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서풍이 자리를 잡은 계절이 되었습니다.
하늘은 점점 더 높아지며
한낮의 수고로움은 가을바람에 씻어내고
찌불보기 좋은 계절이 되었는데요,
저희 동네는 요며칠 반짝 추웠다가
날이 풀리기 시작하는 날
중형급의 평지형 저수지를 찾아갑니다.
언제 만들어 놓았는지 모를 불법좌대 옆으로
생자리를 까고 뗏장위로 집한채를 얹었어요.
뗏장 밑이라 빠질까 걱정했는데
바닥이 딱딱해서 금방 집을 지을수 있었습니다.
저번주에도 블루길 밭에서 톡톡히 역활을 해냈기에
이번출조에도 같은 배합으로 먼저 숙성을 시켰어요.
좌대 앞에 서보니 드넓은 저수지 앞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합니다.
좌측연안에 자리한 낚시인은
뗏장 바로 앞을 노리는거 같고
우측 제방 인근부터 나란히 앉은 낚시인들은
뗏장과 맹탕을 고루고루 공략하는것 같더군요.
맞바람으로 인해 뗏장 앞으로 몰려오는
삭은 연줄기들을 피해 다소 긴대를 세팅합니다.
미끼를 넣자마자 물고나오는 녀석들
역시나 이곳도 블루길 밭이 확실합니다.
쓰레기봉투에 담기를 예닐곱.
낚시대 편성도 다 안 끝났는데
블루길 걷어내는데 정신이 없던터,
또다시 끌고가면서 오르락 내리락하는 입질에
챔질을 했는데!
' 쉐에엑! '
' 어 붕어다! '
1미터권의 수심이어선지 옆낚시대를 감고 나온 녀석은
힘이 얼마나 좋던지요.
옆자리에 찌불들도 눈에 훤히 들어오고
생자리를 까서 그랬을까요.
아님 스쿨링 되어있던 녀석들이었을까요?
다른 자리들보다 유독 좋은 상황을 보여주었던 포인트.
고생은 좀 했지만 포인트 개척을 한게 잘한듯 싶더군요.
잠시 잠잠해진 틈을 타서
준비해온 밀키트를 후다닥 맹글었는데...
' 이게 13000원이여? '
조그만한 고깃덩어리 대여섯개로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지만 맛은 진짜 좋더만요.
' 하~라면이 어딨더라~~'
부족해서 라면 끓였슴돠.ㅡㅡ:;
' 에헤이~ 라면 먹는디...'
8치급의 붕어가 얼마나 물을 튀기며 나오던지요~
' 애기들은 빨리 빨리 집으로 가라.'
필드에 도착해서 한참을 작업하고 있을때 만난
현지 낚시인이 그랬습니다.
'그제까지 추울때는 4짜도 종종 나왔는데
날 따사지면서 씨알이 작아졌어요~'
그래선지 이런 붕어들도 비추는거 같습니다.
그래도 밤낚시에 따박따박 나와주는 붕어들.
이시기에 이 정도면 좋은 상황이지요.
체고 좋고 힘 좋은 녀석들때메
손바닥이 다 아픈게 실로 얼마만인지..
게다가 낚인 녀석들만큼 떨군 녀석들도 많았습니다.
손맛도 실컷 봤겠다,
이제는 Big One 한마리면 충분할거 같은데...
밀려오는 아침안개와 함께 오전장을 기대하였지만
싸이즈는 여전히 월척 초반의 녀석들입니다.
늦은 시간까지 장을 보았지만
날씨가 더 따뜻해지면서
블루길이 판을 치고 살치까지 끼어든 상황
이제는 녀석들을 돌려보내고
휴식을 취해얄거 같습니다.
월척들만 열마리 모았는데
한마리가 얼마나 성격이 급하던지요,
' 금방 놔줄건데 사진 한장 찍어주지는... '
' 고맙다, 어여 가그라~'
머문 자리는 깨끗하게 정리하고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과 함께
철수하였습니다.
겨울이 시작되면서 입을 열기 시작한
평지형 저수지에서의 이야기였습니다.
편한 자리들은 이미 선객들이 있어서
어쩔수 없이 선택한 수중전에서
뜻밖의 큰 행운을 만날수 있었는데요,
이틀의 휴일중에 하루만 낚시한건
또 처음인거 같습니다.
다음주엔 큰 추위가 온다고 합니다.
출조하시는데 방한장비 잘 챙겨서
따뜻한 낚시 즐기시구요,
저도 조금이나마 바람을 등질수 있는 곳을 찾아
떠나보겠습니다.
긴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안 출 하세요
고생 하셧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