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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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드레--(3)하소연

IP : 6dad46607a9b1f8 날짜 : 조회 : 8181 본문+댓글추천 : 0

가로등마저 드물었을 정도로 나라살림이 퍽이나 궁핍했었던 1960년대 서울하고도 무교동, 푸짐하게 함박눈 내리던 어느 날 밤, 한 노점상은 속(^^)없이 ‘징글벨’을 흘려주고 있었습니다, 그런 날엔 차라리 ‘아다모’나 ‘패티킴’의 ‘눈이 내리네’가 더 어울릴 거라고 여겼었습니다. 속불꽃이 푸르스름했던 강한 빛으로 어두움을 걷어내던 ‘카바이드’등(燈)은 그곳에 있었습니다.
간드레3하소연 (커뮤니티 - 추억의조행기)
아스라하던 석양빛마저 사라져 어두컴컴해진 밤하늘에 별들이 하나둘 늘어갈 무렵에는, 낚시터의 곳곳에서도 수면의 찌톱을 밝히려는 간드레의 불빛들로 불야성을 이루었습니다. 제방의 여건상 가지런할 수밖에 없었던 포인트에 연이어진 무수한 등불들을 마주 대하면, 어디론지 떠나갈 야간열차를 떠올리곤 했던 당시의 소감이 오늘날에도 새롭기만 합니다. 아득하게 먼 곳에서라도 단 하나의 가물거리는 간드레 불빛만 볼 수 있었다면, 홀로 된 물가에서도 그것을 위안삼아 외롭지 않았던 그 시절이 저는 진정 그립습니다. 의도적인 빛을 보내기 전에는 찌에 두른 반사테이프의 마디는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간드레에 물을 부어 넣으면 아스틸렌 가스가 생성되면서 그것보다 가벼운 용기속의 공기를 힘차게 뿜어내기 때문에 점화는 불가능하고, 한동안 휘파람 같은 바람소리만 듣게 됩니다. 공기의 대부분이 분출된 후, 노즐이 콩알만한 푸른 불꽃을 매달고 있으면 일단 성공입니다. 정상이라면 그 콩알은 강하고 푸른 속불꽃과 가장자리가 주황빛으로 싸인 성냥만한 크기로 점차 커져서 바야흐로 찌의 변화를 읽을 수가 있게 됐는데, 그 불꽃은 의외로 강해서 웬만한 강풍에는 펄럭이기만 할뿐 쉽게 꺼지지 않았고, 모아진 빛을 반사경으로 확산시켜서 보내는 구조상, 전방에 나룻배가 지나간다면 그 윤곽만을 어슴푸레 볼 수 있는 정도의 밝기였습니다. 빛이 붕어에게 커다란 결례(^^)가 된다고 배우신 분이라도 간드레의 장점은 아셔야 꾼입니다. 별도 달도 없는 칠흑 같은 밤길을 걸어보셨다면, 희미한 빛이라도 그 고마움을 잘 아시겠지요. 간드레의 불빛은 어두움을 걷어내고 덤으로 막연한 두려움까지도 없애주는 고운 빛이었습니다. 빛이 집어에 방해가 되리라는 짐작은 제 오랜 경험과 소견으로는 불확실한 추론일 뿐입니다. 적당한 조명기구로 전면을 희미하게라도 밝혀보면 여러 가지 좋은 점이 많습니다. 우선 수초더미 등 전방의 장애물이 있는 지점을 확인할 수가 있어서 채비의 투척이 편합니다. 또 원줄을 잡으려거나 받침대에 대를 올려놓을 때 눈을 부릅뜨고 더듬거릴 필요도 없습니다. 주걱의 위치를 찾기 용이하도록 원자나 케미를 끼어놓더니, 걱정도 팔자라고 너무 밝다면서 쓸데없이 노심초사하는 분들을 보면, 저는 붕어보다도 오히려 그 꾼의 과민함이 걱정됩니다. 더구나 간만에 걸은 큰 붕어의 저항으로 인해서, 물을 가르며 고음을 울려주는 팽팽해진 줄이나 멋들어지게 휘어진 낚싯대를 오감(五感)을 통해 생생하게 보고 느끼시려는 의향을 지닌 분이시면, 하루 밤 ‘꽝’치시는 셈으로 전면을 정도껏 밝히시고 그야말로 가뿐한 낚시를 해보시길 바랍니다. 도구의 구입을 비롯해서 찌맞춤 등 모든 열띤 준비과정이 붕어의 생동감을 진하게 맛보려함이고, 그것이 바로 낚시를 통해서 꾼이 기대하는 커다란 희열(喜悅) 중의 하나가 아니겠습니까... 수긍이 되셨으면, 다음번에는 케미 대신에 반사광을 읽었던 옛적 낚시도 한번 시도해보십시오. 이때는 물론 찌에 두른 반사테이프를 반짝거리게 해주는 적당한 조명기구가 꼭 필요하게 됩니다. 그것은 적절하게 고르기가 어렵지, 수소문해보시면 의외로 그 종류도 다양하고 또 많이 있습니다. 꾼을 괴롭히던 모기나 부나비는 뜨거운 맛(ㅋ)으로 혼내주어서 더욱 정들었던 카바이드 간드레는 그 온화한 빛에 의한 낚시터의 정취가 너무나 포근해서 아쉽기는 하지만... 이제는 안 됩니다.ㅠ
간드레3하소연 (커뮤니티 - 추억의조행기)
사실은 꼭 그렇지 않는데도, 꾼들은 멋진 찌 올림에 대한 기대로 값비싼 찌의 구입을 불사하고, 소위 짜릿한 ‘손맛’을 보시겠다면서 막대한 금전이 요구되는 최고급대의 선택도 망설이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그 값진 도구들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방법에 대해서도 지대한 관심을 가지셔야합니다. 낚시를 잘 해보겠다고.^^ 머리띠 질끈 동여매고 완벽(ㅎ)할 채비에 대한 연구에 매진한다거나, 파손이나 분실 또는 변형되지 않도록 마음을 졸이는 배려도 그 연구에 못지않게 중요하지만, 낚시세계도 인생살이처럼 오류(誤謬)가 정설(定說)로 뒤집혀있기도 하는 어이없는 실정이라서, 사안(私案)에는 고찰(考察)이 따르고, 때로는 꾼의 파격(破格)적인 용단(勇斷)이 필요합니다. 비록 작다하더라도 ‘케미’가 ‘찌’에 씌어주는 ‘굴레’는 안일하게 여길 수 없을 만큼 큽니다. 현대적인 날렵한 찌와 비교해보면 당시의 그것이 여러 면에서 미흡했음은 말할 것도 없지만, 찌에 요구되는 제반사항에 걸맞게 정성들여 만든 찌는 그 때에도 있어서, 반사테이프만 적당한 간격으로 감아 붙이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찌 올림이 동일한 훌륭한 전천후 찌가 되었습니다. 경이적인 신소재가 넘쳐나는 요즘에, 좋다면야...그것 때문에 잠을 설칠 꾼들은 부지기수여서, 꾼들이 원한다면 희미한 빛으로도 야간에 식별이 용이한 찌톱의 출현은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최근까지 제가 기를 쓰고 불을 켰어도 붕어들의 입질패턴은 옛날과 다름이 없었습니다. 빈번한 입질을 보이다가도 수틀리면 꽝을 치게 하는 그들의 풍속도 여전히 예전과 같았습니다. 그런데도 무슨 사연으로, 어느 날 갑자기 꾼들은 어둠속에서 숨죽이고 있게들 되었는지... 제발 낚시터가 좀 더 환해졌으면 얼마나 좋을까요...우리 불 좀 켜면 안 될까요... 붕어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요즈음의 꾼들만 요상하게(죄송) 변했을 따름입니다.^^* 긴 글 읽어주신 회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일단 끝입니다.

1등! IP : 0971560720e63a7
예전 크리스마스 카드의 어설픈 풍경이 연상되는 글입니다.
칸데라를 그리워 하는것이 아닐수도 있습니다.
4짜5짜를 향해 기법만 무성해지는.. 한 저수지에 함께 마음의 의지를 빌리고 앉아 있던 '꾼'이 아닌 경쟁자로서 서로를 바라보는 지금을 안타까워 하시는 것 같아 부끄럽기 까지 합니다.

그저 커피 한잔 날라다주는 정도로는 채워지지 않는 시대적 고독감이 느껴집니다.

나이 어린 저로서도 아련합니다. 푸근한 글 잘 느끼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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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 IP : 205c4c80614db43
댓글을 자꾸달아서 짜증으로 쪽지주신건아니겠지요,,
죄송,,하구요,
저에게도 칸드레불빛의 아스레한 추억이
새록새록 나게해주는 님의 글솜씨에 감탄이 가서
쓸데없는 댓글을 달았네요,
칸드레 켜고 낚시할때 그때는
꺼질듯 말듯한 불빛속에 나의꿈도 아스라히 설계도하였고
또 지나온 세월에 하늘의 별을 보며
다시금 재충전을하든여유도 있었든 시간들이였지요,,
그때는,,지금처럼 아귀처럼 변하여 낚시하는 풍토는 아니었드랬어요,
주말에 낚시터는 무슨 전쟁터 같아서 이제는 주말은 피한답니다,,
님의 글은 저에게 옛날의 젊은날의 초상을 느끼게해 주셔서,자꾸 읽게되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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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등! IP : 205c4c80614db43
참,그리고 ..
장비를 참 정갈하게도 간수하셨네요,
저 다래끼 (대 바구니)에 차곡차곡 용품들넣고 옆구리에 메면
그땐 부자 였고 강태공폼났지요,,ㅎ
행복한 추억에 사로잡히게해줘서 감사합니다
추천 0

IP : 8bc86ed2401eefe
님께서 올리신 글 이제서야 정독을 합니다. 돋보기를 착용후 부터 장문의 글은 의식적으로 피했었는데...
넋두리, 회상, 하소연.. 아무곳이나 시작점 없이 읽어내리다 처음부터 정독을 합니다.
글을읽는 내내 수십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가게 되는군요. 잔잔한 여운이 주변을 돌며 멀리멀리 퍼져갑니다

어린시절로 잠시 갔다 왔습니다, 그리고..무언가를 두고온것 같은............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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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64a93a34dea6e38
예전과 현재
간데라 젤케미 전지케미
그라스로드 수십만원 카본대
꽁보리밥도시락 삼겹살 컵라면
외대 쌍대 다대편성
A자텐트 자동텐트
시나브로석유버너 멋진게스버너
더 많지만 대충 생각 나는게 ....
옛추억속에 잠시 빠져봤심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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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d77187a4c5efe83
단지 간드레 하나 켰을 뿐인데

낚시터 분위기가 환해짐은 물론,

훈훈해지기까지 하네요.

맛깔스런 글 품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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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a40bd05312ebd86
대나무통에 낚시소품과 도시락싸서 선친과 낚시가던

국민학교때가 생각 나는군요 그때는 간드레 불만 켜도 사방이 밝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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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d646971eb2f2fea
긴글 올리신다고 고생 많으셧습니다.

가가이 게시면 막걸리나 한잔 대접 하련만

철없는붕어님

늘 건강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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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8423e6327ad02ac
추억이라 생각하면 그때가 그립기도 하지만

카바이트가 독가스 생각하니 끔찍 하기도 하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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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6836f29f740f07a
소품을 정갈하게 잘 보존하셨네요.
제가 가지고있는 칸델라와는 전혀 다른 칸델라네요.
저 제품은 몆녀도 쯤 나와을까요.?
맛갈난 글 잘보고 갑니다.^^*
추천도 한방 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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