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낚시의 끝자락에서 나는 아쉬움과 조바심에 졸린눈을 비비며 늘 그렇듯 바람부는 저수지로 향한다.
어릴때 저수지가 집 바로옆에 있는터라 철없는 초등학교 시절 꾼들이 버리고간 바늘이며 추를 주워
스스로 묶어 사용하던 버릇이 지금도 베어있어서 기성품을 산적이 거의 없는듯하다.
낚시에대해 어느 누가 가르쳐준적도 없고 배운적 없는 나에겐 채비는 언제나 만들때 마다 어설프고 새롭기만 하다.
경북 영천의 한 소류지!젊은시절 고향이 그렇게 싫더니만 나이가 드니 뭘 해도 고향만 찾게된다.
그곳에 시즌 마지막의 대를 담그며 문득 실없는 웃음이 난다.
늘 망탱이는 물에 담그지 못하지만 말이다........
캐미를 꺾은지 5시간이 되도록 늘 그렇듯 말뚝만 유지한다.
달빛에 서리묻은 내 낚시대들이 반짝인다. 아주 가끔은 이런 생각을 한다 "아!내가 오늘 왜왔지?애들이랑 놀아줄껄..추운데..ㅠ""
불과 몇일전에 저 생각을 했는데 나는 지금 이자리에 또 앉아있다..
아침이 되면 70대 할아버지 한분이 가끔 오신다.
나와 같이 항상 같은 자리인 내 옆자리이시다 ^^할아버지께서 오시면 이제 내가 일어날때 이기도 하다 ㅜㅜ
늘상 인사는 하지만 말을 붙히진 못했다..올해에는 더 이상 만나뵙기 힘드니 커피물을 올리며 몇마디 나누어 보아야겠다.
"어르신! 낚시대가 골동품이네예?"
"그래 이거 보자 한 25년 됐제? 이걸로 마이잡았다 여서....""
나이가 조금 있으신 조사분들은 아실꺼다 "대나무 낚시대".칸칸이 연결해서 쓰는 낚시대이다. 물론 외대일침이시고.....
나는 커피를 건내드린다.
"어르신 추운데 커피한잔 하이소"
"커피??그거 나는 못 묵는다 물이나 한잔도~~!"
따듯한 물을 드리자 할아버지께서 말씀을 하신다.
"전에는 여 괴기 많았는데 다 어디가뿟는지 모리겠네?날씨가 추버가 카나..맨날 매칠 해봐도 예전같지 않네."
"예 그러네요 저도 고향이 여기라서 자주왔는데 뭐 영 안되네예.."
맛장구를 쳐 드렸다. 물론 사실이기도 하고....
"근데 어르신 여 인자 물이 더러버져서 고기 잡아도 물수 있습니꺼?
할아버지께선 화난 표정으로 말씀하신다^^
"여 안더럽다.전에도 할마이 하고 마이 잡아뭇는데 맛만 좋두만은...없어 못 묵지..
"그나저나 할마이 보고 마당에 연탄 피워나라 켓는데 클났데이 한마리도 못잡겠다 이거...
나는 여쭈었다 "집에 할머니하고 매운탕해서 아침 잡술라고예?ㅎㅎㅎ
할아버지께서는 작은 목소리로 말씀하신다.
"할마이가 암아이가..병원에서도 안된다카네 인자...
"몇일째 날씨가 추버가 카나 ..병원도 못가고 집에서 꼼짝을 몬하고 있네 괴기라도 몇마리 꽈 미기보그러..(고아 먹여보게..)
나는 순간 가슴이 멍해지고 코끝이 시큰해 온다.
또 많은 생각들이 교차한다.
취미와 생계!
부부의 사랑!
그리고 삶과 죽음!
오늘 나는 할아버지가 오시기 전까지만해도 정말 기쁜날 이였다 내 생애 첫 4짜를 잡은 날이므로...
무엇보다 함부로 맨 내 채비에 물어주어 고맙고 주둥이의 아문 상처로 보아 마음씨 착한 조사님의 배려로 나에게 온것같아
더 더욱 기분이 좋았다.
그 조사님의 마음처럼 내년에도 후년에도 또 이곳에 푸르른 연잎으로 뒤덮일때즈음 찾겠노라고~
그때까지 저놈을 여기에 잠시 보관하겠노라고 다짐했지만
할아버지께 드려버렸다...
"어르신 이거 가져 가이소~!우리집에는 비린내나는거 싫어해서예.살리줄라 켓는데 잘됐네예~!할매 푹 꽈 주이소^^
할아버지께서 밝은 표정으로 말씀하신다..
"아따 크네..이마이 큰기 여 있드나??재주있네~~! 근데 집에 가가가 함 꽈 줘바라 몸에 좋데이 이거~~
"아입니더 어르신~우리 마누라는 생선자체를 싫어해서예~~~!얼렁 봉지에 넣이소~!나는 인자 가야됩니더~~!
"아이고 고맙데이~~잘무께 할마이 좋아 하겠다 오늘..... 니가 주드라카꾸마~!
내 생애 첫 4짜와 마음씨 착한 조사님의 배려를 배신하며 오늘은 가방에 낚시대를 조금 깨끗하게 닦아 넣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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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읽고나니 안개가 확 걷힌 느낌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행복한 날 되세요
글고 4짜 올리신 거 부럽습니다.
그 할아버지의 건강과 할머니의 쾌차를 빌어봅니다.
좋은 글 잘 봤습니다.
글을보니 눈이 흐려지는군요
사투리 읽으면서 옆에서 할아버지가 직접 말씀하시는것 같습니다
따뜻한 마음가지고 항상 안출하십시요
말뚝왕박방랑님의 훈훈한 마음과
할머니를 생각하는 할아버지의 애뜻한 마음이
잔잔하고 아름다운 감동을 만듭니다.
님께서는 4짜보다 훨씬 더 큰 '사랑'이라는 대물을 낚으셨습니다.
고맙게 보고 조그만 감사의 흔적 남깁니다.
처음 낚은 4짜를 드리기는 쉽지 않은 일이지요...
정말 잘 하셨습니다...
참 따뜻한 이야기 잘 보고 갑니다.
필요에 의해 잡는것과,
취미로 잡는 것.
그리고.....잡아다 먹는것도 아닌데 말려죽이는 인간.
박수 보냅니다.^^
더 반갑습니다
영천이 고향 이라서 그런지 영천만 다닙니다
따뜻한 사연 감사합니다.
4짜라 앞으로 4대까지 복많이 받으실겁니다~~
붕어가 그렇게 조은일에 쓰이기도 하네요
내년에는 498하실겁니다
복마니 받으시고요 ***
내년에는 더 큰넘으로 하시길.,
이렇게 좋은글을 남겨주셔서
가슴이 찡하네여
감사합니다
잘보았습니다..
왜그런건지ㅠㅠ행복하세요.
참 글을 잘 쓰신다......
글 쓰는 업을 가지신게 아닌가??????
오늘도 같은 생각을 합니다
아름 다운글 잘 보고 갑니다!!!!!
잘 보고 갑니다...^^
저도 나이가드니 고향분들뵈면 남달리 보여집니다..
지금은 부산에 살구여..
제 가슴이 따듯해집니다
늘 가정에 화목과 웃음 가득한 가정이 되시길 바랍니다^^
항상 행복한 출조길 되시길... ^*^
항상건강하시고 즐거운 주말보내세요
내년엔 5짜하세요 꼭
좋은일 하시는 분께 어복 더 많이 생길겁니다
마누라가 좋은일했다고 칭찬을 ...
어복충만하실 겁니데이...
그 붕어먹고 할머니가 몸이 예전처럼 싹다털고일어나면
더더욱좋을텐데 ^^
하시죠 받는것 보다 줄때가 더행복한겁니다
더더욱 그무엇이든 상대가 필요로 하는것을 선물할때는
더한 행복을느끼죠
모든꾼들이 당신처럼 따듯한 마음을 가질때 우리들은
당당해질겁니다 낚시금지 구역이 없어지지 않을까요?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습니다.
훈훈함이 삶을 빛나게 합니다.
좋은글 읽고갑니다. 할매! 얼른 쾌차하이소!
참사랑의 낚시 입니다.
하시고 새해에는 더욱훈훈한얘기들이 꽃피울수있는 월척이 되길바랍니다
말뚝왕박방랑님 감사합니다
모두에게 즐거움을주는 하늘에서 주신
선물이네요. 추운날 훈훈한 이야기 보게되어
고맙습니다. 건강하세요.
좋은 일 하셨으니 복 많이 받으실껍니다...^^
님덕분에 몸도 마음도따뜻해 졌습니다....
복 받으실 겁니다.....^^
건강하시고, 감사드립니다..
내년에는 5짜를 보내주실것 같습니다
좋은 글 잘읽었습니다
한 자 한 자 읽으면서 내내 훈훈했네요.
지금은 아침인데 하루가 의미있겠네요.
훈훈한 글 잘 보았읍니다. 낚시를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
진정한 낚시매니아 이십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말뚝왕박방랑님 같으면 참 좋겠다란 생각을 해봅니다...
물론 저도 반성하고 있구요..^^;
준비된 분이 시네요^^
행운은 준비된 자에게만 온다죠 아마^^
가슴훈훈한 사연 잘보고 갑니다
감동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