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불어오는 곳 그곳으로 가네
그대의 머리결 같은 나무아래로
덜컹이는 기차에 기대어 너에게 편지를 쓴다
꿈에 보았던 그길 그 길에 서있네
설레임과 두려움으로 불안한 행복이지만
우리가 느끼며 바라볼 하늘과 사람들
힘겨운 날들도 있지만 새로운 꿈들을 위해
바람이 불어 오는 곳 그곳으로 가네 "
차창을 활짝 열고 라디오를 켜보세요.
작은 스피커로 흘러 나오는 노래가
시골길 물가를 찾아가는 발걸음을 가볍게 합니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
그곳에는 일상의 걱정과 짐이 없고 무게도 없습니다.
오로지 봄바람을 타고 찾아온 봄이
새 생명과 에너지로 우리를 맞아줄 뿐입니다.
일상에서의 무게를 미련없이 내 던져 버릴수 있는 곳
바로 바람이 불어오는 곳.
따사로운 봄의 물가는 절제되어 있던
모든 경계를 허물고 자연인으로 바꿔놓습니다.
두껍게 입고 왔던 옷들을 훌러덩 벗게하고
맘이 편해선지 생리작용도 원활하게 되죠.
갈대밭에 기대어 있는 저분도
봄을 즐기러 온거겠죠!
그림에 먹칠을 하고 싶지 않아서
싸드락 싸드락 주변청소부터 하였는데
아직은 깨끗한 저수지.
' 4월이 넘어 손이 많이 탈때쯤 다시와서 청소해줄께 '
하룻밤 지낼 집이
주위와 나쁘지 않게 조화됩니다.
일년에 꼭 한번은 찾는 이곳 저수지.
작년에는 장박을 즐기는 이들 때문에 패쓰했지만
올해는 아직 한가하네요.
한대한대 바닥을 찍어가며 즐기는 독조의 시간은
꾼의 머리속과 맘의 짐을 정리하는데도
아주 훌륭한 치료제.
오늘은 어디에서 나올까,
어느 대에서 나와줄까
기대하며 정성스레 세팅하다보면
시간 가는줄도 모르게 빠져들게 되죠.
물색 맑은 육초대 위로 작은 붕어들 몇마리가 떼지어
도란도란 소풍을 가듯 올라오는게
좋은 징조일까요...
두어시간 바닥찾아 대편성 삼매경에 빠져있을땐
몰랐다가 핸드폰을 들다보니
이제서야 연두빛의 새싹이 올라오는게 보이네요.
자세히 보지 않으면 지나치게 되는법
오늘도 물가에서 하나의 깨달음을 얻어갑니다.
하룻밤 즐길 준비를 다 마치고
이른시간에 소소한 롸빈스키친을 오픈합니다.
오늘은 꼬기 반찬이 없지만
갓지은 따뜻한 밤에 보글보글 'XX고 육계장'
며칠 전까지 미쳤다가 정신차리고 돌아온 장모표 배추김치에
지나오던 시골 하나로마트에서 산 성경표 김 한깍의
조화가 조촐하지만 안성맞춤입니다.
뭐~~물가에서 해먹는 밥은 다 맛있지만...
그~~계란 후라이 딱 하나 있었더라면ㅎㅎ
(담엔 계란 후라이 도저언!)
밥 먹는데 도와준 이소가스는
혹시 몰라 꼭 마개를 닫아 놓고 넣어둡니다
등뒤에 야산으로 해가 지다보니
5시가 되자마자 찌불 밝힐 준비를 합니다.
확실히 하루하루 다르게 해가 길어지는게
느껴지는 계절의 변화 시기입니다.
바람 한점없이 호젓한 저수지 홈통 한켠 한켠에
자리잡은 찌불들을 보고 있으니
그들의 고요함과 정숙함에 머리속에 시끄러움이
맘속에 무거웠던 짐들의 무게가
한결 줄어듭니다.
이곳은 제가 사는 지역에 위치한
명성 높은 한방터입니다.
전에는 밤새 입질한번 안주다가
따뜻한 오후가 되어서야 덩어리 한 두수
간신히 볼수 있던 터센 베스터였는데...
오른쪽 육초밭에서는 작은 붕어들이
들어와서 뒤집기를 시작하고
찌에서는 붕어의 어신이라고 보기 힘든
잡어의 소행으로 보이는 입질이 간간히 들어오는 상황.
주로 옥수수와 옥수수 글루텐을 사용하는 곳인데
혹시나 몰라 준비한 지렁이를 한두마리 꿰어
자정이후의 낚시를 즐겨보려합니다.
지렁이가 '신의 한수' 였을까요?
아니면 붕어들이 움직이는 시간이 바뀐걸까요?
지렁이로 바꾸고 난지 얼마 되지 않아서
밤낚시에 첫 붕어를 만나게 됩니다.
정면 연줄기 사이 자연 구멍에 넣어놓은 46 대에서
찌 몽통까지 한번에 다 올려주는 오름에
꽉찬 9치를 만나게 됐죠.
이곳에서 이런 싸이즈 보기 힘든데...
이윽고 새벽 1시가 갓 넘어간 시간에
옥수수 미끼로 한마리 더 걸어냅니다.
' 뭔 일이여~새벽시간에 붕어가 다 나오네 '
이녀석들을 필두로 새벽 낚시는
정말 심심하지 않게 재밌었습니다.
나오다 터지고
딴데보고 있다가 헛빵까고
없어진 찌하나는 뭐가 물어놨는지
대를 못세운 터지더라구요.
잉어겠죠 뭐ㅎㅎ
그렇게 피곤한지도 모르게 새벽낚시를 즐기고
맞이하는 아침.
기대하지도 않았던 밤낚시에 재미를 보고
동터오르는 아침을 맞이하려는데...
잠시 여유를 부려보려는 순간에도
붕어들은 찾아왔습니다.
'너 꼬리 한쪽 어디다 팔아먹었어?ㅡㅡ:;'
큰일교차로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저수지의 아침.
저수지의 아침 풍광을 감상하는 여유도 잠시...
끌고 들어가는 어신에 배스가 엑스트라 출현을 합니다.
'아이고 애 낳느라 고생했다.바로 가그라~~'
새벽이 잘 되길래 아침장은 그렇겠지 생각했는데,
요 몇년간 아침장 중에 가장 폭발적인
피크타임을 맞았습니다.
인증샷 남기는게 버릇이 되서
되도록이면 많이 찍을려고 노력하는데...
인증샷 찍는데 초릿대 휘고있고
끌어 내는데 또 올라오고
채비 던지는데 올라오고
미끼 던지자마자 받아먹고
딴데 쳐다보고 있으면 올라오고
찌 다올려 놓고 동동거리고
안보이면 박아놓고
.
.
.
더이상 인증할수가 없었습니디.
아니 포기한거죠ㅎㅎ
'폭발적인 조황이다 라는 말은 이럴때 쓰는거구나.'
확실히 경험했습니다.
게다가 아침 8시가 되면서부터 나오는 붕어는
거의다 월척이였는데 싸이즈는
30.5 cm~33 cm 사이였습니다.
홈통에 저까지 4명이 자리했는데
포인트 편차가 큰건지
아님 제포인트 라인이 먼저 타는건지
맞은편에 낚시하시는 두분은 전혀 입질을 못받고
상류 갈대밭에 낚시인은
5마리의 붕어를 만나셨다고
제가 빠지기만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오전 10시경이 되면서
붕어의 활성도는 시들시들해집니다.
그리고 저도 꿈뻑꿈뻑 졸고 있더라구요.
철수는 오후에 해도 되니까
두어시간 코골고 침흘리며 휴식을 가졌습니다.
점심이 넘어 일어나보니
모든 낚시대에 입질을 다 해두었더군요.
그리고 좋아하지도 않는 자동빵2수까지ㅎㅎ
근데 낚시대를 잡는 손에 통증이 느껴집니다...
챔질을 얼마나 많이 하고 거둬들였던지
손가락 마디마디에 통증이 있네요 ㅎㅎ
그것도 그럴것이~~
짜잔~~~~!
월척 이하는 대부분 즉방하고
월척이상만 망에 담았습니다.
하룻밤 낚시에 30여수
그중에 월척이 21수.
그리고 아침에 나온 최대어 37cm
녀석들을 다시 집으로 보내주는데도
한참이 걸렸네요.^^
모든 짐을 다정리하고 나서부터는
일기예보대로 빗방울이 비치기 시작했습니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
저는 그곳에서 힐링을 합니다.
머릿속과 마음속에 숙제와 짐, 그리고 무게감을
덜어놓고 오는데 도움이 됩니다.
저 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낚시를 취미로
갖는 분들이 그러시는거 같습니다.
'정적인 낚시,
민물 낚시는 생각을 정리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렇게 말하는 이유가 제가 물가에서 힐링하는것과
별반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더군다나 이번 독조에서는
꿈이냐 생시냐 할 정도의 엄청난 조과를 만나면서
손이 아플정도로 손맛 찌맛도 충분히 봤지요.
원래 계획은 2박3일 이었는데
' 더 잡아봐야 무엇하리 이걸로도 분에 넘친다 '
라는 생각에 정리를 한것이었는데
때마침 잘 가라고 봄비가 내려주었던 것이었습니다^^
갈땐 또 미련없이 떠나고 일상에 충실하라는 뜻이겠지요.
따뜻한 봄바람이 불어오는 물가에서
스트레스를 날리고
더불어 많은 손맛과 즐거움을 만끽한 이번 이야기.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구요,
다음 이야기도 기대해 주세요!
앗뇽~~^^♡♡♡
감사합니다
잘 보았습니다.
손맛 찌맛 축하 드리고 수고 하셨습니다
맨날 꽝인데ㅠ
고생하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잘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