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동공의 반응 증상, 혈압 수치도 증상, 내부장기 역시 증상, 그런데도 배뇨장애와 극심한 통증유발, 피부 박피현상과 각질화의 진행, 환각과 망상, 실신, 졸도등의 코마상태의 빈번한 발생을 비롯한 정신박리현상의 지속적인 증가, 램수면기의 악몽과 발작,과도한 가위눌림".
도수 높은 검은 뿔대 안경을 쓰고 구렛나루를 기른 권박사는 의사라기 보다는 학자 특유의 냉철한 인상을 풍겼다. 부드러운 중저음의 목소리와 언변은 그가 대중적인 의사가 아닌 연구자임을 자연스럽게 느끼도록 만들었다.
"감염과 진행이라.....환자는 지속적인 통증을 호소하는뎨 ...원인을 알 수 없다. 그것 참 신기한 일이군.....
부군의 이런 증상이 발생한 정확한 시기가 언제인지 말해 보세요"
"그러니까 그게 저도 잘 알지 못해요. 남편은
말수가 적고 나쁜 일에 대해선 혼자 해결하는
편이라 신체의 이상이 왔다해도 분명히 제겐
감췄을테니까요. 그이는 잠자리에서 조차
지독한 통증을 혼자 삭힌 것 같아요
가끔 심하게 침대 위에서 몸부림을 치거나
잠결에 제가 깨서 보면 베란다로 나가 창문을
열고 멍한 표정으로 허공을 본다거나 했지만
이렇게 심각한지는 정말 몰랐어요."
아내는 떨리는 목소리로 울음을 삼키듯 말을
이었다.
"그렇게 힘들면서, 아프면서 왜 제게는 아무 말도 안했던 걸까요. 권박사님! 박사님께서
제 남편을 꼭 낫게 해주세요 제발......"
"너무 걱정 마시고 저희에게 맡기십시오
최선을 다해 부군을 치료해 보겠습니다.
시일이 오래 걸릴지도 모릅니다. 우리 연구진이
모든 가능성에 대해 검토 할 겁니다.
끝까지 포기하면 안돼요. 환자 역시도...."
권박사의 연구실에서 감염체에 대한 현미경
분석과 배양이 이루어졌다. 몸에서 분리되어 나온 각질에 대한 배양 역시 이루어 졌고
유전자의 변이 속도에 대한 그래프와 심전도
검사 그리고 두뇌학과 정신분석을 연구하는
학자들의 조언과 병행된 연구를 통해
나의 증상에 대한 다각도의 실험이 진행 되었던 것이다.
그렇게 또 몇 주의 시간이 흐르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점점 지쳐가고 있었다.
통증은 이제 상반신과 하반신을 가리지않고 동시 다발적이 되었고 무릎 아래 정강이와 발목의 마비가 시작되었다. 가슴은 불덩이처럼 타올랐고 열은 40도에 육박할 만큼 고열이 지속 되었다.
링겔을 꽂고 있는 오른 손 팔에서는 검은 핏줄이
뿌리처럼 분화하여 전신으로 퍼지고
있었다. 그 모습은 마치 투명인간의 장기가 밖으로 드러나 모든 혈관이 징그럽게 노출된 것과 같았다. 모든 것이 절망적이다.
수십 만평의 수량을 자랑하는 강원도 용천지(가칭)에서 조정 경기의 개막식이 있었다.
선수들은 시합 전에 제 각각 노를 저으며
본 경기의 루트와 출발의 타이밍과 속도를
체크하며 물살을 가르며 나아갔다.
조정경기는 1인승부터 8인승까지 2km의 공식
거리를 노를 저어 레이스를 펼치는 경기로
한 사람이 노 하나만 젓는 종목은 스위프, 노 2개를 동시에 저으면 스컬로 불린다. 스위프 종목에서 방향을 알려주는 사람을 콕스라 하고 보트를 젓는 것을 로잉, 젓는 동작을 멈추는 것을 이지라고 하며 보통 싱글스컬 보트의 최저무게는 14kg 보트의 평균길이는 8m이고 8인승의 경우 최저무게 96kg과 19.9m의 길이를 자랑한다.
신체 건장한 선수들이 일렬로 보트에 앉아 반복적으로 노를 저어 물살을 가르며 레이스를 펼치는 모습은 보는 이들에게 박진감과 경쾌함 , 짜릿함을 전해주며 그 모습 또한 장관의 하나이다.
용천지는 수상 경기를 하기엔 매우 적합했는데
해방 이전에 축조되었고 용이 하늘로 승천하는
모양을 닮았다 하여 용천지로 불리고 있었다.
매년 수상스키와 카누, 카약을 비롯한 조정경기가 열리고 시도별 선수들의 연습장소로 사랑 받았으며 오염되지 않은 수질과 풍부한 어자원으로 인해
낚시금지구역으로 지정되기 전에는 현지인들과 장박하는 릴꾼으로 문전성시를 이룬 곳이기도 했다.
풍문에 의하면 저수지에서 3m가 넘는 잉어가
잡인 적도 있는데 절대로 초어가 아닌 토종이고
물밖으로 나온 등지러미의 폭이 두 자는 족히
넘을 거라는 밑도 끝도 없는 전설이 회자되고 있었다.
또한 오랜 세월 그 지역에서 살아온 촌부에 의하면 보름달이 떠오르는 날 저수지 적벽 아래에서는 기괴한 생명체가 물안개 속을 유유히 헤엄치는 것을 몇 번이나 목격했다고 한다.
장박을 하는 릴꾼이나 낚시꾼들도 우연한 기회에 괴물을 만나 오금을 지리고 도망쳐 나왔다는 믿기 힘든 사연도 떠돌고 있었다.
오래되어 낡고 허물어진 제방이 정비되고 수상 경기를 하면서 낚시금지구역이 된 이후로는 괴생명체의 발견 소식이 드물어 졌던 것이다.
각팀은 자리를 잡고 출발선상에 일렬로 정열해 있었고 곧 신호가 떨어지고 톱니바퀴처럼 잘 짜여진 정열은 한 치의 흐뜨러짐 없이 좌우 번갈아 젓는 노를 따라 보트는 미끄러지고 있었다. 그 모습은 리듬감이 느껴졌다.
타악기 연주자의 현란한 춤사위와 어울려
빗어내는 혼의 진동이 이제 막 정적을 가르며
물 위를 흐르고 있는 것이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경주는 정점을 향했고
부표로 세워진 코너를 돌아 마지막을 향해
가고 있었다. 아슬아슬한 줄달음 속에
격정과 희열이 불끈거리며 하늘이 내려 앉은
수면 위 무중력 상태의 공간을 두둥실 떠나가는
것 처럼 나아갔다.
사고는 예고도 없이 찾아왔다.
처음 그것은 팀간의 충돌처럼 보였다.
가장 앞서간 팀과 경쟁이 숨가쁘게 치열해진 2위 그룹들의 각축전에서 그때 상대방 팀을 극적으로 추월하던 보트가 공중으로 솟구쳤고 타고 있던 선수들이 동시에 하늘을 날아 보트와 함께 수면 아래로 내동댕이 쳐진 것이었다
그렇게 열이 깨지고 다른 팀 선수들 역시 우왕좌왕 했던 것이다.
대형사고였다. 안전요원들의 보트가 급박하게 접근하여 물에 빠진 선수들을 구조하는 동안 경기장은
아수라장이 되고 말았다.
바람도 날씨도 개막식의 축제와 경기를 하기엔
조금의 하자가 없었지만 사고는 엉뚱하게도 물 속에서 시작된 것이었다.
일렁이는 소용돌이와 거친 포말 사이로 검은 그림자가 윤곽을 드러내었다.
그물체는 유선형으로 생겼고
20m의 조정 보트의 길이보다 길었다.
이내 방향을 턴 검은 물체는 안전 요원의 모터보트 후미를 강하게 치받았고
보트가 공중으로 솟구치고 수 미터 밖으로
날아가 나뒹구는 모습을...........,
그리고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유유히 물 속으로
미끄러져 잠수하며 사라지는 괴물,괴물의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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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병원 의사씸미꺼??
일단 3편읽으러 쌩~~~~~
꾹
활자를 읽는 어찌 보면 고역일 수도 있는데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