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0회 런던올림픽은 한국 선수단에 잊지 못할 대회다. 2008년 베이징 대회를 넘는 역대 최고 수확을 바라보는 성적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사건, 사고들이 잇따라 터졌기 때문이다.
한국 체육계의 수장 박용성 대한체육회장(72)에게 이번 올림픽은 어땠을까. 특히 박회장은 이번 대회에서 신아람 출전 지시와 유도 조준호 판정 등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아 의미가 남다를 듯했다.
▲"평생 먹은 욕의 10배를 3일 동안 받았다"
박회장은 11일(현지 시각) 영국 런던 내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선수들의 밤' 행사에서 "업적도, 탈도, 사고도 많았던 대회"라며 런던올림픽을 돌아봤다.
한국은 이미 금메달 13개로 4년 전 베이징 대회의 역대 최고 성적과 어깨를 나란히 했고 올림픽 통산 100번째 금메달과 축구 사상 첫 메달 등 의미 있는 소식도 전했다. 하지만 수영 박태환, 펜싱 신아람 등 최악의 오심으로 인한 가슴아픈 일도 벌어졌다.
박회장 개인으로서도 홍역을 단단히 치른 대회였다. 박회장은 펜싱 여자 에페 4강전에서 오심으로 억울한 패배를 당해 3, 4위 전 출전을 거부하려던 신아람에게 출전을 지시한 게 밝혀지면서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았다. 또 유도 조준호가 재심 끝에 승부가 뒤집혀 패한 데 대해서도 "오심이 아니라 오심을 정정한 것"이라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다.
박회장은 "일생 동안 받았던 욕을 3일 동안 10배는 더 얻어먹은 것 같다"면서 "어느 누가 육두문자를 보고 대범할 수 있는가. 속상했다"며 그동안의 마음 고생을 털어놨다. 이어 "그래서 인터넷 댓글을 안 봤는데 13살 손녀가 '할아버지, 저는 믿어요. 파이팅'이라고 문자를 보내왔더라"고 일화도 전했다.
▲"신아람 사건? 펜싱협회 오판…끝장 토론도 자신 있다"
아직도 소신은 변함이 없었다. 박회장은 신아람 사건에 대해 "당시는 워낙 비난 여론이 비등해 무슨 말을 해도 먹히지 않을 것이라 가만히 있었다"면서도 "하지만 귀국하면 끝장 토론까지 할 용의도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자신의 출전 지시는 옳았다는 것이다.
박회장은 일단 당시 신아람에게 출전 지시를 내린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3일 신아람 관련 기자회견에서 최종준 사무총장이 "일부 언론에서 대한체육회장이 선수에게 출전 지시를 내린 보도가 나왔는데 사실이 아님을 명확하게 밝힌다"고 부인한 바 있다.
하지만 규정에 따라 어쩔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심재성 코치 등 대한펜싱협회가 당시 잘못된 판단을 내렸다는 주장이다. 박회장은 "코치와 선수가 출전을 거부하고 버티고 있으면 되는 줄 알았겠지만 없는 규정을 믿고 있었다"면서 "블랙 카드를 받으면 올림픽 기록이 아예 없어지고 단체전도 못 나가기 때문에 출전을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펜싱협회와 향후 공방도 예상되는 부분이다. 펜싱협회는 블랙 카드를 감수하면서까지 오심에 대한 항의의 뜻을 전하려 했기 때문이다. 박회장은 "내가 체육계에 30년 동안 몸 담고 있었다"면서 "누구와 토론해도 좋다. 공부를 제대로 하고 나와야 할 것"이라고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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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생각 납니다.
밑에 글 "노년의 지혜"라는 글이 겹치는군요
늙을수록 지식이 아닌 지혜와 냉정한 머리보다는 따뜻한 가슴이
필요한데...
매회 오심의 논란이 나오는데 왜 일본처럼 강력하게 항의는 안하는건지...
일본은 잘도 바꾸더만...
답답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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