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조행기

· 균형있는 게시판 사용을 위해 1일 1회로 게시물 건수를 제한합니다.

2013 몬테. 15

IP : 377736e0a346b9b 날짜 : 조회 : 5402 본문+댓글추천 : 10

내가 그곳에 대한 생각을 골똘히 하고 있을 때 우리님이 입을 열었다. “나는 아무래도 악어가 범인이 아닌 것 같아. 첫째 지금 말한 그가 이런 글을 쓸 수가 있을까? 가 의문이고, 두 번째 그라면 자네를 지금까지 이렇게 놔둔 이유를 찾을 수가 없어. 그런 사람이라면 진작, 바로 그때 복수를 하지 않았을까? 복수할 힘이나 능력이 없는 것도 아니고 충분한 힘을 가지고 있으면서 7년 동안 복수의 순간을 참고 기다렸다는 것이 이해가 되질 않아. 더구나 그런류의 사람이라면 성격이 불같이 급할 것 같은데.......” “하지만 그가 이곳에 있잖아요.” 그가 가진 의문을 나도 가지고 있었지만 내 확신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이곳에 있다는 것만으로 그를 범인으로 지목하는 건 조금 그렇다고 보네.” 큰처남이 내 말에 동조를 했다. “그렇다면 왜 몬테에게 자신을 철저히 숨겼을 까요? 저도 몬테 말처럼 그가 범인인 것 같은데요.” 우리님이 큰처남 말에 반론을 제기했다.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금액보다 훨씬 많은 돈을 김선생님이 그에게 주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가 그런 삶을 살지 않아도 될 만큼 충분히 많은 돈을 주지 않았다면 눈 하나 잃었다는 이유로 그쪽 삶을 청산하고 잠적 할 이유가 있겠습니까? “ 우리님의 말에 모두들 반론을 제기하지 않았다. 그의 말이 맞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돈을 받고 잠적했던 그가 칠년이 지난 시점에서 이렇게 돌아와 복수를 위한 범죄를 저지른다는 걸 충분히 설명 할 수가 없었다. 우 리님이 다시 말을 이어갔다. “그가 몬테를 만났을 때 자신의 정체를 숨긴 것은 설명이 가능합니다. 돈 때문에 자신의 자존심을 구겨야 하는 입장에서 차라리 자신의 정체를 숨기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이게 맞던 맞지 않던 간에 설명은 가능합니다. 하지만 칠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 갑자기 나타나서 복수를 하려 한다는 것은 그 이유를 찾을 수가 없습니다.” 큰처남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모든 게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겁니까?” “아니요. 모든 가능성은 열어 놔야 겠지요. 그도 한명의 용의자일 뿐입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범인이 왜 메시지를 통해 이곳을 알려주려 했는가 하는 것과 이곳이 어떤 의미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는 우리님의 말을 듣고 그와 큰처남에게 모든 걸 사실대로 말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큰형님하고 우리님만 남고 모두 거실로 자리 좀 피해 주세요.” 다른 사람들이 모두 거실로 나가로 큰처남과 우리님만 서재에 남았다. 나는 서재의 문을 닫고 그들에게 그곳에서 벌어졌던 내 범죄에 대해 털어 놓았다. 내 범죄 기록에 조차 올라와 있지 않은 범죄, 너무나 추악한 범죄였기에 모든 이야기를 털어 놓으면서도 내 자신이 한없이 비참해 졌다. 그 이야기를 통해 큰처남과 우리님은 나를 혐오스러운 인간으로 인식할 거라는 걸 알았지만, 가족들을 위해서 나는 모든 것을 사실대로 이야기 했다. 내가 얼마나 더러운 인간인지, 내가 얼마나 끔찍한 범죄들을 저지른 것인지 이야기를 하는 동안 몇 번이고 내 자신의 비열함과 추악함에 몸서리가 쳐져왔다. 내 이야기를 끝까지 들은 큰처남이 고통스러운 듯 ‘끄응’ 하는 신음소리를 냈다. “막연히 생각했던 것과 실제 이야길 듣는 것과는 느낌상 차이가 크군. 이야길 들으며 자네 뺨을 갈겨버리고 싶은 욕구가 몇 번이나 일더군. 그러니까 자네의 수사기록이나 그와 연루된 사람들의 기록은 별 의미가 없었던 거군. 자네가 저지른 범죄 중 밖으로 드러난 것은 빙산의 일각이라는 사실에 놀랐고, 자네가 그 정도의 인간이었다는 것에 다시 놀랬네.” 비참하게 일그러지는 내 얼굴을 본 것인지 우리님이 큰처남의 말을 가로 막았다. “큰형님,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닙니다. 가족들을 무사히 구해내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이런 이야길 꺼내는 몬테 자신도 힘들 겁니다. 몬테도 가족들을 위해 거론하기 싫었던 자신의 과거이야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 큰처남은 우리님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님이 계속 말을 이어갔다. “그 일에 대해 피해자나 가족들이 범인이 자네라는 걸 알 수 있었을까?” “예, 알았을 겁니다. 그때 아리엄마 강도강간 사건으로 그 지역에서 벌였던 몇 건의 동일 범죄가 드러나서 뉴스에 나왔으니까요.” 우리님이 다시 물었다. “그런데 왜 자신은 신고를 하지 않았을까?” “왜 그랬는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지켜보던 큰처남이 대신 답을 제시했다. “성범죄의 경우 피해자나 가족들이 본인에게 닥칠 여파가 두려워서 신고를 회피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그 사람이 누구인지 찾는 것이 어렵겠군요.” 우리님이 깊이 생각에 잠긴 채 입을 열었다. “단순히 강간사건으로 11년 복수를 기다린다는 것은 아닐 겁니다. 이곳이 의미하는 것이 그 범죄를 지칭하는 것이 아닌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나는 가슴이 답답해졌다. 또다시 모든 것들이 미궁 속으로 빠져들었다. 악어가 범인일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가 아닐 가능성 또한 충분했고, 범인이 보낸 메시지 속의 힌트로 신우맨션이라는 해답을 찾아내고 그것이 내 과거 범죄와 연결되어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것 또한 모호해 졌다. 나는 생각의 늪 속에 빠져 버린 것 같았다. 한발을 끄집어내려 하면 다른 한발이 더 깊숙이 빠져드는 늪처럼 한 가지 단서를 찾았다고 생각하면 두 가지 의문이 생겨났다. 나머지 두 사람도 나와 동일한 느낌인지 긴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아무것도 해결된 것은 없는 건가? 시간은 없는데 가정은 너무 많아.” 큰처남이 안타까운 듯 혼잣말처럼 되뇌다. 그 말에 우리님이 다시 한 번 한숨을 내쉬며 대답했다. “제 능력이 너무 부족하네요. 범인이 많은 증거와 메시지를 주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데, 그것들이 머릿속에 어른거리기는 하는데……. 그걸 명쾌하게 정리해 낼 수가 없어 자꾸 가정만 늘어가네요.” 우리님 말에 큰처남이 미안한 듯 말했다. “아니요. 우리님. 우리님에게 한 말이 아닙니다.” “큰형님 마음 다 압니다. 걱정 마세요. 다행이 이 메시지를 분석해 낸 사람이 내일 아침 광주공항에 도착한다고 하니 그에게 기대를 해봐야 겠네요.” “그는 어떤 사람인가요?” 큰처남의 질문에 우리님은 아무런 대답도 없이 지긋이 미소를 지었다. 오랜 추억의 회상 속으로 빠져 들어 간 것인지 우리님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그런 그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큰처남의 질문에 답했다. “현명한 사람입니다.” 다음날 아침 우리님과 공항에 함께 가겠다고 했지만, 우리님은 혼자 가겠다고 했다. 마음이 조급해서 꼭 같이 가고 싶었지만 우리님이 간곡하게 혼자 가겠노라고 부탁을 했다. 누구에게 좀처럼 부탁을 하지 않는 성격의 우리님이 그렇게 부탁하는 마음이 느껴지기에 나는 고집을 꺾었다. 어떤 사연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7년 만에 만나는 그들의 재회를 방해받지 않고 싶은 생각인 것 같았다. 우리님이 공항으로 떠나 그를 태우고 돌아 올 때까지 한두 시간의 여우가 있었지만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은 많았지만 그 어떤 것도 쉽게 결정을 할 수가 없었다. 안개 짖은 뿌연 공간에 놓인 것처럼 정확히 분간하거나 내가 가야할 길을 결정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 머릿속을 혼란스럽게 하고 나를 고통스럽게 만들고 있었다. 내 생각은 정확한 방향성을 상실해 버렸고, 우왕좌왕 갈피를 잡지 못하고 흔들리고 있었다. 차사랑과 말했던 것처럼 최후의 수단을 써봐야 되는지, 처음 내가 계획했던 것처럼 죽음으로 가족들을 구해내야 하는 것이 맞는지 모든 것들이 모호했고 나를 고통스럽게 했다. 안절부절 못하고 왔다 갔다 하는 나를 모두들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보기만 할뿐, 아무도 시원한 해답을 내려주지 못했다. 이런 어색한 침묵이 계속되고 있을 때, 우리님과 그녀가 현관문으로 들어섰다. 구리 빛으로 검게 그을린 얼굴과 사파리에서 막 돌아 온 것 같은 차림이었지만, 늘씬한 몸매와 얼굴윤곽이 수준급의 미인이었다. 그리고 그녀와 함께 들어서는 우리님에게서는 지금껏 한 번도 보지 못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다소 긴장되고 흥분에 들떠 있는 소년 같은 느낌의 분위기 엇다. 우리는 간단한 인사들을 나누고 바로 자리에 앉았다.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를 위해 비늘님과 포커님과 차사랑에게 자리를 잠시 비워달라고 하고, 우리님과 큰처남만 그곳에 남았다. 그녀의 눈빛은 맑고 투명했다. 이미 우리님을 통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은 것인지 그녀는 돌아가는 상황을 모두 꿰고 있었다. “진우씨가 어젯밤에 제게 보내준 메일을 새벽에 읽었어요.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은 어느 정도 파악이 되었어요. 제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게 그런 능력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범인의 존재와 마음이 느껴집니다.” 모두들 아무 말도 없이 그녀의 입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의 입을 통해 어떤 이야기들이 나오게 될까 궁금했다. 그런 시선이 부담이 되었던지 그녀가 입술을 살짝 오므려 키스하는 모션을 취하더니 살짝 웃으며 농담을 했다. “제 입술이 그렇게 예뻐요!” 그녀의 갑작스러운 말과 행동에 모두들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그녀의 그 말 한마디에 무겁고 경직되었던 표정들이 일시에 가볍고 부드럽게 변했다. 하지만 나는 옆에서 그녀의 눈을 계속 응시하고 있었다. 그녀의 눈이 반짝하고 빛나는 것이 느껴졌다. “일단 몇 가지만 집어 봐야 될 것 같네요. 범인은 지금까지 세 번의 메시지를 보냈어요. 첫 번째 메시지에는 누군가의 눈을 피해 우리에게 정보를 주고 있고, 두 번째 메시지에서 제일 주목해야 할 부분은 ‘네 가족의 생명을 위험하게 만든 건 바로 너야. 네가 손만 다치지 않았어도 이미 다 끝날 일이었어. 다른 방법으로 내가 원했던 걸 얻어야 겠어. ‘ 세 번째 메시지는 범인의 잔인한 협박이 들어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범인은 흔적들을 남겨 놓았지요. 커피숍에 지은대로 받으리라는 메시지와 핸드폰을 통해 자신을 따라오게 만들었고 그곳에 불탄 아이의 인형을 묻어 놓았어요. 그리고 가족들의 손가락과 누군지 모를 사람의 손가락이 같이 들어 있었어요. “ 지금까지 정황들을 이야기 하던 그녀가 시선을 들어 우리를 바라보았다. “이것 말고 정확한 정보가 또 있나요?” 우리님이 그녀의 말에 추가적인 설명을 했다. “범인이 핸드폰에 저장된 사람들만 알 수 있는 번호로 메시지를 보냈다는 것과 사건현장 근처에서 과거 몬테와 악연이 있는 악어라는 사람을 보았다는 것이 더 있습니다.” 그녀가 차분히 우리님의 이야기를 듣더니 다시 말을 시작했다. “그건 어제 보내 주신 메일에서 다 읽었어요. 하지만 그런 것들은 우리를 혼란스럽게 하는 정보일 뿐이에요. 범인이 우리에게 남긴 정확한 근거는 위에 제가 말씀드린 것이 전부란 말이죠.” 나는 그녀와 시선이 마주치자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말을 듣고 나니 복잡하게만 느껴지던 것들이 단순화 되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범인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고 범인이 많은 말과 증거를 남겼다고 생각했지만 그녀의 말을 듣고 나니 범인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가 다시 이야기를 시작했다. “위에 말한 정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가장 확실한 것은 범인과 범행의 목적이 복수라는 것입니다. 아 여기서 복수는 생각하시는 그 복수가 아니라 여럿이라는 뜻입니다. 글을 쓴 사람의 문체나 감정흐름의 표출 등이 다릅니다. 첫 번째 메시지와 그 후 메시지를 보낸 사람이 다릅니다. 범인은 최소 두 사람입니다. 그리고 메시지를 통해 범행의 목적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첫 번째 메시지를 보낸 사람은 온건파, 그 다음 메시지는 강경파. 그 두 조합이 어떻게 이루어지게 되었을지는 모르지만 첫 번째 메시지의 주인공은 잔인한 복수가 아니라 몬테님의 속죄와 죽음을 요구하고 있고, 두 번째 메시지의 주인공은 피해자의 고통스러운 죽음을 원하고 있습니다. 두 사람이 요구하는 것이 죽음이라는 것에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그 죽음의 방식이 다릅니다. 속죄와 고통, 속죄를 원하는 사람은 가족들을 죽이거나 해하는 범죄를 짓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고통을 원하는 사람은 그 고통을 키울 수만 있다면 가족들을 해하는 범죄를 저지를 겁니다. 제 생각에는 이 두 가지 의견이 충돌한 것으로 보입니다. 가족들의 손가락을 자르려는 두 번째 범인과 그걸 막으려는 첫 번째 범인의 충돌. 첫 번째 메시지의 주인공은 이걸 이미 감지하고 있었던 것 같습 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두 번째 범인의 눈을 피해 정보를 주려 한 것입니다. 그리고 동봉된 다른 사람의 손가락은 당연히 말리려던 첫 번째 메시지 주인공의 손가락일거구요. 지금부터는 에이와 비로 호칭 하겠습니다. 철학적인 문장을 써서 보내고 그 안에 정보를 숨길정도의 이성을 가진 에이가 비와 처음 조합을 이룰 때 이것에 대해 걱정하지 않았을까요. 아마 둘은 서로 간에 원하는 접점을 찾았을 겁니다. 저는 두 번째 메시지에서 그 접점이 무엇이었는지 예측이 됩니다. ‘네 가족의 생명을 위험하게 만든 건 바로 너야.’ 이 문구를 통해 둘이 처음부터 가족들은 해치지 않기로 합의를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가장 어려웠던 부분이 두 번째 문구인 ‘네가 손만 다치지 않았어도 이미 다 끝날 일이었어.’ 이 부분 이었습니다. 몬테님이 손을 다친 것과 가족들의 목숨이 위험해진 것이 어떤 연관이 있는지 그것을 판단해 내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비행기를 타고 오면서 머릿속을 비우고 범인의 심리상태를 읽어보려 애를 썼습니다. 내가 범인 비라면 이 문구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일지! 끝내 그것을 알 수가 없었는데 우연히 출구에서 그걸 알게 되었습니다. 세관 검색대에서 걸린 아빠와 아빠가 잡혀갈까 봐 공포에 질려버린 어린 아이들을 보면서……. 비는 당신과 결투를 하고 싶었습니다. 가족들이 다 보는 앞에서 당신을 굴복시키고 당신에게 참담한 패배와 죽음을 안기고 싶었습니다. 이것이 에이와 비가 맺은 접점입니다. 당신이 그렇게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가족들의 공포가 어떤 것일까요? 그 공포를 보면서도 무기력하게 죽어가야 하는 당신의 고통이 얼마나 큰 것일까요? 범인이 바랐던 것은 바로 그것이 었습니다. 그런데 당신이 손을 다쳐버렸습니다. 손을 쓸 수 없는 당신과 결투를 한다는 건 의미가 없었을 겁니다. 여기서 범인 비가 누구인지는 나온 것 같습니다. 승부욕이 강하고 당신 정도는 언제든 꺾어 버릴 수 있다는 자신감이 가질 수 있는 사람. 비는 예상한대로 악어가 맞습니다. 그럼 에이는 누구일까요? 에이는 지적이고 천성이 선한 사람입니다. 복수는 하고 싶지만 그렇다고 당신의 가족까지 해하고 싶지는 않은 사람입니다. 머릿속에 아른 거리는 한 사람이 있지만 쉽게 이야기 할 만큼의 확신은 없습니다. 몇 가지 정보가 더 나오면 그땐 정확히 알 수 있겠지요. “ 그녀는 목이 타는지 앞에 놓인 오렌지 주스를 마셨다. 모두들 그녀의 입에서 또 어떤 말이 나올지 그녀의 얼굴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해야 될 이야기를 다 한 것인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의 이야기를 통해 머릿속에 뿌옇던 모든 생각들이 자리를 잡아나갔다. 그녀의 추론에선 어떤 빈틈도 보이지 않았고 되묻거나 반박할 내용도 없었다. 그녀가 생각하는 에이는 누구일지 궁금했다. “정확하지는 않더라도 누구를 에이라고 생각하고 있는지 말해 주세요.” 그녀는 내 질문에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럼 한 가지만 말씀해 주세요. 지금 내 주변 가까이 있는 사람인가요?” “확신이 없는 사람을 범인이라고 지목할 수는 없습니다.” 그녀의 말에 나는 조바심이 일었다. “범인은 저의 모든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아내와 내가 알던 장소, 우리님의 존재, 육자의 장례시장까지 모두 다. 범인은 아주 가까이 있는 사람일 겁니다.” 그녀가 눈을 들어 나와 눈이 마주쳤다. 그의 눈이 빛나고 있었다. “그걸 가까이 있는 사람만이 알 수 있다는 생각은 버리세요. 제가 몬테님을 언제부터 알고 있었을까요?” 나는 그녀의 말에 어리둥절했다. 내가 그녀를 만난 건 처음이었고, 그녀라는 존재가 우리님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도 얼마 되지 않았다. “몬테님. 나이 우리님과 일곱 살 차이. 우리님을 제일 따르는 후배. 골프 연습장 경영. 저는 몬테님에 대해 정말 많은 것을 알고 있을 거예요.” “어떻게 저를 알고 계신 거죠?” “몬테님의 모든 정보는 공개되어 있습니다. 카페 ‘도방사람들’ 나는 그녀의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곳은 회원들만 글을 볼 수 있어요.” “과연 그럴까요. 저도 오년 전부터 가끔 그곳의 글들을 보았는데요.” 그녀의 말에 우리님이 당혹스러워 하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런 우리님의 표정과 마주친 그녀가 얼굴에 미소를 띠며 우리님에게 말했다. “죄송해요. 가끔 보고 싶을 때 들어갔었어요.” 그녀의 말에 우리님의 얼굴이 약간 붉어지는 듯 했다. 두 사람이 어떤 인연이 있는 것인지는 몰랐지만 두 사람 사이에는 감정의 교감이 다분한 듯 했다. 그때 문득 우리님의 첫 소설이던 저수지의 그녀가 떠올랐다. 우리님의 말을 믿고 픽션이라고 생각했던 그 글이 논픽션이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생각해보니 저수지에서 먹던 라면 맛을 잊을 수 없다 는 그녀의 글이 떠올랐다. 우리님의 소설은 논픽션이었고 지금 내 눈앞에 앉아있는 여인이 저수지의 그녀의 주인공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녀는 우리님의 소설에서 썼던 것처럼 아름다운 여인이었고, 사랑할 수밖에 없는 여인이라는 우리님의 표현이 너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일부러 두 사람의 관계를 모른 체했다. 그녀가 다시 입을 열었다. “일단 두 가지 것들을 빨리 알아봐 주세요. 11년 전 신우맨션이나 바로 근처에서 죽은 이십대 초반의 여인을 찾아 주세요. 자살한 사람은 꼭 주변까지 정보를 확인해 주세요. 그리고 저처럼 회원이 아니면서 카페 글에 접촉했던, 특히 몬테님 글에 상시적으로 접촉했던 아이피 주소와 정보를 찾아주세요. 회원 아이디로 접속했을 가능성도 있으니, 오래전부터 다른 글보다 몬테님 글에 집중적으로 접속했던 회원의 아이피도 추적해 주시고요. 특히 최근에 접속이 갑자기 증가한 아이피 주소를 집중적으로 추적해 주세 요. 아마 범인은 그곳을 통해 모든 정보를 얻고 우리의 움직임을 손바닥 보듯 읽고 있었을 겁니다.” 그녀의 말에 따라 큰처남이 전화로 수사협조를 요청하고 있는 동안, 나는 서재 컴퓨터로 도방사람들 카페에 접속했다. 아내가 납치된 후 처음으로 접속했다. 우리님과 그녀가 서재로 따라와서 컴퓨터 화면을 들여다 보았다. 처음 검색창에 검색한 검색어는 ‘남초등학교’였다. 그것과 관련된 글들이 두 개나 검색되었다. 하나는 애인집이 지원동인데 보는 사람이 많아 집에 바래다 줄때 키스할 장소가 없다는 젊은 회원의 글에 오년 전에 단 내 댓글이었고 다른 하나는 나와는 무관한 글이었다. ‘그곳 남초등학교 뒤쪽에 아내와 밀애를 나누던 은밀한 장소가 있으니 애용 바람…….ㅋㅋ.’ 두 번째로 검색한 것은 내 새 전화번호 뒷자리 네 자리 엇다. 검색버튼을 누르자마자 세 개의 글이 떴다. 나와 전화가 힘들다는 회원의 글에 달아놓은 댓글들이었다. 내 전화번호는 다 공개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당연히 육자의 장례식장은 공개되어 있었고 범인이 나에 대해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모든 정보들이 다 들어나 있었다. 최근엔 어떤 글들이 올라와 있는지 살펴보았다. 누군가 자신을 미행하고 있는 것 같다는 글이 많이 올라와 있었고, 내가 조우회 사람들을 의심하고 있는 것 같아서 불쾌하다고 탈퇴한다는 사람의 글도 여러 개가 올라와 있었다. 아무도 내게 말해주지 않았지만, 나는 내가 만들어 놓은 인연의 대부분을 내손으로 망가뜨리고 있었다. 그리고 포커의 글을 통해 차사랑이 움직이고 있다는 내용까지 은연중에 공개되어 있었다. 범인은 카페 글을 통해 모든 것을 다 읽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사 년 전에 올린 내 댓글을 보고 있었을 정도면 상당히 오래 전부터 나를 지켜보고 있었던 것 같았다. 다시 남초등학교가 거론된 사년 전 글을 띄워보았다. 카페가 개설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라 조회 수가 많지 30회로 극히 작았다. 나는 그 글을 인쇄해서 큰처남에게 들고 갔다. “이글을 조회한 아이피 중에 관련된 아이피가 있을 겁니다.” 내게서 글을 건네받은 큰처남이 급히 전화로 관련된 정보를 수사팀에 전달했다. “이십 명이면 많이 좁혀질 것 같은데.” 큰처남이 흥분된 목소리로 말을 했다. 아마 큰처남도 나와 마찬가지로 가족들을 구해 낼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기고 있는 것 같았다. 거실로 나온 그녀가 내게 악어와의 인연에 대해 자세히 말해 달라는 요구를 했다. 나는 악어와 있었던 일과 포커를 통해 들었던 악어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내 이야기를 진지하게 듣고 있던 그녀가 입을 열었다. “시간이 촉박해요. 시간을 끌 무언가가 필요한데. 쉽게 떠올릴 수가 없네요. 우리가 그의 존재를 안다는 사실을 들어낸다면 사용할 것들이 많은데, 그러면 혹시 가족들이 위험해 질까 봐 걱정이 되네요.” 그녀가 내게 양해를 구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미 가족들은 위험에 빠져 있습니다. 방법이 있다면 써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놈은 분명 그 시간이 지나면 가족들의 손목을 자를 겁니다.” 그녀가 잠시 망설이더니 결심을 굳힌 듯 강한 어조로 말을 했다. “사람의 순간적인 감정의 반응을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 가까워요. 범인이 자신이 노출되었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 어떤 반응을 보일지 걱정이 되네요. 하지만 시간이 없으니 모험을 할 수밖에는 없겠네요.” p.s 죄송합니다. 당분간 글을 쓰지 못할 것 같습니다. 연재하던 작품을 중간에 중단하는 것이 많이 죄송하지만, 당분간 글을 쓰지 못할 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드립니다. 마음이 어느 정도 안정되면 다시 연재를 시작하겠습니다. 언제가 될지 모르니 기다리지 말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1등! IP : 235aeaadd0943e1
붕어우리님!
무슨일이신지 모르겠지만 힘내시고
마음의안정을 찾으시고 난 후에...
다시 연재할날을 기다려 봅니다
그동안 한편 한편 기다리면서 몬테연재
정말 재미있게 잘읽었습니다
추천 0

2등! IP : 235aeaadd0943e1
잘 읽었습니다
다음편을 언제나 볼수 있을려나 ?
붕어우리님 마음안정되시면 몬테 연재 계속 부탁드립니다 한편 한편 읽으면서 즐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추천 0

IP : d5f056afe1608a5
기다리겠읍니다~~
마음에안정 편안해지시길 바라겠읍니다
기다리겠읍니다~~~^^
추천 0

IP : 6e71ff01a460fbf
헉. 음...
추천좀 팍팍해바요
안정되시게^^
윤곽이 어느정도는 드러났는디
음. 알수없군.
잘보았고요. 기다리겟어욧^^
추천 0

IP : 7a3b221ae035451
즐겁게 잘 보고있습니다.^^

정리 잘하시고 다시 좋은글 부탁드립니다///

님의 팬들이 기다려요....
추천 0

IP : 4bd8ce7f7b783f4
뭔소리다요...!?
하루빨리 돌아오시기를 고대합니다..
추천 0

IP : 3b0623c6939e5c7
기다리지 말라고 하시니 더 기다려지네요
그래도 기다려야 되겠지요.
추천 0

IP : 30ee47606863474
음..드뎌 클라이막스에 도달 할려고 합니다.
기다리겠습니다.
정리 되는데로 부탁을 드립니다.
추천 0

IP : c196eeea8437095
매일 글이 올라오기를 기다리는 한 사람으로서 아주 아쉽네요.. ㅡㅡ
정리가 되시면 글이 올라오겠죠?
기다리겠습니다.
추천 0

IP : b4af8134ee69c1f
뭡니까?? 기다리라니??
작가는 한사람의 팬만으로도 용기를 얻는데...
빨리 털어버리고 탈고하시길...
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