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조행기] 소나기가 지난 후 찾아 온 월척붕어

태풍 카눈이 한반도로 오기 전날.

가벼운 마음으로 장비를 챙겨

예전에 잠시 둘러봤던

강계로 나와봤습니다.

 

인적이 없고 비닐하우스와 작은 밭만이 있는

시골의 한적한 농로길을 따라가다보면

강가가 옆으로 보이고

차 대고 가까운 포인트들이 많습니다.

지난 장마때 폭우로 이곳도

범람 했었던 모양입니다ㅠㅜ

 

따갑게 내리쬐는 오후의 햇살을 피해

그늘진 숲속으로 들어갑니다.

 

 

 

뒷산으로는 해가 넘어갔지만

아직은 후텁지근해서 땀이 줄줄 흐르는

오후의 낚시.

하룻밤 빡씨게 지세울거

이른 식사로 영양보충을 합니다.

오랜만에 겹살이에 구운김치가

끝내주네요.

삐질삐질 땀 흘리며 먹을만 합니다^^:;

 

식사를 마칠 때 즈음

몰려오는 먹구름

그러면서 한번씩 부는 바람이 상당합니다.

 

바람은 비까지 몰고왔는데

한바탕 시원하게 뿌려대더군요.

 

 

 

오늘은 갓낚시와 짧은대 위주의

정숙하며 집중하는 낚시로 도전해봅니다.

 

저수지 낚시를 주로 하다보니

강계낚시는 미숙한지라

미끼에 대한 확신이 없다보니

우선 옥수수 10대를 장전해봤더니

요런 녀석이 몇마리 나오더군요.

찌를 자꾸만 옆으로 끌고

갖고 들어가요ㅋㅋㅋ

 

칠흑같은 어둠속에서

간혹 지나가는 차량의 불빛만이

친구가 되어주는 밤.

 

주룩주룩 내리는 빗방울이

더욱더 으스스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숲속에서

의지할거라곤 라디오밖에 없는데

간혹가다가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들리면

라디오 소리를 줄이고 헤드라이트를 켭니다

뭐가 저리도 부스럭 거리는지

몇번을 뒤돌아보게 하는 수풀

게다가 앞산과 뒷산의 폭이 좁다보니

한번씩 쩌렁쩌렁 울려대는 고라니 소리에

깜짝깜짝 놀라게 됩니다.

이렇게 외딴 곳에서 독조를 즐길땐

뭐라도 들고 있어야 맘이 편할거 같더라구요ㅡㅡ:;

 

간혹가다 찌에 반응이 오면

긴장을 하지만

역시나 요런 강고기뿐...

 

 

 

미끼를 글루텐계열로 바꿔봐야겠습니다.

뭐 갖고 있는건 몇가지 없지만

그래도 주력으로 쓰는 옥수수어분글루텐을

건탄처럼 딱딱하게 개어서

다시 10대를 장전합니다.

 

밤 11시가 되면서 강고기들의 입질이 줄어들고

비 바람이 죽으면서 날이 개이기 시작합니다.

오랜만에 보는 맑게 개인 밤하늘~♡

 

그렇게 시원한 바람과 함께 밤이 깊어가면서

기대감이 올라가는 분위기입니다.

 

그리고 찾아온 어신.

이번 입질도 강고기처럼 옆으로 끄는가 싶더니

살며시 고개를 듭니다.

' 그래, 그래, 그래! '

' 쉬이익! '

순간 옆으로 째는 강한 힘에 짧은대가

울렁울렁대면서 잉언가 했는데

역쉬!

뜰채에 올라온건 허리급의 붕어입니다.

FTV에서 보면 강붕어들은 아가미쪽에 돌기가 있고

몸통에 검은반점 같은게 있다던데

이녀석은 저수지에 사는 붕어처럼 생겼습니다.

뭐가 어찌됐건 붕어와의 만남이

너무나 설레이고 반갑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않아 이어지는 입질.

이번에는 첨부터 아예 끌고 들어가더니...

자라의 역습이 시작됩니다.

이녀석은 목을 이렇게나 길게 빼네요ㅎㅎ

 

오늘 자라중에 최대싸이즈.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더니

싸이즈가 큰 자라는 진짜 등껍질이

솥뚜껑처럼 생겼네요.

' 무섭다 야~ 금방 놔줄께 앤간치 쳐다봐라 '

 

 

새벽으로 가면서 맑은 밤하늘 위로

환한 조명이 비취더니

 

 

얼마 지나지않아

날씨가 급변함과 동시에

바람이 강하게 불어댑니다.

다행히 숲속에 나무들이 바람을 많이 막아주어

버틸만은 했지만

날씨가 바뀌면서 입질이 뚝 끊겼습니다.

 

날이 밝아지면서 쉬어가는 바람.

바람이 자면서 여기저기서 아침피딩타임의

움직임이 찾아옵니다.

당연한 것처럼 첫수는

역시나 강고기

 

그리고 예상치 못했던 붕어도 찾아옵니다.

역시 작은 녀석들은 비늘이 엄청 거칠더군요.

 

요 녀석은 갓 8치의 붕어

찌를 순간 들어올리더니ㅎㅎ

살치가 빠지면 서운하죵~~^^:;

 

8치에 간당간당한

녀석을 마지막으로 하룻밤 낚시를 정리합니다.

 

조금 더 지켜보고 싶었지만

잡어의 성화가 시작되었고

날씨도 점점 흐려집니다.

 

하룻밤 밤낚시.

강고기와 자라, 살치

그리고 8치부터 허리급까지

아기자기한 손맛을 선사한 녀석들을

돌려보내고

 

 

뒷정리 할것도 없는 깨끗한 곳을

다시 한번 꼼꼼하게 뒤돌아보고 철수합니다.

 

태풍이 곧 한반도를 떠날거 같습니다.

그러나 혹시나 모를 산사태와 범람에

유의하시면서 안출하시길 바라며

' 두번 다시는 물로 심파하지 않겠다 ' 는

약속의 무지개를 보내드리며 조행기 마치겠습니다.

저는 다음주 더 멋진 곳에서 인사드리겠습니다.

긴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