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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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조행기] 당산지 그 짜릿한 만남 (05/14)

IP : ac583b2bc350f26 날짜 : 조회 : 4845 본문+댓글추천 : 0

앞에서 언급했듯이 우린 그렇게 당산지에 도착했고 내가 본 당산지의 형세는 잎구에 뗏장이 잘 발달되어 있고 저수지 좌측 가장자리를 온통 덮고 있는 부들은 대물이 서식하기에 안성맞춤인 그야말로 자인권 저수지가 아니면 보기 힘든 멎진 저수지였다.

두 분은 이미 장사장이 설치한 좌대에 대를 편성(저승사자 :10대, 장사장 :15대)한 상태였고 뒤 는게 도착한 난 부들을 끼고 있는 세 번째 좌대에 앉아 1.6, 2.1, 2.6, 3.0, 3.3 이렇게 다섯대를 편성하고 평상시와는 사뭇 다르게 중화기(목줄4호, 지누4호)로 무장하여 가능한 부들 가까이 붙이려고 무진 애를 섰다. 미끼로 난 콩을 두 분은 새우를 사용했다.

수심은 약 50cm정도 였고 대물 유인용 겉보리를 한 움큼씩 포인트에 정확히 투척하고 찌를 완전히 수면과 마춘 뒤 남은 겉보리를 포인트 주위로 흩뿌렸다. 왜 그런 식으로 뿌리냐고 묻는다면 “내방식이니까”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별다른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다. 그냥 습관이다.

채비를 완전히 내리고 나니 오후 8시 부들 사이에서 모처럼 맞보는 나만의 여유를 가져보고 주위를 둘러보니 내가 앉은자리는 그야말로 부들로 감싸여 있고, 주위에서 연신 새우를 갈아끼우고 있는 두분이 모습이 노을에 감사여 그림처럼 아름다워 보였다. 이 기막힌 낚시터에서 뭔가가 이루어 질 듯한 기분 좋은 예감이 절로 들었다.

30분 뒤 처녀의 나풀거리는 저고리처럼 찌가 슬금슬금 나풀거리며 올라왔다. 아름다웠다. 하지만 헛챔질.... 9시 간식시간에 장사장에게 물어봤더니 콩낚은 조금 더 기다렸다가 찌가 멈추었다고 생각이 들 때 그 때가 챔질 타이밍이란다. 자세한 내용을 듣고 나니 벌써 10시가 넘어섰다.

돌아와 앉자마자 3.0칸에서 입질.. 수면에 잠겨있던 찌가 마치 마를린 먼로의 치마 자락처럼 한 꺼풀씩 치 솟는데 그 찌올림은 오금이 저리게 할 정도로 꾼이 그리던 환상적인 자태였으며. 수심 50m도 채 되지 않는 곳에서 붕어가 저항 할 때마다 저수지가 떠나갈 정도의 요란한 소리가 났고 끄집어낸 넘은 8치.. 산림망에 집어넣고 있는 사이에 2.1컨대 찌가 드러누웠다가 다시 원상복귀 되고 있는게 아닌가... 뭔가 될 것 같은 기분 좋은 예감은 계속되고.....

약 30여분 뒤 우측 부들 가까이에 붙인 2.6칸대 찌가 두둥실 떠서 끄덕 끄덕... 순시간에 챔질.... 무겁다고 생각할 찰라 우측 부들로 곤두박질 재차 대를 세우고 강제 집행. 좌대 앞에서 또다시 좌측으로... 하지만 난 중화기로 무장한 상태. 저항은 심했지만 이 넘을 끄집어내는데는 1분도 걸리지 않았다... 아~ 단단한 나의 채비가 힘을 발휘하는 순간이었다. 넘 짧은 순간이라 실망할 수도 있지만 어디 오르가즘이 길던가! 짧고 허무할지 몰라도 심장이 멎을 듯한 그 강렬함은 어디에 비교할 수 있을까.. 낚시외에 비교 할 만한 게 있을까!!!

짜릿한 전율뒤에 낚아올린 넘은 예상외로 컷고 어짜할 바를 몰라 허둥지둥 데다가 행여 놓칠세라 의자에다 올려놓고 바늘을 뽑았다.... 어림잡아 33은 족히 되고 주위분들게 심마니가 된양 월척을 신고했다. 이 날이 쾌거는 나를 날밤새게 만들기에 족했고 그 뒤 자정까지 29cm 두수 더 했고 새벽 3시까진 입질이 없다가 새벽 4시경 한 수를 보태어 총 조과는 5수. 물론 콩낚이나 새우낚시의 특징상 마릿수는 얼마 되지 않지만 난 분명히 월척을 했고 우린 어차피 마릿수에 연연하지 않고 덩치를 노리지 않았던가....

두 분은 새우낚시를 했는데 장사장은 자정쯤 가게로 들러가셨고 붕어의 저승사자께서 나와 날밤을 샜지만 씨알이 형편없었다.......

정말 소년처럼 즐거웠고 들뜬 하루였다. 그렇게 쉽게 월척을 낚았다는 것이 아직도 얼떨떨하고 믿기지 않는다.

저수지를 소개해준 장사장을 비롯해 이런 멎진 기회를 주신 포항에서 올라오신 저승사자님께 다시한번 감사드리고 앞으로 계속해서 월척을 아껴주시고 사랑해 주실 걸 부탁드립니다.....

아침 동틀무렵 야간에 33cm라고 여겼던 넘은 정확히 31cm였습니다.
제가 밤눈이 어두워서...... 그래도 확실한 월척입니다..


여러분 늘 즐낚하시고 쓰레기 가져오시는 거 있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