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태어난곳이 경북 성주입니다.
성주 참외로 유명한 고장이죠? 물론 수박도 유명합니다.물론 낚시할곳도 많구요.
저는 국민학교 3학년 도시로 이사를 나오기전까진 과자라는걸 한번도 먹어본적이 없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다지 먹고 싶지도 않았던것 같았습니다.
참외.수박.사과.토마토..등등 손만뻗으면 지천에 먹을게 널려있었으니 과자의 유혹도 저한테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습니다.
근데 딱 한가지 저희 동네에는 없는 과일이 있었습니다. " 복숭아 "
국민학교 1학년 여름방학이 끝난 어느 여름날...
방과후 하교길에 같은반 친구녀석이 어깨에 둘러맨 책보를 주섬주섬 풀어헤칩니다..
아가야 궁둥이같은 토실토실한 백도 복숭아가 하나 들어있네요..
마이 묵어본 솜씨인지 껍질을 살살 잘~도 벗깁니다..그리고 한입 텁석 베어무네요..후~과즙이 뚝뚝 떨어집니다..미치긋습니다...
옆에서 하염없이 마른침만 꿀떡꿀떡 삼킵니다.. 그래 지혼자 다~먹지는 않을거야..반틈 냄기주겠지...고놈 입만 눈이 빠져라 쳐다봅니다..
근데 가마이 보니 혼자 다~처묵을 심산입니다...이기 아인데..이러마 안되는데...자존심이고 뭐고 없십니다..
야~인마야 내 한입만 도~~~ 근데 이자슥 들은척도 안합니다..
한입만 묵자카이~ 안된다 카이! 울엄니가 내혼자 묵어라캤다카이..
뭐~이런기 다있노! 에~라이 짜슥아 니 다~처묵어라 ...하고서 복숭아 베어묵는입을 주먹으로 한대 쥬~박아 버립니다..
복숭아로 칠갑을한 친구놈을 뒤로하구 10리길 집으로 터덜터덜 걸어갑니다.
집에오니 마침 새참 준비하시러 어머니께서 들어와 계십니다.
배야 이제오나? (제가 어릴때 별명이 곰배 (경상도말로 짱구)였습니다.)
"어무이" 내 ~ 복숭아 묵고싶다. 뭐라카노? 집에 널린게 참왼데 참외 무거라.. 참외말고 복숭아라 카이~
야 ~가 오늘 와이라노.씰데없는 소리말고 빨리 소풀 먹이러나 가라...
어영부영 소풀먹이러가서 소는 소대로 나는나대로 따로 놉니다..
풀밭에 누워 하늘을보니 하얀 뭉개구름이 흘러갑니다.. 근데 제눈에는 동글동글한 구름은 전부 복숭아로 보입니다..
복숭아 그거 딱~ 한입만 묵었으마.....이러다 병날것 같습니다..
해거름 해질때쯤 ...
실~컷 묵을대로묵어서 늘어져있는 누렁이 궁둥이를 발로 걷어찹니다.집에가자 인마야 빨리 인~나라 ...애꿎은 누렁이한테 화풀입니다...
맥없이 들어서는 아들래미보구 어머니께서 한말씀하십니다.
이제오나? 밥묵자 ..밥 안묵을란다..... 와? 복숭아가 그래 묵고싶나?
어머니 눈에도 제머리에는 복숭아 생각뿐이란걸 보이시는 모양입니다.
알았다! 니 쪼매만 기다리 봐라..하시곤 아랫채로 들어가십니다.
옛다! 보리쌀 두되다.이거가지고 산너머마을 복숭아밭에가서 바까무라...
말이 산너머지 왕복 30리는 넘는길입니다..
얕으막한 산이지만 조막만한 발걸음으로는 하루 온종일 걸리는 거리입니다.
그래도 가야합니다.. 그거 복숭아 그거 내는 꼭 묵어야 합니다...
일요일 새벽에 출발하기로 하고 순하디순한 두살터울 형에게 같이가야한다 미리 못을박습니다.
저희형이 참~순하고 어집니다..한번도 동생한테 싫은 소리한적이없는 순둥이형 입니다.
반면에 저는 어릴때 아~주 악바리 였습니다.
깡다구는 성주면에서는 아마 제가 세손가락 안에는 들었지 않았나 싶습니다..
일요일 새벽 첫닭이 울기도전에 용수철처럼 몸을 벌떡 일으킵니다..
히야! 빨리 인나라. 복숭아 바꾸로 가야지 .. 언~능..악바리 동생의 닥달에 마지못해 몸을 일으켜 세웁니다.
봉창문을 여니 아직도 바깥은 간장색 입니다... 그렇다구 지체할수는 없습니다.
둘이서 보리쌀 한되씩 한되씩 어깨에 둘쳐 멥니다...출~발 다리에는 힘이 팍 팍 솓습니다...
그렇게 정신없이 걷습니다..
멀리서 동이 트오르네요..이쁩니다.. 아~니 근데 저것도 백도 복숭아로 보입니다..
히야! 우리 오늘 복숭아 배터지도록 함 무보자..
그저 신이난 동생을보구 형은 그냥 환한 웃음으로 답을 줍니다...
산하나 넘고 ...아직은 걸을만 합니다..
배야! 쪼매만 쉬었다가자.. 다리아파 못 걷겠다. 형이 털썩 주져 않습니다..
안된다 카이!
해지기전에 돌아올라면 빨리가야된다 언능 인나라...동생의 닥달에 마지못해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우여곡절끝에 산 허리를 너머서니 세상에나 ! 천지가 복숭아 밭입니다..
복숭아밭 언저리에 열심히 복숭아수확을 하시는 아주머니 한분이 보입니다.
아~지매...아지매요? 목청껏 부릅니다... 너거들 누고? 무신일이고?
두넘이 어깨죽지에 둘러맨 보리쌀을 주섬주섬 내려놓습니다.. 복숭아로 쪼매 바까주이소?
그래 알았다 근데 너그덜 어데서왔노? 예 ! 산너머 어데서 왔습니다 하니...아주 기암을 하십니다...
여가 어데라고 너그끼리왔노..
아이구 야들아 안되겄다 우리집에가서 밥이나 묵고가거라 ..하시며 손을 이끄십니다..
아~입니다.아지매...해떨어지기전에 빨리가야 됩니더...
그라마 복숭아라도 쪼매 묵고가거라... 쓱쓱 껍질이 잘도 벗겨집니다...
어른 주먹만한넘으로 한넘 주십니다.. 크게 한입베어무니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정말 참외하구는 다릅니다..
입안에서 부드럽게 녹는이맛! 달콤한 과즙...아~~행복합니다...
단숨에 세개나 먹구나니 올챙이배가 되어버립니다..
포만감도오구 슬슬 피곤해집니다.. 안되겄다 빨리 집에가야지...
가지고온 보리쌀 포대에 가득씩 복숭아를 담아주십니다.. 더~주까? 아이라예 이것도 많습니다..아지매 고맙습니다..
두넘이서 이고 지고 질~질 끌어서 땅거미가 질무렵 겨우 집에 도착합니다...
어무이 같다왔싶니다... 무신 개선장군처럼 의기양양 싸릿문을 들어섭니다..
그래 이제오나? 마루에 밥차려놓았은게 밥부터 묵어라....하시며 다시 참외밭 둘러보신다구 나가싶니다..
어무이 ? 복숭이라도 하나 잡숫고 가시지....
조그만 손으로 큼지막한 복숭아를 어머니 앞으로 내미니...
그래 알았다 ! ....
밭에같다와서 아부지하고 같이 묵을텐게 너그글 실컷 묵고 있어라 하시며 웃으시며 나가십니다..
그날저녁 모처럼 네가족이 둘러않아 울 동네에서는 맛볼수없는 복숭아를 입 아구가 아플만큼 배불리 먹었습니다..
울 아들 덕에 복숭아도 묵어보네... 참~달다... 검게 그을린 아버지 어머니 얼굴에 모처럼 환한 미소가 비칩니다.....
한가하니 문득 예전 생각이나 조금 주저려 봤습니다...
저희어머님 연세가 칠순이십니다.. 오십중반에 뇌출혈로 쓰러지셔서 아직도 후유증으로 고생하십니다.
어머니 생각하니 가슴도 저려오고 순하디 순한 형님은 집안 일으켜보고자 열심히 살다보니 혼기를놓쳐 아직 장가도 가지 못하였습니다..
어머니와 형님앞에 서면 그저 미안하고 죄스럽습니다...
제가 조금만 더 노력하고 열심히살았어도 두분의 어깨에실린 무거운짐 조금이나마 덜어드릴수 있었을 터인데.......
좋은밤 되십시요....
- © 1998 ~ 2024 Wolchuck all right reserved. ▲TOP
단란한 시골풍경이 아름답습니다.
가난했지만 정겨웠던 시절이네요.
부모님을 생각하면 왜 이리 슬픔부터 느껴지는지....
저는 아직 부모님이 살아계시지만 너무도 늙어버린 모습을 대할때마다
가슴이 아파오고, 부모님을 생각하면 슬픔부터 느껴지네요.
몇해 전"성주"를 지나는데 "참외"모양의 모형을 보며
아하!!여기가 참외의 고장이구나 생각했는데 "까까요"님 고향이 성주군요.
헌데 젊으신분(?)으로 생각했는데 "책보"말씀을 하니 당황스럽습니다.
전 "책보"의 기억과 추억이 없습니다...ㅎ
"유년의 추억"은 다들 있겠지만 "붕어우리"말씀 처럼 동화같은 이야깁니다...
어머님에 장가안간 형님생각이 참 갸륵합니다...
늘 웃으면서 사십시요... 허면 곧 좋은날 있을겝니다...씨^___^익
왜맘한구석이쎄하지
저는 처음 그냥튀긴 닭이 아닌 양념통닭이
처음 나왔을때 아마 국민학교 3학년때 쯤으로 기억합니다 의성 가음에서 탑리까지 동생과 걸어가서 싸들고 어두운밤 걸어오면서 한조각꺼내먹고 싶은것을 참고 걸으면서 동생 한번 나한번씩 봉지에 코를
박고 냄새만 맡으며 집까지 와서 가족들과
함께 먹어야지 했는데 아부지랑 엄니가
배부르니 너거 둘이 먹어라 해서 게눈감추듯 순식간에 먹었던 기억이 있는데
그때는 몰랐습니다
부모님이 배가불러 먹지 않겠다는 그말....
두아이를 키워보니 이제는 알겠네요
울 까까요님! 만나면 그렇게 꼭~ 켜안꼬 시푸유.^^
방학이 되서 큰집에 갔습니다
열심히 놀다가 집에 올때쯤 당숙댁 수박이 잘 익었더라고요...
당숙께 ....당숙어른....저거 2통만 주세요 했더니 당숙어른이 왜? 먹고 싶냐?
저는 대답했지요....아니요.....집에 가져갈라고요...
당숙어른이 그래....형님갔다 드려라 하시면서 2통 주시더군요...
저 그건 집에가지고 오느라 죽는줄 알았습니다....
6킬로 걸어가서 버스타는 깡촌이었거든요.....
부모님얘길할려면 다큐가될것같아
그만 줄입니다...
내고향 성주 가천 ..3살때 대구로 나와서
농사라는걸 몰랐지만 고향에 큰집 작은집이있어
국믾학교때 방학마다 가곤 했지요
한편의 수필 잘읽고 감동 안고 갑니다
문학소년 이였군요 다재 다능한 까까요님
그래서 산골의 업장 이름이 가야정 입니다
모친 쾌유 비옵니다 ^&^
권형 선배님^^ 제가 국민학교 1학년때까지 책보를메구 다녔습니다.
그당시 깡촌에 살림살이 고만고만 하였습니다.감사한말씀 고맙습니다.
양보와배려 님^^ 옛생각 나시죠? 우리네삶 모두가 비슷했으리라봅니다.
쌍마™ 님^^ 그렇죠? 자식낳아보니 부모마음 알겠더라구요.. 참! 우린 닮은구석이 많아요 그쵸?
하얀비늘 선배님^^ 지두 선배님 마음과 다르지않습니다 . 고맙습니다.선배님!
5치부대보안대장 님^^ 예전에 수박농사 안하는 동무들한테 머리통만한수박 마니도 주었습니다.
다섯걸음 가고 한번쉬고..끝까지 가지고 가더군요.보안대장님의 고운마음씨가 좋습니다...
붕어못본지3년 님^^ 누구나 아련한 기억은 있지요...지금처럼 열심히 사시면 보상되리라 봅니다.사업번창하세요.
산골붕어 선배님^^ 어쩐지 뵈었을때 낯설지가 않았습니다... 같은 고향이시니 더더욱 그러한가봅니다.
선배님! 항상 다정다감한말씀 감사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남자4명=여자2명
제비와 칭구 그리고 여자2명은 초딩학교 운동장에 있고
남자 칭구2명은=수박 서리하러 직행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아서 4명이 함께 학교 교실로 들어가서 사랑의 불장난~~~!
수박 서리 하러 간 2명은 주인한테 잡혀서 시골지서(파출소)에서 하루 밤
결국 주인하고 합의 보고 나옴!
제비는 입 맞춤으로 합의를...!
대명이 그냥 대명이 아니십니다
중 2때면ㅎㅎㅎ
한개마을 고택, 성밖숲이 아름다운.
어느 가야왕국의 도읍지였던 성주, 그리고 금수면 금수다방 미쓰리...
그곳에 터잡고 사시는 배아무개 시인...
자주 가본 동네입니다만, 정작 낚시는 못해봤습니다.
까까요님에 온 가족에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그시절 똑 같은 경험이 있어 입가에 미소가....
우리도 사과 바꿔 먹을려구 겉보리 자루에 담아서 간 기억이 나네요
착하게 행복하게 사시는 가족분들
좋은일 있을거라 믿습니다
대백회때 꼭 뵈요 ㅎㅎㅎ
마지막엔 눈가에 이슬이 맺힙니다.
지금이라도 잘 하시면 됩니다
형님께 어머님께 ...
근데 까까요님은 행복한 겁니다
지 살던 동네에는 도대체가
과수원이라고는 눈씻고 봐도 없었습니다
당시의 보성 깡촌에는 과실나무 다운 것을
구경하기도 힘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어머님께서 좀 더 평안한 삶이 되시길 바라며
형님되시는 분도 쌓은만큼 받으실겁니다
까까요님은 지금도 충분히 열심히 사시는 것으로 보입니다~
파트린느 선배님^^ 금수 저희 친척분들도 마이 사십니다..다음에는 낚시도 한번 해보세요. 감사합니다...
빼빼로 선배님^^ 항상 고마운 말씀 감사합니다.. 오늘 하루도 행복한하루 되십시요.^^
애무부장관 님^^ 아~이구 칭구! 그렇죠? 우리세대의 아련한 추억이지요.. 대백회때 보입시더..수고하셔요.
고무신 님^^ 네! 열심히 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부모님.형님 조금의 짐을 들어드리고 싶네요...
月下 선배님^^ 고맙습니다.. 항상 따뜻한말씀.....대백회때 뵙겠습니다.. 수고하십시요.선배님!
읽으면서 꼭 제가 겪은듯.. 영상이 떠오릅니다
저도 갑자기 예전 생각이 문득문득 나네요...행복한 가을 되십시요~~
안녕하세요?.
저 또한 촌출신이라 쓰신 글이 참으로 정겹게 느껴집니다.
글을 읽고 어린날 추억을 생각하니 아련한 그리움에 가슴이 뭉클해 집니다.
책임지세용?....^^
친구들과 복숭아서리 갔다가 송아지만한 세퍼드에게 쫓겨서 말그대로 개죽음 당할뻔했던
기억도 이제는 너무나 아름다운 기억으로 느껴집니다.
다시한번 그 시절로 돌아가 새까맣게 그을린 개구장이 친구들과 산과들을 마음껏 뛰어다녀
봤으면 좋겠습니다.
어머님의 건강과 가족의 행복을 기원드립니다.
그렇죠? 우리 어린시절 되짚어 생각하면 지금도 저는 가슴이 에립니다..
그때 그시절..너무 그립습니다..
따뜻한말씀 감사합니다...좋은날 되십시요.^^
까까요님의 글을보니 아련한 어릴적 추억들이 생각납니다.
까까요님께서 열심히 살고 계시니 어머님의 마음도 흐뭇하실겁니다.
올리시는 글마다 푹! 빠져들게 하시네요!
우리 어릴때 무척이나 힘든시절이었지만 그래도 나름 행복했었습니다. 그쵸?
감기 조심하시고 대백회때 오시면 한번 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