무 깔끔하게
메모됐어요! 그리고 저수지 이름까지ㅎㅎ
' 근데 4짜도 아니고 왜 38cm일까... '
' 그리고 38이상을 잡으면 올핸 그 저수지를
더 이상 안간다!'
도대체 멀보고 이렇게 적었을까 ㅋㅋㅋ
암튼요, 롸비니의 비밀의 수첩엔 요로코롬
씨알때기 없는 계획이 적혀있었구요,
그렇게 호기롭게 시작된 봄낚시는
호락호락 하지만은 않았었죠...
전북권의 한방터.
일반적인 저수지의 산란기보다 늦게 터지는 곳이고
낚시 장소가 많지 않기에 혼자 즐기기엔 딱이지만
시기를 잘 맞춰야지 아니면
입질 받기가 힘든 곳입니다.
3주전, 이곳에 첫번째 도전장을 내밀때는
추적추적 내리는 봄비가 기회가 될줄 알았지만
고배를 마시고 왔죠.
그리고 두번째도전때는
블.몬이를 타고 좋은 물색을 찾아
골짜기를 타고 들어갔지만
밤새 추위에 덜덜떨며 아침에 만났던
작은 붕어 한마리
꼭 트릭아트처럼 찍혔네요^^
그리고 세번째 도전이 펼쳐집니다.
어린이날 연휴에 열심히 일했으니
저도 낚요일에 푹 쉬어야쥬~♡
연휴에 많은 비가 내린후
쌀랑한 바람과 함께 시작된 세번째 도전.
비가 많이 내렸던지 수위가 20cm이상 올랐더군요.
연안은 물색이 맑아져 있었고
접근이 용이한 포인트엔
선객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죠.
그래서 오늘도 블.몬이를 타고 좋은 물색을 찾아
골짜기를 따라 들어가 보렵니다.
1시간 반가량 준비를 하고
흔건한게 묻어난 땀을 닦아냅니다.
(미×샤워기를 구입하신분들, 혹시 이상이 있어서
새로 구입 하실거라면 구입하지 마시고
A/S센터에 문의하면 2만원에 새제품으로
바꿔줍니다.)
???? ???? 팁!
샤워재계하고 꼬까옷 갈아입고
그님을 만나러 세번째 도전,
출항합니다!
이른 시간부터 준비한 출조에
한껏 여유를 부리며 골짜기 이곳저곳을 살피다
가장 맘에 드는 골짜기를 찾아 들어갑니다.
어휴~~
바람 많은 곳이지만 오후에 터진 바람은
비 온 다음이어선지 유독 더 들이댑니다.
북서풍의 바람을 등지고
포인트를 관찰하는데
영업상무들도 안보이고 이거 영~~
지저분한 바닥을 피해 깨끗한 바닥을 찾아
한대 한대 정성스레 세팅하는데,
날 따숴져서 근지 아님 수위가 올라선지
작은 루길이선생이 몇마리 나오네요
거의 따박 따박 받아먹습니다.
오후 4시가 넘어가면서 좌측 부들밭에서
산란의 몸부림소리가 들려오고
이소리는 이내 골짜기 전역에서 들려옵니다.
왠지 잉어와 붕어가 같이 산란하는듯 한데
여기저기서 영업상무들이 라이징을 하며
분위기도 좋아집니다.
그러면서 신기하게도 블루길의 입질이 뚝 끊깁니다.
옥수수가 워낙 잘 쓰이는 곳이지만
가끔씩 옥글루에도 붕어를 봤기에
미끼는 옥수수와 옥글루를 준비합니다.
그리고 옥수수와 밑밥을 숙성시켜서
붕어들을 꼬셔 보겠습니다.
저녁을 먹기엔 이른 시간이지만
바람에 낚시도 힘들고 해서
여유있게 혼자만의 만찬을 즐깁니다.
앜! 저번에 산 겹살이가 너무 질겨서
이번엔 오리에 김치를 구워봤어요^^
설겆이까지 다 마치니
해가 넘어가며 노을을 뿌리는 저녁.
하나 둘씩 밝혀지는 찌불.
역시 빛나는 찌불을 봐야 막혔던 혈관이 똭 뚫리면서
피거운 피가 온몸으로 쫘~악 퍼지는 것이ㅎㅎ
이제 밤낚시의 마력에 빠져들어가봅니다.
어둠이 완전히 내리면서 바람도 자고
영롱한 찌불이 금방이라도 올라올거 같았지만
역시나 터가 센 한방터 답게
일절의 움직임도 없습니다.
너무나도 고요한 밤.
이제나 저제나 언제 올라올지 모를 찌를 보며
망부석이 되어가지만
붕어는 이런 꾼의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묵묵부답.
새벽의 길목엔
언제 숨어들어왔는지도 모르게
자욱해지는 안개속에서
다시금 저수지에 활기가 돕니다.
입질시간이 된마냥 여기저기서
붕어의 라이징 소리가 들려오고
무거워지는 눈꺼풀의 무게를 이겨내려
종이컵에 따뜻한 커피한잔을
두손으로 만지작 거리며 안갯속에 희미해지는
찌를 바라보고 있는데...
정면에 32대가 살짝 고개를 내밉니다.
나도 모르게 갸우뚱ㅎㅎ
' 응! '
온 신경이 찌에 집중되어 있을무렵
정말로 찌가 스멀스멀 오릅니다.
챔질과 동시에 예삿놈이 아닌게
힘으로 느껴지며
낚시줄이 웅웅 울어재끼는데
'나와라! 내가 이겼다!'
할때쯤 발앞까지 다와서는
삭은 연 무더기로 파고드는 녀셕.
어쩔수 없이 의자 위로 올라가 낚시대를
치켜세워서 간신히 항복을 받아냅니다.
' 와~~ 이 체고 좀 보십시오'
이건 한번 재봐야 겠습니다.
' 이야~롸비니가 그렇게 기다리던
올해 첫 4짜 입니다!'
그님을 만난 기쁨에 한참을 자축하고 있는데
바로 옆에 찌가 어느새 다 올라 둥둥 거리는게 보이고
늦었다하는 챔질이었지만 물고 있었나봅니다.
연달아 나온 붕어에 정신이 바짝 들고
모든 피곤함은 어느 순간 사라집니다.
여느때보다 더 집중력이 상승하는 아침.
뿌연 안개속에서 어디서 찌가 오를까
기대를 해보지만...
' 역시 약속의 새벽 4시 뿐이였던가...'
뜬눈으로 밤을 꼬박 새워서
체력 소모가 많았던지
배에서 꼬르륵 꼬르륵 소리가 다 납니다ㅎㅎ
그래서 후닥닥 라면 두개에 차가운 햇반을
말았습니다.
일명 멍멍이죽으로 가끔씩 퍽퍽하게
후르륵 말아먹으면 이게 또 별미더라구요^^:;
이제 낚시할때만큼은 담배 좀 줄여보려고
안챙겨왔는데, 그것도 잊고 식후땡이 땡겨서
얼마나 뒤척였던지요ㅋㅋㅋ
올해 계획했던 곳에서 첫 4짜도 봤겠다,
아침도 든든히 먹었겠다,
세상 부럴게 없는 아침시간을 맞으며
한참 여유를 부리고 있는데
정면 연 무더기 옆에 바짝 붙여 놓은 대에서
입질이 포착됩니다.
한목 내 놓은 찌톱의 색깔이 바뀌더니
세마디를 올릴때쯤 챔질로 가져갑니다.
그리고 채비를 정리하던 중 바로 옆 찌가
오르는게 보이고 좋은 파이팅을 보여주며
허리급이 나와주네요.
붕어들이 몰려온듯 여기저기서 꿈벅이고 깐죽이는 입질을
보이다가 이내 보여주는 멋진 찌오름에
아침 낚시가 재밌고 분주합니다.
전지적 캡라이트 시점에서 바라봤는데
정면의 해가 물위로 반사되어지는 눈뽕속에서도
붕어들은 멋진 찌오름을 보여주네요.
아침 9시가 되면서 부터는
햇살이 너무 뜨겁고 입질도 뚝 끊깁니다.
방금 전의 움직임을 보여준곳이 맞나 싶을정도로요.
' 이제 끝인가 보구나 ' 하고
휴식을 준비하던 사이
새순과 연줄기 무더기 사이에 넣어 놓았던 찌가
다 올라와 있습니다.
' 이런걸 다 놓쳤네 ' 하며
미끼를 다시 달어 집어 넣었는데
1분도 안되서 찌가 다시 움직이고
꿈벅꿈벅하더니 쭈욱 올립니다.
26대에의 낚시대를 울렁이며 저항하던 녀석은
뜰채에 담기긴 전에는 물까지 튀겼는데요,
이야~~오늘 낚시의 대미를 장식한
4짜 붕어입니다.
이녀석을 만나고는 얼마나 기쁘던지요.
그렇게 간당간당한 녀석들만 만나서
굉장히 고파있던 시기에 만난 행운이라
바로 ' 낚시 끝 ' 을 외치고 휴식에 들어갔습니다ㅎㅎ
한여름처럼 뜨거운 햇살이었지만
앞뒤로 창문열고 자연을 맞으면서 물위에서
취하는 휴식은 이루 말로 형언할수 없습니다♡
얼마나 잤을까요?
전날 아침 일찍 도착해서 하룻밤을 꼬박새고
다음날 오전까지 했으니...
눈떠보니 다시금 북서풍의 떵바람이
매섭게 불고 있었습니다.
왜 그런말 있잖아요~
' 승자의 여유! '
' 다 이루었다! '
이번 출조는 하룻밤 낚시로 족합니다.
올해 첫 4짜붕어 두마리와
허리급을 포함해서 월척을 마릿수로 만났으니
이건 제 복에 과분할 정도의 행운입니다. ^^:;
다시 두둥실 뱃놀이하며 뭍으로 돌아오는길
이곳에 도전했던 지난 1차,2차 때보다
당연히 맘이 가볍고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에
여유가 생겼구요,
이번을 시작으로 더 많이 나와줄거 같긴한데
올해는 계획대로 이 곳은 과감하게
패스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뭐, 제가 다시와서 달라고 애원해도
잘 안주는 곳이지만요ㅎㅎㅎ
3번의 도전만에 대박행운을 안겨준
고마운 녀석들.
' 4짜 쌍둥이 붕어형아들,만나줘서 고맙구'
'산란의 상처 완전히 아물어서
더 멋진 붕어가 되어라'
' 퐉! 물은 튀기지 말랑게.
얌전하게 가야지ㅋㅋ '
마지막으로 제가 만든것들과 주위의 흔적들은
싸그리 챙겨 가져왔습니다.
전북권의 터센 한방터에서
세번의 도전끝에 만난 대박 행운!
밤에 찌불의 오름을 만났으면 더 좋았겠지만
긴 기다림 끝의 새벽에 만난 4짜 붕어와
그 외의 행운들이
올해 롸비니의 비밀의 수첩에 세겨진
계획들을 연장시킬거 같은 예감입니다^^
긴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리구요,
다음주에는 더 멋진 도전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축하드립니다.
거기에 올해 첫4짜 두마리나 손맛보심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ㅎㅎ
항상 안출하시고 건강하세요.~~~
잘 보고 갑니다....
최근 조행에서 붕어라고 6치만 넘기면
싹다 아이스박스에 넣어가는 사람들만
하도 봤더니 놓아주는 모습이 너무 보기가 좋네요
붕어액기스 그게 그렇게 좋은건가..,
잘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