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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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조행기] 대창 신당지 조행

IP : ac583b2bc350f26 날짜 : 조회 : 5994 본문+댓글추천 : 0

7/9(월)
아침 갑자기 집사람이 통증을 호소한다.
하는 수 없이 얼른 직장에 연락하고 곤히 자고 있는 우리집 월척(3살 베기 딸아이)을 않고 집사람을 데리고 병원으로 달려갔다. 병원에서 간단한 진찰을 받고 약국에 들러 약을 지어 돌아와 보니 11시다. 집사람은 누워있고 난 오후 2시까지 월척(?)이랑 집짓기 놀이를 해야만 했다. 아이들과 놀아주는 것이 여간 곤혹 스러운게 아니다. 월척이 잠시 이웃집에 놀러간 사이 내가 집에서 할 만한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다. 시간 나면 집에 있은 적이 거의 없고 날마다 낚시터로 줄행랑 치기 일수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도 낚시터로 가고 싶은 마음을 통제하느라 무진당 애쓰고 있다. 속으로 '오늘은 참아야한다'고 애서 마음을 다스리고 있다.

2시경 집사람도 조금 나아 졌는지 움직이기 시작한다. 내가 지난 신문을 뚤어져라 이곳 저곳 훑고 있는 모습을 보더니 갑자기 "낚시 안가요"라고 한다. 난 속으로 '이게 왠 횡재' 하면서 겉으론 "당신이 아파서 이러고 있다"라고 점잖게 페인트 모션을 취했다. 집사람은 괜찮다며 낚시를 가란다. 난 마지못해 하면서 집 밖으로 나왔을 때 가벼워진 발걸음을 통제할 수 없었다. 엘리베이터 안의 거울을 통해 듬직한 집안의 가장의 역할, 성실한 직장의 샐러리맨의 역할을 떠난 생동감 넘치는 한 낚시꾼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문득 '지금 거울에 비친 유아틱하고 천진한 얼굴이 직장과 가정에서도 잘 나타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자인에 있는 낚시점에 들러 근래 골못 조황이 어떠냐고 물어 보니 점장이 골못도 너블못과 마찬가지로 물이 탁하다고 하면서 지금 만수위를 보이고 있는 대창 신당지가 작년 이맘때 호조황을 보였다면서 권한다.

신당지는 장마 전에 한번 들른 적이 있다. 조황은 나빳지만 자그마한 소류지로 낚시한 흔적이 별로 없고 수질이 깨끗해 다시 찾아가고 싶은 곳이라 장고 없이 신당지로 향했다.
도착하니 점장의 말대로 만수위를 보이고 있고 낚시할 만한 곳은 제방 좌측 두세 곳과 우측 한 두 곳 밖에 없다. 점장이 특급 포인트라고 하는 상류 부들 부근은 수초 작업을 하지 않고는 낚시하기가 곤란해서 제방 우측에 대를 폈다. 내가 가지고 있는 6대의 낚시대를 모두 펴고 5대는 콩을 투척해 두고 나머지 한 대는 떡밥낚시를 했다.

콩에는 툭툭치는 잔챙이 입질이 계속되고 떡밥에는 전차표가 올라온다. 떡밥에 간혹 조금 나은 씨알이 올라오기도 했지만 대부분 전차표.... 낮 낚시는 포기하고 잔챙이들과 놀고 있을 때였다. 우측 3.0칸대의 찌가 수초에 박혀 있다. 놀라서 급하게 챔질했지만 빈 바늘이다. 아직 태양이 이글대는 6시인데 벌써 콩에 입질이 있다니 조금 의아한 생각이 들어 다시 콩을 달아 던져두었다. 그리고 난 계속 떡밥으로 전차표를 한꺼번에 두 마리씩 건져내기고 하고 쉴새 없이 건져내고 방생하기를 반복하고 있을 때였다. 좀전에 새로 투척한 3.0칸대으 찌가 드러눕고 있다 얼른 챔질하니 묵직한 힘이 대를 타고 전해온다. 수면위로 얼굴을 내민 넘은 25CM가 족히 되는 황금색 붕어였다. 아~~하고 난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낮에 붕어가 콩을 물고 나오다니....

6대 모두 콩으로 통일시키고 느긋하게 기다렸다. 오후 7시경 다시 같은대(3.0)에서 스물스물 찌가 올라온다. 챔질.. 힘이 장난이 아니다.. 조금 전에 낚은 넘과 대등소이하고 노란 빛깔이 햇빛에 반사되어 아름답다.
이 때부터 눈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해서 9시까지 20CM내외의 붕어을 4마리 더 잡고 있을 때였다. 2.1칸대에서 찌를 1자로 주욱 밀어 올리른 폼세가 벌써 품격이 느껴지는 고급스런 입질임을 알 수 있다. 챔질.. 3호줄이 굉음을 내면서 우측 2.6칸대로 곤두박질 친다. 난 유료터에서 잉어를 낚을 때의 모습과 흡사하게 좌측으로 몸을 틀면서 이넘을 반대방향으로 끌어 낼려고 안간힘을 써 보지만 어는새 2.6을 휘감아 버렸다. 이리 저리 저항하는 넘을 낚시대 두 대로 간신히 수초위에 붕어를 올리는데 성공해서 원줄을 손으로 잡고 조심스럽게 당기는데 갑자기 요동을 친다. 얼른 줄을 놓고 다시 신랑이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힌 뒤에야 겨우 낚아 올린 넘은 빵(체고)은 월척이란 생각이 들 정도였지만 정확하게 계측하니 29CM로 한손으로 잡히지 않는 높은 제고를 가지고 있었다.

그 뒤 12시까지 덩치는 낚지 못했지만 20CM내외로 6마리를 보태 이날 총 조과는 29를 포함해 13마리 나에게 모처럼 대박이었다.

찾아가는 길은 자인에서 대창까지 가서 대창삼거리에서 금호, 영천 방향으로 좌회전해서 약 700m 직진하면 우측에 '신당 포도, 복숭아 작목반'이란 팻말이 보입니다. 팻말이 가르키는 방향으로 좌회전해서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올라가면 제방이 보입니다.
제방으로 갈려면 마을로 난 좁은 길을 통해 올라가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마을 주민들의 고운 시선을 받을 수가 없겠죠. 또한 저수지에는 자동차 한 대 정도 주차할 수 있는 공간 밖에 없으니 차량은 마을 아래 주차시키고 올라가시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아담한 소류지가 오래 보전되기 위해선 복숭아밭을 훼손하거나 쓰레기를 투척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진정한 네티즌이라면 앞으로 이런 글 안올려도 알아서 척척하시리라 믿습니다. 즐낚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