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 후 첫 예비군 훈련인데, 외곽지 훈련장이고 휴일은 버스 노선이 바뀐다며 | |||||||
난감해하는 아들에게 애비가 태워주겠노라 말을 하였지요. | |||||||
내심 태워주기를 바랐지만 선뜻 말하지 않는 아들의 속내를 애비는 모를 리 없었습니다. | |||||||
30분 전에 도착하라는 통지를 강조하는 병아리 예비군 아들을 위해 | |||||||
여유 있게 조금 일찍 출발하였지요. | |||||||
도착하기 3Km 전, 예비군 한 사람이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 |||||||
조금 힘들겠구나 생각하며 지나쳤는데 | |||||||
이번에는 두 명의 예비군이 보였습니다. | |||||||
그리고 문득 든 생각, | |||||||
아! 태워주어야겠구나... 마음먹었었는데… | |||||||
이미 지나쳐 버리고 말았습니다. | |||||||
순간 판단력이 무뎌진 자신보다 애꿎은 세월을 탓하며 | |||||||
알 수 없는 미안함이 정수리에 가볍게 내려앉았습니다. | |||||||
묘한 아쉬움도 잠시, 곧이어 또 다른 두 명의 예비군이 보였습니다. | |||||||
뒤돌아서서 멈칫멈칫하며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한... | |||||||
망설임 없이 차를 세우고 | |||||||
"타~소!" | |||||||
그들은 마치 횡재라도 한 듯이 차에 타고는 | |||||||
깍듯이 "감사합니다."를 연이어 하였습니다. | |||||||
그리고는 외지에서 왔는데 버스 노선 변경을 몰라 중간에서 내려서 | |||||||
걸어가고 있었다는 얘기를 하며 감사하다는 얘기를 또 한 번 하였습니다. | |||||||
(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아들은, 이들이 지치고 짜증 나 돌아갈까 생각도 했는데 | |||||||
그때 마침 나타난 제가 구세주 같았다고 하더군요. | |||||||
아들은 이들과 같이 훈련받고 얘기도 하며 심심치 않게 훈련을 했다 | |||||||
전해주었습니다.) | |||||||
아들과 두 명의 예비군을 내려주고 돌아오면서 | |||||||
시선은 건너편 도로를 응시하고 있었습니다. | |||||||
두 번째 보았던 두 명의 예비군이 보였습니다. | |||||||
U턴을 하여 그들을 태우고 훈련장에 내려주면서 | |||||||
마지막 남은 한 명의 예비군도 태워주자는 알 수 없는 책임감이 들었습니다. | |||||||
남은 한 명의 예비군을 태워주고 돌아가는 길, | |||||||
늦은 판단으로 인한 아쉬움을 털어버릴 수 있어 다행이라는 마음이었습니다. | |||||||
아니, 아쉬움을 넘어 왠지 기분까지 좋아지는 아침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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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도움의 말을 건네는 것 조차
의심을 받는 경우가 있기에
쉬운일이 아니죠.
용감하셨습니다.
용... 돈... 좀... ㅡ,.ㅡ"
오랜만에 오셔서
가슴 뭉클한 미담을
들려주십니다
아주아주 잘하셨습니다~~
잘 지내시지요
그나저나 울 아들래미들은 언제 예비군가나...ㅋㅋ
초딩, 중딩, 고딩, 대딩, 현역...그리고 예비군...ㅠㅠ
중요한건, 그런 선행하는 모습들을 알게모르게 아드님도
배우고 있겠지요...
가까이 계시는것 같은데 경산 나오실일 있으시면 가게에 한번 들러 주십시요.
곡차 한전 올리 겠습니다.
따뜻한 글로 오셨습니다.
환절기 건강 잘 챙기십시오~~!!!!
글 내용에 대한 쑥스러움으로
글을 써놓고 며칠을 머뭇거렸습니다.
이런 작은 일에 기분까지 좋아지는 것을 보니
그동안 내가 얼마나 이기적이었는지 느껴졌습니다.
답글 주신 분께 감사드리고
다녀가시는 모든 분께도 인사드립니다.
엄지 척!!
이 글을 본 지금 이 시간 이후부터는 일이 잘 풀릴 것 같습니다. ^^
짝짝ᆢ99 짝짝
이미 아들은 40대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