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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21일 수요일-서른다섯번째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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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를 입지 않고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39가지 지혜이야기-이성아 엮음" 제 4 장 -믿음에도 필요한 방비 서른다섯번째 이야기 **** 살인을 면한 인내 ***** 전국의 장을 떠돌며 장사를 하는 장돌뱅이가 있었습니다. 그는 장사를 하다가 연말이 되어 집으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명절을 집에서 보내기 위해서 였습니다. 집에는 예쁜 부인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는 부인에게 줄 설날 선물을 사려고 장 여기저기를 기웃거리고 있었습니다. 그때 그에게 노스님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노스님은 '게어를 팝니다'라는 표어를 내 걸고는 시장 한모퉁이를 차지하고 앉아 있었습니다. 게어는 불교의 교훈을 담은 시구를 말하는 것입니다. 그는 게어란 말이 처음 들어보는 말이라 호기심이 발동해서 스님에게로 다가갔습니다. "스님 게어를 팔다니요? 값은 얼마인가요?" "원래는 한 수에 금스무냥이지만, 보아하니 그대는 인연이 있는 사람같아 보여 반을 뚝 잘라 열 냥에 주겠소." 장돌뱅이의 질문에 스님이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장돌뱅이는 기가 막혔습니다. "아니, 스님 게어가 대체 뭔데 금 열 냥이나 나간단 말이요?" 장돌뱅이는 스님에게 이렇게 물으면서도 뭔가 좋은 게 있을거라는 생각에 이르자 엉덥결에 다음과 같이 말하고 말았습니다. "좋습니다, 게어 하나 사지요. 게어 하나 주세요." 그러자 스님은 달라는 게어는 안주고 시를 한 수 읊었습니다. "앞으로 세 걸음 걸으며 생각하고, 뒤로 세걸음 물러나 생각하라. 성이 날때는 이렇게 생각하여 노여움을 끄는 것이 길이 좋으리라." 스님은 시를 다 읊고는 장돌뱅이를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방금 내가 읊은 시구를 잘 기억하시오. 이후로 분한 마음이 생기고 화가 날때는 꼭 이 시구를 외우도록 하시오." 스님의 이 말을 들은 장돌뱅이는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아니 겨우 이 네마디의 시구가 금 열 냥 짜리란 말이요? 스님! 사람을 속여도 분수가 있지요." 그러자 스님은 그저 하하 하고 웃을 뿐이였습니다. 장돌뱅이는 억울한 마음이 없진 않았으나, 스님의 천진한 웃음에 뭔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나이도 많은 스님이고 해서 불공한 셈으로 여기곤 장돌뱅이는 서둘러 집으로 향했습니다. 장돌뱅이가 집에 도착했을 때는 밤이 사뭇 깊었습니다. 부인을 부를까 했으나 이미 잠이 들었을 터라 살며시 문을 열고 들어 갔습니다. 그런데 침상 밑에 신발이 두 켤레가 놓여 있는 것이였습니다. 그것도 여자 신발 한 켤레, 남자 신발 한 켤레가 나란히 놓여 있는 것이였습니다. '이 염치없는 여편네, 내가 집에 없다고 이런 짓을 하다니!' 그는 블같이 화가 치밀어 부엌으로 가서는 식칼을 집어 들었습니다. 정을 통하고 있는 연놈을 죽일 참이였습니다. 방으로 들어와 막 칼을 들어 찌르려 할 때, 문득 금 열 냥이나 주고 산 게어 생각이 났습니다. 그는 게어를 가만히 외우기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세 걸음 걸으며 생각하고, 뒤로 세걸음 물러나 생각하라. 성이 날때는 이렇게 생각하여, 노여움의 불을 끄는 것이 길이 좋으리라." 장돌뱅이가 씨근거리며 시구를 외우며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자, 그소리에 놀라 아내가 눈을 떴습니다. "아니, 여보! 언제 오셨어요. 왔으면 깨우지 않고요." 아내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말했습니다. 그런 아내의 가증스러운 모습에 분노가 치밀어 오른 장돌뱅이는 아내에게 칼을 들이대며 다그쳤습니다. "네 이년! 침상위에 함께 누워 있는 놈은 왠 놈이지?" "왠 놈이라뇨?" 남편의 돌출행동에 놀란 아내는 떨면서 되물었습니다. "그럼, 이 신발은 뭐냐?" "이이는 참, 오늘이 섣달 그믐 아니예요. 마음은 쓸쓸하고 당신이 너무 보고 싶은 데 기다려도 오지 않으니, 할수 없이 당신의 신발이라도 침상 앞에다 갖다 놓고 마음을 달래는 중이었지요." 아내의 말을 들은 장돌뱅이는 들고 있던 칼을 내던지고는 부인을 얼싸 안고는 덩실덩실 춤을 추며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정말 값진 것이군. 참으로 값진 것이야! 백냥, 천냥, 아니 만냥이라도 아깝지 않아." ************************************************************************************************* 윗 글을 속담으로 대신하면 '참을 인자 세개면 살인도 면한다.'는 속담이 가장 적합할 것입니다. 화를 모면하는 것중 참는 것보다 좋은 것이 있을까요?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순간 욱하는 성질이 다 된밥에 코 빠트리거나 재앙을 불러온다는 것을. 어른들은 살아온 경험에 비춰 무엇보다도 마음을 잘 다스리는게 성공의 근원이고 행복의 근원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마음을 잘 다스리지 못해 겪었던 시련과 고난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술집이나 거리에서 젊은이가 제멋대로 성질을 부릴 때 어른들이 가장 먼저 하시는 충고는 '나도 한 때는 그랬다'는 것으로 시작해서 결론엔 '그러나 그것이 인생에 하나도 도움이 안되더라."는 것으로 맺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그리고는 말씀하십니다. '참는 게 제일이다.' 라고. '인내는 쓰나 열매는 달다'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명언이 있습니다. 인내해서 단 열매를 거두는 삶, 그 삶이 우리 모두의 삶이였으면 합니다. *** 분을 경계하는 것을 불 끄듯이 하고 욕심 막기를 물 막는 것처럼 하라. *** -근사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