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조행기] 다시 찾은 산속계곡지

창문을 열고 운전할수 있을 정도의 날씨는 가을이 슬금슬금 다가오는냥 맑고 쾌청합니다.

지금은 고즈넉한 국도를 여유있게 드라이브하는 모습같지만

살짝 지친 상태예요^^:;

서산을 갔다가 여건이 여의치않아 청양으로 내려왔다가

다시 정읍, 그리고 부안까지 봤는데...

어쩔수 없이 더 밑으로 내려가서 저번에 출조했던 산속 계곡지로 향합니다.

 

다행히 산속에 계곡지는 덩그러니 혼자입니다.

저번 출조때 붕어를 만났던 곳에 다시 점빵을 차리는데

수위가 더 불었더군요.

 

불어오는 바람이 지난번 출조때보단 훨씬 시원해진듯 하네요.

잠시 좌대에 앉아 땀을 식히는데 저멀리에서 몰려오는 구름이 수상쩍스럽습니다.

점점 몰려오는 구름에 쫓기듯 세팅을 하는데

출조 경험이 있는 곳이다보니 금방 수심대를 찾습니다.

수위가 조금 더 불어 4.4미터권...

'이번에도 붕어를 보여주겠지!'

하며 열심히 옥수수어분글루텐과 옥수수를 이쁘게 꿰어 넣어봅니다.

식사하긴 조금은 늦은 시각.

같이 동출한 형님께서 밥을 지어주셨어요.

올해 늦겨울, 서천 축동지에서 해주셨던 김치찌개가 그리워

'해달라고~~ 해달라고' 그렇게 졸랐더니

앞다리살 푸짐하게 넣고 푹 끓인 김치찌개를 해주셨어요.

거기에 갓김치, 파김치, 삼치구이까지~♡

도톰한 고기에 푹익은 김치. 걸죽한 국물이 환상적인 궁합을 이룹니다.

 

저수지에 늦게 도착한터라 찌불을 밝히는 시간도 지체되었습니다.

그래도 역시나 밝혀진 찌불을 보니 혈액순환 확! 되면서

온몸이 편안해지네요ㅎㅎ

이곳은 전형적인 한방터입니다.

밤에는 입질이 전혀 없었고 새벽녘에나 녀석들이 찾아와 주었었죠.

아니나 다를까 오늘밤도 조용합니다.

낮동안 오랜 운전으로 피곤함이 배로 전해지네요.

한 두시간 정도 쉬었을까요~~

새벽 4시부터 다시 쪼아 봅니다.

저번엔 4시50분, 5시50분 경에 두녀석을 만났었는데요,

이번에도 어김없이 6시가 되기전 한마리가 나와줍니다.

긴대 55대, 옥글루를 먹고 한번에 쭈욱 올리는 녀석은

31.5cm 월척붕어였어요.

지난번의 기억으로 아침 낚시에 기대를 걸었는데

오전 9시가 다 되어서 34cm의 두번째 붕어가 나와 주었습니다.

 

지난 출조때는 오른쪽 제방을 바라본 자리에서만 입질을 받았는데 이번엔 정면에서만 어신이 찾아오네요.

정면에서 떠오르는 태양의 눈부심과 타들어가는 강렬함에 강제 휴식을 취하는 오전시간.

햇볕은 뜨겁게 내리쬐지만 산들산들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하여 텐트안에서 누비적거리는게 세상 편합니다.

 

 

점심시간이 지나면서 소나기 예보가 있더니 저 구름이 소나기를 몰고왔네요.

 

적지 않은 양의 소나기는 두어시간 좀 넘게 내립니다.

파라솔을 붙잡아얄 만큼 이따금씩 강한바람도 합세하지만

미리 좌대의 뒷다리를 높여놔서 비는 앞쪽으로 스며들지 못하더군요.

요즘 비소식이 잦잖아요!

그래서 저는 아예 세팅때부터 좌대 뒤를 조금 높게 세팅해요ㅎㅎ

 

오후 3시가 넘어서도 비는 그칠생각이 없는거 같아

이른 저녁식사를 합니다.

겹살이를 굽고

오리에 김치를 넣고 볶아서 먹다가!

형님 미소보고 체할뻔 ㅋㅋㅋ

                         ' 살인미소 우리형님 ~♡ '

 

 

 

빗줄기가 슬슬 약해지기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수면위로 자욱하게 퍼지는 물안개.

그리고 비를 거두겠다고 약속이라도 하듯 일곱색깔

무지개가 다리를 놓았습니다.

물안개와 약속의 무지개의 기분좋은 징조로

이틀째 밤낚시에 돌입합니다.

 

 

비구름이 걸치는 산속의 계곡지의 밤은 맑은 날에 비해 예상보다 일찍 찾아옵니다.

그리고 수많은 구름들이 찾아왔다 떠나길 반복했죠.

 

수면위의 물안개를 보고 저녁낚시에 너무 많은 기대를 걸었었나 봅니다.

역시나 꿈쩍을 않하는 찌불.

잠시 자리를 비우고 형님자리에 가서 담소를 나누고 있는데

저멀리 제자리의 찌중에 정면 60대의 찌불이 빨간색으로 바뀌면서 쭈욱~! 올라왔다 내려갑니다.

ㅋㅋㅋㅋ

얼마나 기다렸던 입질인데 처음으로 자리를 비운사이 밤낚시에서 처음입질을 형님자리에서 보고 말았네요.

오늘밤 날씨, 정말이지 변화무쌍합니다.

달님이 비췄다가 구름이 끼었다가 비가 나렸다가

안개가 내려앉기도 하고...

' 기다리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붕어가 나의 것임이요~! '

밤 10시경.

그토록 기대했던 밤낚시에서 첫붕어가 나옵니다!

이번에도 정면 55대.

옥수수어분글루텐을 취한 녀석은 찌를 쫘악~~올리다가

갑작스럽게 물속으로 끌고 들어갑니다.

챔질 끝에 물파장과 파이팅을 보여주는 녀석은 34.5cm의

잘생긴 월척붕어였습니다.

기다림은 긴데 비해, 항상 만남은 짧은거 같습니다.

 

기대했던 밤낚시에서 처음으로 만난 붕어를 다시 돌려 보내주고 긴밤을 지세웠지만 더 이상 녀석들은 얼굴을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그렇기도한게 오후시간 소나기가 한창 내리고 있을때

수문을 열고 가시더라구요.

철수전에 보니 8센치정도 수위가 내려가 있었습니다.

 

철수 후 바로 출근준비를 해야되서 이른 아침부터 마감을 서둘렀습니다.

다행히도 구름과 안개를 몰아내며 햇님이 나와주면서 일광욕을 시켜주네요.

젖었던 장비들은 금새 바짝 마르고 주변정리,청소하기도 수월한 철수길이었습니다.

 

반나절의 답사 끝에 여건이 좋지 않아 다시 찾아온 산속의

계곡지는 고맙게도 그님을 내어 주었습니다.

역시 '구관이 명관' 인거겠죠!^^

 

요 몇주 회원분들과 번갈아가며 동출하고 있는데

비소식이 잦은 다음주는 어떤분과 어디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지 벌써부터 궁금해지고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