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출조는 특수한 임무?를 맡은
조행이었습니다.
멀리서 내려오시는 형님들과의 동출을 위한
답사낚시의 의미를 띄고 있었죠.
지난번 아무도 없던 저수지에서 호조황을
만났기에 그곳에서 형님들과 보트낚시를
즐겨보기로 했는데요,
휴일 일정이 하루 빠른 제가
필드테스트를 하러 나갔습니다.
연이 아직도 노지포인트에 꽉 들어차있어서인지
여전히 아무도 없는 저수지.
도선장을 전세내고 홀로 사부작 사부작
세팅을 이어나갑니다.
라디오에서 들려나오는 지방방송과
한번씩 불어오는 시원한 가을 바람에
시간가는줄 모르게 지나갔지만
11월 가을 기온중 가장 덥다는 요근래의 날씨로
땀을 흘리기는 매한가지입니다.
암도 없으니 옷 홀딱벗고 시원하게 물을 찌끌이니
시원한 바람과 함께 금새 개운함이 느껴지는
가을의 오후.
오랜만에 셀카도 한장 남겨보고
연밭 가운데로 난 물길을 지나
지난번 자리했던 연밭 끝자락과 마름의 경계로
다시금 들어갑니다.
여전히 다른 곳보다 좋은 물색을 보이는 마름밭 앞.
이번에는 한술 더 떠서 저번보다 더 진한
미역국을 연상케하는 물색입니다.
수위는 20센치 가량이 빠졌군요.
짧게는 28대부터 길게는 40대까지
옥수수를 달아 넣는데
지난번과 달라진건 바닥에 있던
마름 줄기들이 다 없어졌다는 겁니다.
장애물이 있으면 좋으련만
그냥 완전 맹탕...
부드러운 옥수수미끼를 주력으로하고
오늘은 옥수수와 옥수수국물에
옥수수밑밥을 버무려
옥수수 삼삼합으로 녀석들을
유혹해보겠습니다^^
' 벌써 시간이 이렇게나 흘렀네... '
달력을 보니 며칠 있으면 입동이던데
이 녀석들도 겨울을 나러 먼길을 떠나나봅니다.
해가 넘어가면서 급격하게 떨어지는 온도와 어둠.
일교차가 20도 정도는 나는거 같더라구요.
그리고 얼마지나지 않아 북쪽에서부터 벌거스럼한
무언가 느껴지더니 휘엉청 붉은 달이 떠오릅니다.
헤드라이트가 필요없을 정도로 밝은 밤.
지난번처람 밤은 깊어가지만 입질은 없고
따뜻한 믹스커피에 적혀먹는 에이스크레커가
나름 중독성 있네요ㅎㅎ
잠잠해질줄 알았던 바람은 밤새불어오고
바람이 멈추는가 싶으면 철썩철썩 물결이
보트를 때리고 잠시 잠잠하는가 싶으면
이것들이 다시 반복되는
찌불보기 어려운 밤이 깊어갑니다.
' 이 시간만을 기다렸다. '
지난번 출조에 첫입질이 시작되서 줄기차게
좋은 붕어를 보여줬던 시각
새벽 6시.
아침을 여는 공영방송의 뉴스를 들으며
귀는 라디오에 쫑긋쫑긋.
눈은 찌불에 반짝반짝 하였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까딱도 않는 찌입니다.
노는 녀석들도 안보이고.
움직임이 전혀 없기에 연안 마름밭 안으로
포인트를 이동해봅니다.
어슴푸레 주위가 환해지는 틈을 타서
살살 포인트에 접근해서
마름사이 열린 공간에 찌를 하나씩 세우고
기다리기를 얼마후.
찌가 올라오는건지 마는지
얼마나 섬세하게 올려대던지요.
이런게 숨넘어가는 입질이구나 싶었습니다.
역시 월척만 되도 붕어 힘은 끝내주는 곳입니다.
놓아주는 수온이 그리 차갑지도 않고
물색도 더할나위 없는데...
붕어 한수가 시작과 마지막이었고
일기 예보대로 거세게 터지는 바람으로
연안으로 휴식을 취하러 대피합니다.
' 형님 일로 오지 마세요~ '
한번 터진 바람은 계속해서 불어대고
이걸 접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한참을 고민하다가
바람이 잠깐 멈춤틈에
다시 포인트로 나갑니다ㅎㅎ
일렁이는 너울위로 해가 길게 넘어가고
이른 시간부터 찌불을 장착해서
둘째날 밤을 맞이합니다.
밤새도록 바람은 진정이 안되고
울렁이는 찌불에 눈도 피곤하고 집중도 안되고.
잠깐 졸았던 사이에 좌측 찌 하나에
움직임이 있었던지 자리가 옮겨졌더군요.
채비를 회수해보니 원줄에 퍼머현상이...
제법 큰 녀석이었을건데요~~
뭐 내게 아니었나 보죠ㅎㅎ
그리고 아침 6시에 만난, 요 귀요미 8치가
제껀가 봅니다.
' 오늘 아침엔 나올라나? '
지난번과 출발이 비슷했기에 기대를 가지고
아침낚시에 집중을 하였지만.
그 많던 붕어가 다 사라진듯
전혀 다른 저수지에서 낚시한줄 알았습니다.
진짜 이러니까 낚시꾼이 거짓말쟁이 되는거 같아요.
한길 사람속은 알아도 열길 붕어길은 모른다고...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르다고 하는것이
정말 물속상황은 시시각각 변해서
얄팍한 낚시꾼의 짐작으로 맞추기란
정말 어려운거 같습니다.
그래도 다행인게 우리 형님들은
이 바람통에 다른 곳으로 가셔서
손맛은 보셨드라구요~
뭐 마릿수는 않되도 싸이즈는 롸비니가
일등이지만요ㅋㅋ
일교차가 크게 나는것이
계절의 변화가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이제 곧 입동이구요...
벌써 시간이 이렇게나 되었나 싶을 정도인데요,
짧지만 황금같은 가을 대물낚시 시즌!
부지런히 발품 팔아서
멋진 추억 남기시길 바랍니다.
저도 다음주엔 늦가을의 한 부분이 되어
돌아오겠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지난주 수로에서 멋진 깨붕어를 타작할 정도로 손맛을 많이 봤는데
한주가 지난날에 같은 장소에 같은 미끼로 낚시를 했는데 정말 낱마리로 붕어가 나와주데요.ㅎㅎ
덕분에 잘보고 가며 항상 안출하시고 건강하세요.~~~
고생하셨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이거이 붕낚의 묘미고 숙제 ...
고생2배 ㅎㅎ
고생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