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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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조행기] 용성 쌍둥이못 조행

IP : ac583b2bc350f26 날짜 : 조회 : 5173 본문+댓글추천 : 0

7/7(토)
휴가차 모처럼 올라온 동생과 함께 용성 쌍둥이못(작은못)에 출조 했다.
이미 낚시점에 들러 두 못 중 작은 못을 선택하라는 권유와 함께 제방 좌측(도로 건너편)이 포인트라는 점도 확인하고 오후 5시경 도착해보니 제방과 제방 건너편에서 여러 조사분들이 작열하는 태양에도 아랑곳없이 대를 드리우고 있다.

제방 맞은편으로 들어가 포인트라 여겨지는 도로 맞은편으로 들어가니 부들을 끼고 있는 포인트에는 이미 조사분이 앉아 있어 조금 더 제방쪽으로 이동해 가면서 주위를 살펴보니 왕초보인 동생이 낚시하기에는 앞걸림이 심한 곳이다. 거의 저수지를 한바퀴 돌아 도착한 곳이 제방 좌측 끝에 대를 드리웠다. 수심은 약 1M정도로 아주 적당했고 겉보리와 황토를 버무려 밑밥작업을 마치고 미끼는 메주콩을 사용했다.

7시경 동생과 저녁을 먹으로 용성으로 나가면서 제방에 앉아 있는 노조사 분에게 낮 조황을 물으니 지렁이에 씨알 좋은 넘이 나온다고 한다. 저녁을 먹고 돌아오는 길에 지렁이와 동생이 앉을 낚시용 의자를 구입해서 본격적으로 낚시를 시작했다.

동생은 깐죽대는 잔챙이 입질에 적응을 하지 못해 계속 헛챔질이다. 깐죽대는 입질은 계속되고 난 8시경 지렁이로 한 수 했으나 너무 작은 잔챙이다. 지렁이낚시에 실망한 우리 형제는 심기일전 다시 콩으로 바꾸고 덩치를 노렸다.

하지만 찌는 미동도하지 않고 동생은 지루한지 아니면 형 낚시실력에 실망한 건지 내가 챔질하지 말라고 했는데도 잔챙이들이 툭툭 건드리는 것까지 챔질한다. 그새 도로건너편 포인트에는 저녁 늦게 도착한 조사들로 가득 메워져 있고 간혹 입질이 있어 떠드는 소리가 요란하다. 시끄러운 소리에 반해 씨알은 신통치 않은 모양이다.

저녁 11시. 동생도 지졌는지 더 이상 챔질을 포기하고 찌만 멍하니 바라보다 날 보면서 "형 내 찌 주위에 고기가 떠 조금씩 움직여"라고 속삭인다. 녀석의 찌 주위를 보니 아니나 다를까 커다란 황소개구리가 유유히 움직이고 있다. 고기나 아니라 황소개구리라고 말해주고 다시 내 찌를 바라보니 이럴 수가 찌가 꼭지까지 올라 왔다 다시 원상복구 중이다.............
내가 이날 받은 처음이자 마지막 찌올림이 이렇게 허무하게 지나갔다....

토요일인 이날 직장동료도 내촌지에 들렀지만 입질한번 못보고 철수한다는 전화가 왔다. 우리 형제도 자정경 대를 접고 돌아오는 길에 물이 탁하다는 너블못에 들렀다. 저수지 주위에는 주차장을 방불케하는 차량들로 빼곡이 메워져 있고 앉을 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로 만원이다. 이유인즉 근래에 들어 하루에 월척이 10여마리씩 솟아진다고 한다. 본인도 낚시점장의 말을 들었을 때 혹해 너블못으로 갈려고 했으나 프로로 불리는 동구청 예비군 기동대장이 "똥물에서 낚시할라 카면 낚시대 뿌라라"라는 충격적인 말에 포기해야만 했다. 동생은 주위에서 낚아 올리는 붕어를 보면서 "여기 왔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했지만 난 발길을 돌렸다. 예전 같으면 총알 같이 앉았을 텐데, 기동대장의 충격적인 발언 탓으로 알 수 없는 심리적 변화가 생긴 건지는 몰라도 앞으로 너블못을 찾지 않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