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화요일.
어김없이 해남의 수로를 향해 200km를 달립니다.
올 겨울들어 답사까지 포함해서 한달동안 네번을 찾은
해남의 수로들.
겨울철의 해남 역시 칼같은 계절풍을 피해갈순 없습니다.
그래도 남녘에 바닷가를 끼고 있어서인지 내륙보다는 따뜻한 기온과 영암호와 금호호는 수많은 가지수로들을 품고 있어서 선택의 폭을 넓혀줍니다.
거기에 정말이지 막걸리같은 물색까지.
이런 해남의 매혹적인 유혹이 꾼을 계속 찾게끔 합니다.
그러나 얼음이 얼고 녹기를 반복하면서 지속적인 냉수대의 형성은 조황에 어려움을 안겨줍니다.
이번 출조는 정말이지 제 낚시 출조중 최악의 출조중에 하나였던거 같습니다.
그것도 그럴것이 붕어 입질을 단 한번도 못봤으니 말이죠ㅎㅎ
바람과의 사투, 떨어지는 기온 그리고 아침시간의 배수...
화요일에 찾았던 해남수로에서의 짧은 이야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지난 출조에서 찾았던 산이수로, 고천암수로, 황산면의 작은 저수지에서는 붕어들의 얼굴을 볼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 후 다시 찾은 영암호.
지난주와 마찮가지로 영암호의 작은 가지수로들은 대부분
얼음이 잡혀있었고 낚시인들을 찾아 볼수 없었습니다.
그나마 본류와 연결되어 있는 규모가 있는 수로들은 중류까지 낚시여건이 형성되어 있었는데요,
역시나 여기저기를 둘러봐도 끝내주는 물색과 정수수초들.
붕어들이 은신할수 있는 두터운 갈대벽과 꺽여 눕혀진 부들과 뗏장포인트.
그러나 조황이 얼마나 안좋은지 낚시인은 눈씻고도 찾아 볼수가 없더군요.
지난주에 못들어갔던 영암호 상류권에 속하는 미암수로.
이곳도 지난주완 다르게 낚시인이 보이지 않습니다.
오늘의 목적지는 영암호 본류.
가지수로의 냉수대 보다는 본류가 나을거 같다는 생각에서 였습니다.
영암호엔 몇군데 배터가 있습니다.
그중에 중상류권에 속하는 배터로 들어왔는데요,
이곳은 주차가 수월한 곳이라 짐빵도 없고 바로 펼수가 있는곳입니다.
네번 찾아오면서 봐뒀던 곳이죠ㅎㅎ
어부들의 뱃자리는 그대로 두고 옆에 생자리가 조금 열린곳을
한시간에 걸려 까대기 합니다.
석축위에 갈대밭이라 훅하는 사이에 수초낫 2개를 해먹었으니 4만원 버렸습니다.ㅠㅜ
시원하게 이발시킨 곳에
출항준비를 합니다.
그러나 꾼의 바램을 꺽을 기세로 오후부터 불어오는 바람은
초보 보트꾼의 발걸음을 묶어버립니다.
'하~출항 준비는 다 끝냈는데, 바람아~~~'
오늘따라 더 꽉 잼민 구명조끼를 입은 분홍소세지 되겠습니다^^:;
바람과 함께 시간도 속절없이 흘러가고...
결단이 필요했습니다.
이걸 접을지 아니면 그냥 부딪혀 보던지.
담배 두 개피의 도움을 받아 결정을 내리고 출항을 시도합니다.
'그래도 튜브가 4000에 좌대가 2800인데~
짐만해도 얼마나 올렸는데 괜찮을거야...'
.
.
.
.
정말 안 괜찮았습니다...
'너 나한테 덤볐냐?'
라는 식으로 배띄우고 나서 바람은 더 불어오고 튜브를 친 너울?ㅇㅏㄴㅣ, 파도가 보트위의 짐들을 거의 다 적혔습니다.
노질은 커녕 바람에 떠내려가는 종이 돗단배가 따로 없는 상황.
그나마 노로 브레이크를 걸어보지만 바람을 절대 이길수 없다는걸 이번에 확실히 아주 학 시 리! 알았습니다ㅡㅡ:;
눈에 들어오는 포인트는 말그대로 그림의 떡.
간신히 노를 브레이크 삼아 갈대밭에 배를 붙입니다.
지도상으로 거리를 재어보니 1km를 떠내려 왔더만요.
2~30미터 전방에 유일하게 갈대벽앞으로 뗏장이 라운드가 져 있는곳이 눈에 확 들어오지만 이바람을 등지고 또 떠내려가기가 무섭습니다.
그리고 자세히 보니 그 근방에 이 날씨에도 낚시하시는 노지인들이 있으시더라구요.
궁여지책으로 갈대벽에 보트 옆면을 최대한 붙이고 부들이 듬성듬성 있는곳에 대를 던집니다.
오늘은 여기서 바람을 피하면서 대를 드리워야 할거 같아요.
곧 해가 질 시간이지만 바람은 더 거세게 불어오고 너울도 심합니다.
한번도 울렁거리지 않았던 보트에서 삐걱삐걱 듣기 싫은 소리를 내는 이 상황.
제가 할수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냥 바람이 멈추기를 기대하며 구명조끼만 바들바들 붙잡고 있다가 저녁을 맞이합니다.
올 지렁이로 붕어를 꼬셔보지만 입질은 없습니다.
여전히 불어대는 바람과 너울로 대를 더 피는건 의미 없는거 같고...
전방에 녹색, 빨간색 전자케미의 노지꾼들의 찌불도 막막해 보이는건 마찬가지.
자정이 넘어서도록 입질 한번 못 받았지만, 바람의 소리와 노을은 현저하게 줄어듭니다.
그리고 포인트를 옮겨 다시 배터쪽으로 돌아가는 길에 낮에 그림의 떡이었던 갈대가 누워 삭고 있는 포인트로 이동합니다.
사람의 손이 탈수 없는 곳이라 포인트가 기가 막힙니다.
그만큼 붕어도 탈거란 기대감에 26대에서 34대까지 8대를 넣어봅니다.
그러나 기대완 다르게 늦은 새벽이 다 되도록 어신은 찾아오지 않습니다.
어복이 조금 있는지 아님 잠을 안자고 낚시해선지 남들 못잡아도 그래도 붕어 얼굴은 보고 다녔는데 이번엔 어쩔수 없나 봅니다.
아침이 밝아오기전 바람예보가 있어서 배터 근처로 더 가까이 한번더 이동을 합니다.
어제 바람에 제대로 디었던지 완전 쫄보가 되었습니다.
배터 옆 수문이 있는 포인트.
이곳에 정치망들이 엄청 많이 설치되어 있는것이 기대가 많이 됩니다.
바람이 무서워서 추위도 배고픔도 잊고 있었는데 살짝 졸린걸 이겨내려 뜨슨 밥을 짓습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와이프가 해준 완전 꿀맛 김치찌개.
너무 맛있어서 입천장 다 디어가며 밥까지 말아 쓱쓱 비워낸걸 난중에 얘기해주면서
'언제 이렇게 실력이 좋아졌당가~' 그랬더니
저번에 주문한 밀키트랍니다ㅋㅋㅋ ㅡㅡ:;
'밀키트래도 고마워 여보. 정말 감쪽 같았어ㅋㅋ'
사랑이 담긴?김치찌개 밀키트로 한끼 식사를 배부르게 먹고 나니 다시금 낚시에 불이 붙습니다.
'저 물색 보이시죠?실제로 보면 진짜 기가 막히다니까요.'
물색도 포인트도 기가 막히지만 아침에 변수가 생깁니다.
'낚시대가 오른쪽으로 휘는거 보이시나요?'
산이,달도 배수갑문을 4시간동안 개방하여 배수를 했습니다.
진짜 이번 출조...
인근에 경비행장이 있어서 작은 뱅기들이 엥엥 거리는 모습을 보며 시간을 떼웁니다.
영암호가 워낙 커서 4시가 동안 배수를 해도 별로 티도 안나네요.
단 하루의 출조.
보트를 운용하기엔 빡빡한 일정이지만 해남의 수로는 계속해서 손짓을 합니다.
금방이라도 붕어를 내어줄거 같은 물색, 기가 막히는 정수수초 포인트, 수많은 가지수로들까지.
이래서 겨울이면 꾸준히 해남을 찾지 않나 싶습니다.
해남 현지 소식통에 의하면 여전히 조황은 몰황수준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따뜻한 날씨가 며칠 이어지는 날이면 씨알 좋은 붕어들이 알을 쏟아내며 나온다고 하는군요.
아직은 낱마리에 불과하지만 말이죠.
작은 추위라는 소한이 지나갔습니다.그리고 대한이 찾아오고
다음달 이무렵이면 입춘입니다.
춥다고 너무 집콕만 하지 마시고 그나마 따뜻한 남녘의 해남에, 기가 맥히는 물색을 가진 이곳으로 바람과 맞짱떠볼 이한치한으로 찾아보시는것도 좋은 추억이 될거 같습니다.
저는 이번과 같은 바람에는 두번다시 도전하지 않는 걸로
학. 시. 리 배우고 갑니다 ㅎㅎ
다음 주에는 부디 바람 없는 해남에서 붕어 얼굴 보고 오길 응원해 주세요!^^:;
뭐 그래도 바람을 이기시고 낚시를 하시고
맛있는 김치찌개(밀키트)에 맛있는 밥도 드시고ㅎㅎ
덕분에 잘 보고가며 항상 안출하시고 건강하세요./~~~~~
앞으로 기대됩니다.
열정이 대단하십니다^^
안출하시길....
전 그레잇좌대 2000*2200 1년정도 사용하다 도저히 빡세서 헐값에 넘겨버렸네요
항상 안전운전 안전출조 하세요
조행기 잘 봤습니다
돌풍은 오줌찔끔 하실겁니다..
부디 조심해서 타세요..
보트낚시는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이 최고입니다 --- 특히 돌풍에 ...
보트가 새롭고 멋져보이네요 --- 다음출조에서 멋진조행기 기대해 봅니다 ^^
수고하셨습니다...^^
항상 안전에 유의 하시기를 바랍니다.
바람이 많이 불땐 얕은곳이나 수초위에
올라타있는게 안전하지만 돌풍이 불땐
그것도 소용없읍니다
보트타실땐 수시로 바람체크 하셔서
안전한보팅하세요
그래도 바람과 배수로인해
얼음이 않잡혀서 다행이네요
고생 많으셨습니다.
다음 조행은 대박나시길.....
구경잘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