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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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조행기] 지렁이 구걸

IP : d63f2a507b317f1 날짜 : 조회 : 3643 본문+댓글추천 : 0

해마다 추석 때가 되면 임하댐이 만수가 된다. 여름 장마기부터 저수를 하면 가을 추석 때 올라오는 태풍이 수위를 올리고, 그 때가 되면 분명히 대박을 터트리는 포인터가 있기에, 틈나는 대로 육초를 뽑아내고 바닥정리를 하고 만수가 되기를 여름부터 기다린다. 올해도 어김없이 만수가 되었지만 너무 심하게 태풍이 몰아쳐 인명과 재산의 피해가 크다는 소식을 듣고 망설이지 않을 수 없지만, 내 혼자 애간장을 태운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므로, 곧 시작 될 성금모금에 내 정성을 다하기로 마음을 다졌다. 추석 연휴 5일간 대를 펴지 못한다는 답답함과 오랜만에 오는 만수기회를 놓치기는 너무나 아까웠기 때문이다. 아침 일찍 임하댐으로 달려가니 다행이 산사태가 난 도로는 보수가 되었고, 호수의 하류까지 뻘물이 졌지만, 지난해에도 한 시간마다 뒤로 물러앉으며 부유물을 뜰채로 걷어내면서 떡붕어 4짜와 간혹 토종붕어 월척을 망태가 터지도록 잡았던 기억을 생각해내곤 가슴이 설레었다. 나의 비터에는 아무도 없다. 누가 섣불리 앉기가 꺼려지는 곳이기 때문이다. 머리를 곱게 깍은 무덤 앞에서 짧은 대 4대를 펴고 떡밥으로 유혹하기를 1시간이 되어도 소식이 없어, 뻘물에는 지렁이가 최고라는 생각에 1대만 지렁이를 넣으니 살며시 찌가 잠긴다. 챔질을 하니 준치가 바늘털이를 하고 얼른 도망을 가 버린다. 2시간이 지나도 입질이 없으므로 대를 접는다. 포기는 빠를수록 좋다. 미련을 떨 때 떨어야지.... 대를 접는데 젊은이 한 사람이 오더니 멀리 구미에서 어젯밤에 와서 7치 한 마리를 잡고 대를 접으니 마음이 허전하다며 달리 갈곳을 묻는다. "6~7치 잔챙이를 잡으러 가는데 혹 생각이 있으면 따라 오슈!" 내 말에 그 친구는 좋아라 쫓아왔다. 1시간 정도 달려서 풍산 호민지로 가면서 낚시점에 들리니 지렁이가 없단다. 그곳은 지렁이가 특효약인데... 추석이고 또 태풍이 지나간 뒤라 농장에서 배달이 되지 않는단다. 나도, 그 친구도 쓰다 남은 지렁이를 들고 호민지 상류 물꼬에 터를 잡았다. 나란히 앉아 나는 3대, 젊은 친구는 2대를 펴고 지렁이 달아 던지니 작게는 5치, 크게는 8치 붕어가 힘을 쓰고 올라온다. 강붕어에 뒤지지 않을 만큼 앙탈을 부리며 올라오는 토종붕어 몇 마리를 건져 올린 젊은 친구는 신이 나는 모양이다. 살며시 찌를 올리는 놈은 준치고, 찌를 끌고 살며시 잠기는 놈은 어김없이 붕어다. 챔질을 하면 넓은 저수지를 휘젓고 다닌다. 수초에 바짝 붙이면 씨알이 좋지만 물결이 흘러 수초에 붙이기가 쉽지 않아, 서 너번씩 던져서 수초와 나란히 찌를 세웠다. 점심으로 가져 간 찰떡 두 개를 나누어 먹고, 젊은 친구가 누룽지를 삶아 신 김치와 먹으며, 햇살이 따가운 가을하늘아래 모처럼 장마와 태풍에 젖은 마음을 말리다보니 지렁이가 바닥이 났다. 붕어 입 속의 지렁이를 빼앗아 사용하곤 했지만 그마저 떨어지고, 지렁이를 사려면 왕복으로 1시간이 걸리니, 계속되는 입질의 안타까움을 아쉬워하고 있으니, 젊은 친구가 저수지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지렁이를 구걸해 왔다. 어떤 사람은 2마리를 주고, 어떤 사람은 5마리를 주고.... 이렇게 구걸한 지렁이로 또 낚시를 하다보니 살림망은 가득한데 해도 서산에 비스듬히 걸려 그 빛이 힘을 잃고 있었다. 구걸한 지렁이도 동이 나서 철수를 하려는데, 젊은 친구는 모처럼의 손맛을 두고 가기가 서운한지, 동네를 돌아다니며 두엄밭을 뒤져서 지렁이를 한 주먹 잡아와서는 밤낚시를 하겠다고 결의를 다진다. 월척이 아니라도 좋았다. 가을 햇볕을 받으며 갈대꽃 피는 저수지 뚝방에 앉아, 그렇게 붕어와 연휴의 마지막 날을 보냈다.

1등! IP : 60ddd5f9dd00543
전천후미끼...끄시랑(우리 고향에서 어릴때 지렁이를 이렇게 불렀음)
붕어 입속의 지렁이...
구걸한 지렁이...
두엄밭 생포한 지렁이...
안동어뱅이님!
재미가 솔~솔 하셨겠습니다.
지렁이 두어통 사들고 호민지나 가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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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 IP : 60ddd5f9dd00543
낚시배우고 얼마안되 상판지 갔을때 위 젊은분이랑 똑같은 행동으로
빌리고 두엄밭 헤메다가 지렁이로 붕어잡다가 장박하는 릴꾼
식용유 큰깡통(도라무깡)에 낚시꾼들 버리고간
지렁이 모아둔것 얻어 썬 기억이 나는군요^^

저도 빌리고 디비고 하는거 자신있거등요...붕어있고 이스리만
잡아주신다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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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등! IP : 60ddd5f9dd00543
저도 예천 용암지에서 ....
지렁이가 모자라서 ...
거름 덤미에서 지렁이 파던기역이나네요...
오래전일인데 ..
지렁이 몇마리 잡을라구...
온 몸에 모기한테 물려..시급했습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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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60ddd5f9dd00543
수고하셨습니다. 누구나 그런 경험이 한 번은 있지요.
황토물에는 아무래도 지렁이가 진수성찬이지요.
대물이 덤비는 수 가 있으니까요. 즐낚하세요.
재해민을 생각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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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60ddd5f9dd00543
잡아야 맛입니까??
빈대 던저놓고 보기만해도 뿌듯한걸을...
근데,옆에서 계속 잡아내면 배아퍼죠잉..ㅎㅎ
조행기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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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60ddd5f9dd00543
안녕하세요
안동어뱅이님 언젠가는 뵈올날이 오겠지만 항상 정겨운 입담이 글속에서
새롬새롬 피어 나는 듯 합니다
그런데 풍산의 호민지는 어디에있는지요 주말이면 자주 고향을 찾아가는
편이라 한번 담궈볼까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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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60ddd5f9dd00543
전문리플꾼 낚선님!
꺼시 한 통 들고
호민지로 가시면 손 맛은 봅니다.

6字102님!
소주병 들고 갑시다.
소주 한 잔에 지렁이 5마리 교환하면 됩니다.

와아님!
지렁이통을 열어 놓으면
모기가 지렁이에게 덤빌까요?
시험해 보시고 알려주세요.

pakjohe님!
저는 지렁이 낚시를 좋아합니다.
떡밥보다 입질이 시원하지 않지만
수초구멍에서 월척을 뽑는데는 효과적입니다.

트레일러님!
낚시꾼 시샘은 장사꾼 시샘보다 더 심합니다.
아무리 마음을 비워도
옆에서 잡는데 내 대에는 잠자리가 잠을 자면....

버들뭉치님!
호민지는 여자지, 갈전지라고 하는데
하회마을 입구에서 우측에 제방이 보이는
커다란 저수지입니다.
안동사람들의 놀이터지요.
가시는 길에 한번 놀다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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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60ddd5f9dd00543
아 거기요
저는 여자지로만 알고있어서 .....
처가가 예천 호명이라 갈때마다 새벽에 이슬맞으러 나오지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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