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조행기] 행운이 함께했던 출조



롸빈스의 이번 이야기.

 

블루길 베스가 오래전에 유입되면서

터가 아주 쎈 전북의 연밭 대형지를 찾았습니다.

 

저수지의 규모에 비해

노지의 대부분의 포인트는

경작과 산책로 개발로 인해 많이 부족해서

피크때는 자리잡기가 여간 힘든 곳이 아닌데

거센 바람과 조과가 잘 비치지 않았던지

낚시인들은 찾아 볼수가 없었습니다.

 

덕분에 수월하게 포인트에 자리를 하게 되었는데요.

늦은 오후시간에야 자리를 잡고

흠뻑 젖은 땀을 씻어내는

'나는야 자연인'

바라보는 시선이 없으니 훌러덩 훌러덩ㅎㅎ

작년에 이어 올해도 잘 작동되는

충전식 샤워기가 크게 느껴지는 후텁지근한 날씨입니다.

 

보통 낚시인이 없으면 조황을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말도 있지만

며칠전 내린 비와 이후에 찾아온 따뜻한 날씨와 물색이

실망보단 기대감을 더 실어줍니다.

 

 

그님들을 맞이하려 시원하게 샤워재계를 하고

삭은 연줄기 근처에 찌를 세워보려 하지만...

말풀과 물수세미 그리고

바닥에 쩌들어 있는 연줄기들로 인해

찐바닥 찾는데만 두시간정도 걸리더군요.

게다가 애용하는 부드러운 옥수수는

마트에서조차 찾아볼수 없었고

딱딱한 옥수수로 그님들을 유혹해야는데...

 

필드 상황과 미끼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다보니

꾼의 마음은 어수선합니다.

그러나 이는 곧 사그라들게 되었지요.

1미터권의 얕은 수심인지라 최대한 정숙함을 유지하고

전체의 찌불이 제자리를 다 잡아갈때쯤,

삭아내린 연 군락을 넘겨친 40대에서 첫 입질과 함께

예신없는 찌오름이 연출됩니다.

이곳의 입질은 예신없이 바로 본신으로 갔다가

떨구는 곳

그래서 경계심이 흐트러지면 아차하는 순간

그님들을 놓치기 일수입니다.

 

그러나 오늘의 그님은 몸통까지 찍는 오름을 보여주는것이

활성도가 좋은거 같습니다.

배가 빵빵한 체고 좋은 녀석은

몸통에 상처만 다 아물었다면 더 멋진 자태를 보였을텐데...

 

밤낚시가 어려운 곳이었는데 환경이 바뀐것인지

행운이 따라주는 것인지

첫수를 만나고 한시간이 지나기도 전에

슬금슬금 밀어올리는 멋진 찌올림에

원하던 그님을 만납니다.

 

찌오름을 읽어가면서 챔질타이밍을 잡고

충분한 손맛을 느끼게해준

35cm의 월척붕어.

 

 

이른시간에 예상밖의 월척붕어를 만나고

집중을 이어갔는데

역시나 이곳에선 밤낚시의 기대는 사치라는 듯

까칠하기 그지없습니다.

 

늦은 식사를 하고

자정을 넘어가는 새벽시간.

채비를 투척할때마다 말풀이 걸려나왔던 곳에서

세번째 입질이 찾아옵니다.

이번에도 머뭇거림없이 아주 천천히

밀려 올라오는 찌불.

얼마나 천천히 밀어올리던지 센싱케미의 불빛은

두마디가 오르고나서야 빨갛게 변하더군요.

짜릿한 손맛과 함께 찾아온 세번째 붕어는

 

36cm의 월척붕어입니다.

 

 

 

이른 새벽부터 찾아온 짙은 안개는

 

 

넣어두었던 이글루와 난로를 다시금 꺼내게 만들고

아랫목이 따뜻하니 꿈뻑 졸았나 봅니다.

 

그사이에 다녀갔던 그님의 흔적.

잠깐 졸다가 찌가 벌떡 서있는걸 보고

정신없이 챔질했지만

그님은 이미 가고 없었죠.

 

거리두기가 일상으로의 전환에

아직도 몸이 적응을 못했는지

2주연속 새벽에 꾸벅구벅합니다ㅡㅡ:;

 

 

짙은 안개가 아침장에 대한 기대를 더 높여주었지만

오전의 입질은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새벽에 못 봤던 그 입질하나가 얼마나 아깝던지...

무려 7시간을 꽁으로 보냈습니다.

 

그리고 점심께 찾아온 입질.

컵라면 한젖가락 뜨고 있는데

샛눈으로 찌가 방정을 떠는게 보입니다.

 

입안에서 슬로우모션으로 씹히는 면발은

찌를 응시하고 있다는걸 대변하죠ㅎㅎ

한참을 가지고 노는 입질에 블루길인가 싶었는데

챔질의 기회를 잡아 만난 녀석은...

' 깨방정 떠는것이 니정도 될거 같드라^^ '

 

 

오후 낚시에 집중이 마지막 승부수라고 준비하곤 있었는데

예상외로 일찍 나온 붕어에 피곤이 싹 사라집니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찾아온 또다른 입질.

 

낮시간에 왔다갔다 하던 바람이 잠깐 잔 사이에

정면에 깨끗한 바닥,

짧은대에서 또렷하게 보이는 찌올림입니다.

그리고 좋은 손맛을 보여주며 나와준 붕어는

 

37cm의 월척붕어입니다.

 

 

멋진 녀석을 만난 기쁨도 잠시

오락가락하던 한낮의 바람은

뜰망을 휘날릴 정도로 불어오는데...

 

그 바람 속에서 왼쪽 연줄기를 넘겨친 34대의 찌가

사선으로 서있습니다.

' 바람에 밀려서 그러나? '

갸우뚱하며 찌를 응시하는데 찌끝에 떨림이

느껴지더니 슬그머니 반마디 올리는게 보입니다.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챔질로 이어갔는데

쒜~에~~에~~~엑!

낚시대와 줄이 크게 울더니

목줄이 바로 터지고 맙니다.

대를 치켜세우지도 못했던 아쉬움과 허탈함이

오랫동안 남더군요.

 

이후에 찾아와준 마지막 붕어

터친 녀석을 생각하면 씨알이 아쉽지만

기분 좋은 굿바이 붕어네요^^

 

 

 

평소때 같으면 자리잡기 힘든 곳에서

밤시간,낮시간에 멋진 그님들을 만나는

행운을 만끽하며

찾아와준 그님들을 다시돌려보내고

기분 좋게 하룻밤 출조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