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녀석 데리고 싸우나엘 갔더니 한켠에 이발소가 있습니다
어르신들 면도하는곳 정도로 이제 낯선곳이 되버렸지만
반가운 마음에 선뜻 안으로 발을 디뎠씁니다
예전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지만 여전히 투박한 맛은 그대롭니다
미용실로 이발을 하러 다닌지가 30년도 넘었으니
이발소에 들어와 본지도 30년만이네요
목에 커다란 보자기를 두루고는 양끝을벌려 빨래집게로
벽에 고정해 두고 잘라낸 머리카락을 받아냅니다
이짓도 20년만 지나면 하는 사람 없을거야
우리가 마지막 세대지 ..사라져가는 이발소에 대해
안타까운 심정을 말씀하시면서도 화려했던날의 추억들을
자랑삼아 내비치십니다
예전엔 모 호텔에서 근무했는데 귀한 손님들이 많았어
일부러 찿아오는 이름만 대면 알만한 사람들도 많았고 ..
이발을 하고나니 제게 딱 맞는 스타일이어서
기대이상의 만족감이 듭니다
다만 귀밑 머리를 가로로 컷트해 갓 제대한 군인처럼
딱딱해 뵈는것 빼곤 다 맘에 듭니다
저 어렸을때 이발소
연통을 단 난로위에 주전자 물이끓고 연통위엔 젖은 수건을
걸어 말렸습니다
크고 높은 의자의 손걸이에 널판지를 걸쳐 그위에 앉으면
출입문 윗쪽에 이발소에서만 보던 명화들이 여럿 있었죠
아저씨가 머리를 깍아내는동안 어찌나 잠이 오던지
꾸벅꾸벅 졸다 꿀밤 몇대맞고나면 이시원스런 두피가 드러납니다
다음은 면도를 하는데 그 면도가 참 대단한 기억이었죠
기둥에 걸린 가죽에 면도칼을 쓱쓱 비벼대고 나서는 비누붓칠을하고
손가락 끝을 이마에 대고 칼을 미는데
머릿칼 하나 하나가 잘려나가는 소리 하나 하나가 섬세하게 들렸습니다
그 예리한 칼날이 귀뒤를 돌아갈때 하필이면 재채기가 나올라 치면
숨을 참어가며 기침을 안으로 꾸역꾸역 구겨 넣어야 했습니다
면도를 하고나면 불안한 마음은 끝입니다
고개를 꺽어 머리를 숙이게 하고는 시원하게
머리를 감겨주는 순서죠
하얀 백조표 세수비누 .그리고 작은 손조로
뜨거운 물과 찬물을 반씩 섞어 머리를 적시고 굵은 손가락으로
벅벅 문질러 주시면 그 시원함 이루 말할수 없었죠
난로와 빨래비누 냄세 그리고 벽에 걸려있던 명화들 ..
그 시절 이발소가 문득 그리워 집니다
스마트폰으로 글을 쓸려니 힘드네요
그래서 그림도 없으니 양해 바랍니다
국민학교 다닐때
머리자르러 갈때면 항상 어머니가 델꼬 다니셨습니다
뒤꼭지가 빼툴어져서 옆에서 코치가 필요했다는~
다~ 옛 이야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