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를 시작하면서....
역사(歷史)는 거울이다. 개인의 거울이 아니고 나라의 거울이다.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것은 선인(先人)들의 지혜를 배우고, 자기 성찰(省察)의 기회로 삼기 위해서다.
시간이 흘렀다고 해서 이미 옛이야기가 아니고, 옛날의 경험과 지혜가 오늘날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는 것은 진리(眞理)는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진리는 가장 단순하고 간단하지만 따르기 힘든 것은 자기와의 싸움에서 이기지 못하기 때문이다.
온고지신(溫故知新)
옛것을 모르고 새것을 알 수가 없다.
어제의 나를 보아야 오늘의 나를 알 수가 있고 내일의 나를 생각 할 수 있을 것이다.
불가(佛家)에서는, 전생의 너를 알고 싶거든 현세의 너를 보고, 내세의 너를 알고 싶거든 현세의 너를 보라는 말이 있다.
여기, 한 선인의 이야기를 쓴다.
하급관리를 지낸 역관(譯官)의 이야기가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 교훈이 되겠기에 써 보았다.
교과서가 아닌 만큼 각색을 하였으니 재미있게 읽어 주시고, 잘 못된 부분이나 표현이 있으면 지적을 해주시기 바란다.
작금(昨今)의 정치생태를 보면서.....
2003.7.22 ---------안동어뱅이 올림--------
역관(譯官) 홍순언(洪純(彦)
1. 몸을 파는 소녀.
홍(洪)역관(譯官)은 밤이 깊은 연경의 밤거리로 나왔다.
명나라로 사신(使臣)을 수행해서 가는 길인데 다른 사람들은 오랜 여독(旅毒)을 못 이겨 객사(客舍)에서 잠들었지만, 홍역관은 객기(客氣)가 발동하여 술이나 한잔하려고 주머니에 동전을 몇 푼 넣고 밤거리로 나온 것이다.
이리저리 밤거리를 거닐던 홍역관은 어느 청루(靑樓)앞에서 발걸음을 멈추었다. 대문에 큼지막하게 방(謗)이 붙었는데, 3천냥에 몸을 파는 처녀가 있으니 원하는 사람은 주인을 찾으라는 것이다.
하룻밤 몸값이 10냥이면 충분한데 3천냥이면 너무나 몸값이 비싸 호기심이 일어났다.
'황녀(皇女)라도 된다는 말인가?'
한참동안 머뭇거리던 홍역관은 대문을 밀치고 들어가면서, "이리 오너라." 하고 호기있게 주인을 찾았다.
청루의 주인이 홍역관을 바라보니 갓을 쓰고 도포를 입은 늠름한 모습도 마음에 들었지만, 조선사람이라는 것이 더욱 더 구미가 당기지만, "꼭히 살 마음이 있으면 낭자를 보여주지만 장난삼아 하는 것은 안 됩니다." 하고 머뭇거리는 것이다.
"물건을 보지도 않고 어찌 흥정을 한단 말이오! 본 후에 결정하리다."
홍역관의 위압감에 못 이긴 주인이 홍역관을 조용한 방으로 안내하고 술상을 내 놓았다.
조금 후 문이 열리며 아름다운 처녀가 살포시 들어와 고개를 숙이고 인사를 했다.
홍역관은 마시던 술잔을 내려놓고 찬찬히 처녀를 바라보았다.
열 예닐곱이 되어 보이는 처녀는 얼굴이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몸에는 귀티가 흐르고 있었다. 술집에서 몸을 파는 여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저(小姐)는 어이해서 3천냥에 몸을 팔려고 하는가?"
홍역관은 술잔을 들이키며 굵은 목소리로 물었다.
소녀는 눈을 들어 홍역관을 바라보더니 가벼운 한숨을 내 쉴 뿐 얼굴에 가득히 수심만 띄고 있었다.
한동안 말이 없는 소녀는 가느다란 목소리로 말했다.
"소녀의 아버지는 남경(南京) 호부시랑(戶部侍郞) 이였습니다. 그러나, 역모(逆謀)에 연루(連累)되었다는 누명(陋名)을 쓰고 참형(斬刑)을 당하여 시신(屍身)이 저자거리에 버려져 있고, 어머니는 관기(官妓)로 끌려가고, 저는 기생(妓生)으로 팔려오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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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하루 되십시요
주울~줄 잘도 나오네요
빨리 올리주이소. 건강하시고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