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에 날씨까지 추워지니 사무실은 더욱 한량해졋다. 히터를 틀기도 그렇다고 안틀기도 어정쩡한 날씨가 계속된다.
무료한 시간에 간간히 보던 낚시 싸이트를 여기저기 둘러보다 중고거래로 들어가니 맨 윗줄에 텐트가 올라와 있다.
신품가격대비 매우 저렴한 판매가와 사용한 기간, 손상된 부위를 써 놓은것이 판매자는 a형이 분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입문자를 넣었다. 잘 진행되던 중 모기장도 약간 찢어졌다고 답장이 온다. 매우 다급해 보였다. 세심한 사람이다.
가격으로 보아 문제없다고 호기롭게 답하였지만 걱정도 되었다. 사실 나도 a형이다.
택배가 왔다. 세심한 포장속에는 보낸이와 받는이의 두려움과 기대감이 가득 차 있었다.
점심먹고와 바닥만 밀걸레로 닦았다. 대체로 깨끗한 편이었다. a형이 분명하다고 다시 생각했다.
손상된 부위를 보며 상상한다. 전주인은 노지낚시를 주로 하는 사람이었을 것이다. 추위도 마다않는 매니어가 분명하다.
이건 뜨거운 금속에 닿은 자국이다. 아마 전주인은 무언가 뜨거운 것을 들고 옭기다 펄럭이는 텐트에 닿았을 것이다.
그 뜨거운 무언가는 무엇일까? 추운 날 전 주인은 뜨거운 무언가를 안에서 밖으로 또는 밖에서 안으로 옮겼었구나.
라면을 밖에서 끓인 뒤 안에서 먹으려고 옮겼을까? 아니다 냄비에는 이렇게 녹지 않는다.
담배냄새가 안나는 걸로 보아 흡연의 흔적도 아니다. 들여놓으려던 덜 식은 난로에 텐트가 닿았을까?
전주인은 모기향을 매달아 놓았다고 판단했다. 모기향은 모기보다 더 큰 아픔을 주인에게 주었을 것이다.
이것을 발견했을 전주인의 놀란 얼굴을 상상해 본다. 나의 놀란 얼굴과 같으리라.
저녁에는 다이소에 가서 방충망보수제를 사야겠다. 시즌이 지나 안팔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든다. 나는 a형이다.
왠지 낚시시즌 보다 비시즌에 야금야금 지출이 더 많아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별히 이번만이라도 봄이 빨리 오면 좋겠다. 사무실 바깥에 널어놓은 텐트가 잘 마르는지 봐야겠다.
가을이었다.
검사하세요.
글이 흥미진진하네요.
- 아 ! 그리고 또 T 지..
재미나게 보고갑니다
이런 좋은글이 있네요
글따라 제생각도 같이 흘러가는군요
a형의 세심함에 반성하고 갑니다
거래 잘하셨네요
우리나라 사람만 그러다고 하는것 같아서요.
수필 습작 100편 이상 써 보신 분.
등단목표로 습작소설 30편 이상 써 보신 분.
필력은 숨기지 못합니다.^^
텐트와 좌대는 일년에 한두번 쓸까 말까해서 중고텐트 알아보던 중 구입하게되었네요
나이를 먹어가니 감성이 살아나는가 봅니다.
문학이런거와는 생활이나 직업이나 전혀 관계 없고요, 청소년기 읽었던 무협지가 전부입니다. ㅋㅋㅋ
급히 쓰다보니 오타도 좀 있고...
올해가 가기전에 텐트 쓸 수있는 시간이 오면 좋겠습니다.
번거로운 점도 많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