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 제 인생에 있어서 많은 시간을 함께 해 온 취미입니다.
개인적으로 나름 멋과 풍류가 있는 고상한 취미라고나 할까... 아무튼 "패스트" 시대에 "여유"와 "느림"의 미학을 만끽할 수 있어 좋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권태기인가 봅니다. 낚시인이라는 것이 부끄럽고 낚시란 취미 생활에 대한 회의감이 자주 들곤 합니다.
회원님들은 "낚시 괜히 배웠나?"하는 생각해 보신적 없으신지요?
저는 다음과 같은 경우 낚시가 취미인 것이... 낚시인이라는 사실이 많이 부끄럽습니다.
1.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또 개선의 희망도 없는 쓰레기 문제...
몇몇 사람이 아무리 노력해도 불가 항력인것 같습니다. 며칠전 저와 불과 7-8 미터 떨어진 거리에서 낚시한 사람들이 가고 난 후 철수길에 보니 고기구워 먹은 불판, 지렁이통, 음료수병 등 모든 쓰레기 그대로 두고 갔더군요. 제가 옆에 앉아 있어서 설마 그냥 가겠나 싶었는데 어둠을 틈타 그대로두고 갔더군요. 그 쓰레기 주우면서 마음이 뿌듯하기 보다는 서글프더군요. 집에 돌아와서 낚시할 때 입은 바지에 왠 숯검정을 이렇게 묻혀 왔느냐는 마누라의 잔소리에 대답도 안하고 있었습니다. 묵묵부답인 저에게 한소리 더 합니다. 바지에서 왠 지린내가 나? 오줌 질겼어? 갑자기 쓴 웃음이 납니다. 그 놈들 불 끌때 저수지 물 부은게 아니라 오줌으로 해치운 모양입니다.
2. 남을 배려하지 않는 상식과 예의 없는 행동들...
모처럼 호젓하고 여유있는 출조를 위해 산골짜기 저수지에 동료와 단둘이 출조를 했는데, 대편성을 막 끝내자 대구 넘버의 차량이 몇대 들어오고 6명이 내리더군요. 순간, "오늘 밤도 글렀구나"라고 생각하고 동태를 살피니 다대편성에 자립형 받침틀까지... 나이도 50-60대 정도여서 낚시 초보자는 아니니 다행이라고 안도했는데... 밤새 고기굽고, 술마시고 떠들고... 가슴 속이 부글부글 끓어 오르기 시작하는데 느닷없이 "깡 깡 깡..."하며 릴 받침대 박는 소리가 나자 드디어 동출한 동료가 폭발했습니다. 동료 "이보시오.. 지금 뭐하는 겁니까?" 그 놈 "입질도 없고 해서 릴 던질려고요" 동료 "저녁부터 지금까지 그만큼 떠들었으면 됐잖아요, 릴은 던지지 마세요" 그 놈 "예, 알았습니다"... 순간 우리는 2, 저쪽은 6... 가장 길고 튼튼한 앞받침대를 찾기 시작합니다. 다행이 그 사람들이 수긍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되고, 새벽까지 조용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아침이 밝아 철수를 하기 전, 이른 아침부터 제초작업을 하던 인접 과수원 주인에게 인사를 하는데, 옆의 자리에 지렁이통, 떡밥 봉지, 음료수통, 못 쓰게 된 낚시대 등 가져온 것 모두 버려 놓았더군요. 과수원 주인이 그 사람들에게 쫓아가서 잔소리를 합니다. 주인 "쓰레기 저렇게 해 놓고 가면 누가 치웁니까?" 그 놈들 "지금 치우고 있는 중이잖아요" 주인 "지금 바로 치우소" 그들 중 한 명이 가더니 빈손으로 오더군요. 일행이 "쓰레기는?"하고 묻자 "뒤에 모아 놓았다"라고 합니다. 흩어 놓으면 쓰레기 투기고 모으면 쓰레기 투기가 아닌가요? 그저 쓴 웃음만 나옵니다. 동료가 참견할려는 것을 억지로 말렸습니다.
귀가하는 길에 운전하는 동안 내내 "내가 낚시를 꼭 해야 하나?" 하는 생각만 하고 왔습니다. 언젠가 부서 회식때 취미가 낚시라고 했더니 젊은 여직원 하나가 "어머머... 부장님 취미가 낚시세요... 낚시는 노숙자나 실업자들 취미인 줄 알았는데..." 라고 하던 말이 귓가를 울립니다.
낚시터 쓰레기 문제, 낚시터 예의범절... 과연 해결책은 없는 걸까요?
추신 : 아래는 천지호님으로부터 무료 분양받은 리본을 설치한 인증샷입니다. 지금까지 두 곳의 저수지에 설치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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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낚시는 제껴두시고 청소와 계몽을 하시는 분이 계시기에,
버리는 사람보다 줍는사람이 더 많기에 부끄럽진 않습니다.
계속 계몽을 해 나가면 반드시 깨끋한 날이 오겠죠.
예절문제는 쉽사리 해결 되지 않을것 같구요.
낚시터 환경개선에 미력하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지만, 근래들어 회의감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더운 날씨에 땀을 뻘뻘 흘리며 주변 쓰레기 줍는 직원이 안쓰러워서 "자신의 쓰레기만이라도 깨끗이 치우면 기본은 하니 그만 해라... 그렇게 치워도 내일이면 다시 원상태일 것을..." 라고 만류했던 적이 있습니다.
예전같으면 그냥 좋은일 한다고 칭찬만 했을텐데... 치우는 사람 따로 있고, 버리는 사람 따로 있다는 현실이 우울하게 합니다.
묵묵히 환경개선에 앞장서시는 회원님들... 늘 건강하시고 가내 평온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쓰레기 버리고 간다고 너무 심하게 꾸짖지는 마십시요
잘못하다가는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하는 어처구니 없는 말을 들을수도 있습니다
고생만 실컷하는 꼴이 될수도 있습니다
아무리 얘기해도 어릴적 가정교육이 지데로 되지 않는 사람들은
평생 그 모양으로 살아갈 겁니다
쓰레기 버리고 거기에서 물고기 잡아서 먹을거고....
행복하고 건강한 출조 되십시요
공감도 많이되구요
좀더 노력해야하는데 하면서도
잘안됩니다.
전 낚시취미가 부끄러울때가 낚시끝내고나서 씻지못한얼굴,더러워진옷,땀으로범벅이되어 냄새나는 나의 몸둥아리..
그 몰골로 다니면 엄청나게 부끄럽더군요...ㅎㅎㅎ
저번 출조마치고 집에들어와 집사람에게 등좀 비누칠을해달라했더니..집사람왈..몸에서 쉰내가난다고하네여...ㅋㅋㅋ
우리동네 음성에도 저 리본이 나부끼는 날이 오겠죠
열심히 쓰레기 청소 하겠습니다
다같이 노력해 보자구요
단란해 보이는 가족끼리 아유회한 자리에 쓰레기 그냥두고 가는 것도 자주 보게되는데요,
제속으로는 "참 자식교육 잘 시키고 있다 ㅉㅉ" 하고 말지만
그저 부지런히 자기것 치우고 또 힘좀 더내서 주위것도 치우고 하다가보면
좀더 깨끗한 환경이 되겠지요. 뭐!
가을전설님! 계속 화이팅요!
부끄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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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엔 딱 두 부류의 인간들만 보입니다.
"버리는자와 버리지 않는자...."
육짜붕어님, 고수님, 미지랑님, 소렌토님, 꺼이허이님... 댓글 감사드리구요, 늘 안출하십시오.
저도 버려진,숨겨진 쓰레기를 볼 때마다 이 놈의 낚시"질"이란 게 부끄러워지곤 합니다
자발적이거나 자주적으로는 해결되지 않을 것같다는 불길한 생각도 듭니다.
어쩌면 우리 세대에선 난망한 일이니 후손에게는 뭐라 해야 하나...하는 자괴감도 들지요.
어느날엔가 온 낚시터에 쓰파라치가 진을 치고 CCTV 가 설치되는 비극이 일어날까 두렵기도 하고요.
하여간에 님과같은 분이 계시는 한 불길한 미래도,우울한 비극도 없을 것이란 희망을 가져봅니다.
가보면 정말 인간적으로 더러워서 낚시대를 확 꺼꾸러 처박아버리고 싶을 때가 있어요,
한마디 하면 자기들은 절대로 안 버리고 먼저 간 사람들이 한 것이라고 뺌질합니다.
떡밥 봉지, 글루텐 봉지 지렁이통 ,라면 봉지 처 잡수시고 난 찌꺼기 막 버리고 담배는 왜그리 뭔 웬수라도 졌는지 빨라 필타인가 필터인가 까지 물고 침이 질질 흘릴때까지, 에라이, 낚시는 취미이고 인간적이고 쉼이고 휴식이며 제 충전의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앉은 자리 우리의 자리입니다.
누가 정리하고 누가 지켜줍니까? 여러 조사님들 낚시가서 조금만 힘냅시다. 땀몇방울 흘리면 우리 자리가 좋아집니다.
시골 노인할머니 할아버지 청년들 서운타 마시고 우리가 쪼금만 집에 10분만 늣게 오면 되고 조금만 일찍 마무리하면 당신 좋고
다음 조사님 들 좋고 농부님들 좋고 환경 좋고 ,,, 잘난척했다 마시고 조금 약발이 되었습면 합니다. 저도 많이 반성 합니다.
이번 가을에는 우리 모두 안전한 출조길 되기를 원합니다.
모두 꿈에그리던 그 놈 한번 만나야지요.,,,,,,, 원하시는 일 잘 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