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별장 안내자 명진을 따라 내려 간 곳은 규모가 어마어만 연구소였다. 인원만 해도 족히 150명은 넘어 보였다. 많은 연구진이 파트별로 움직이고 있었다. 광학 현미경과 분광계, 열광계를 집중으로 다루는 배양을 전문으로 하는
파트와 컴퓨터를 통해 데이터를 분석하고 추적하고 예상가능 범위를 축출.기록하는파트,
로봇 팔과 전자 기계 장비를 다루는 파트,
시약과 각종 약품을 전담하는 파트,
일반 용기의 수십 배는 넘어 보이는 비커와 플라스크, 파란 용액이 담겨 있는 거대한 페트리 접시, 종류를 알 수 없는 액체가 끓고 연소, 증류, 혼합시키는 분젠 버너와 각종 특수장비들이 실험실의 규모를 한 눈에 말해주고 있었다.
연구진은 모두 카이스트를 비롯한 세계 유수 대학과 최고의 연구소를 거쳐온 수재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했다.
권박사에겐 그 자체로 이상적인 꿈의 산실로
보였고 다음으로 별장 안내자가 안내한 곳은
고래와 상어와 거북과 열대어와 심해의 희기한 물고기들이 헤엄치는 대형수족관, 아쿠아리움이었다.
"바쁜 사람 놀이동산이나 구경하라고 단순히 저를 부른 것은 아닌듯 하고 이제 그만 본론을 이야기 해 보시지요. 제게 원하는 것이 무엇입니까?".
권박사는 별장 안내자 명진에게 자신을 심중을
슬그머니 내비쳤다.
"이런 ,이런
어허!! 박사님 급하시기도 합니다.
제 대접이 소홀했나 봅니다. 아직 구경할 곳이 산더미인데 말입니다. 이리 눈치가 빠르시니
다 재껴두고 본 장소로 그럼 가도록 하죠".
별장 안내자 명진이 그렇게 말하고 안내한 곳은
거대한 유리관이 즐비하게 세워져 있는 표본실이었다. 별장 안내자 명진이 다시금 리모컨을 눌러 조명을 밝히자 포르말린 용액에 담겨 방부처리된 수많은 기괴한 생명체가 들어 있었는데 그중 규모가 가장 크 보이는 유리관은 두꺼운 가죽 천이 덮여 있어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다.
"궁금하십니까!!!박사님
이제 놀랄 준비 되셨습니까!!!
별장 안내자 명진이 덮여 있는 가죽천을 역시나 리모컨으로 조정하여 자동으로 걷어내자 그 속에는 지구상의 생물종이라 할 수 없는 괴물이 들어 있었는데 괴물은 전기장치가 부착된
링이 대가리부터 꼬리 전체까지 몇 개씩이나
꽉 조여 있었고 요동치지 못하도록 강철 철망 속에 갇혀 있었다.
언뜻 구렁이를 닮았고 전신을 덮고 있는 비늘과 돌기들이 윤택을 잃어 버린 칙칙한 색깔로
조명 아래 얼룩덜룩하게 비쳤다.
몸집은 25톤 트럭만큼 거대했지만 아직
어린 새끼 같다고 권박사는 생각했다.
그리고 괴물은 어떤 외부적인 환경 요인의 이상과 오염된 용수와 독극물에 의해 과도하게 성장 촉진되고 유전자조직이 파괴되어 개체변이를 일으켜 탄생한 것으로 느껴졌다.
"예상하시는 것과는 다릅니다. 박사님!!!
별장 안내자 명진은 독심술도 가능하다는듯이
권박사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설명을 늘어 놓았다.
"이 괴물은 강원도 산골에서 겨우 포획한 놈입니다.
암컷과 같이 있었는데 결국 암컷은 놓치고
말았습니다. 우리 연구진의 연대측정을 통해 최소 400년에서 최대 700년까지 살아온
것으로 보입니다. 놈은 아가미 호흡과 허파
호흡이 가능하고 주둥이의 이빨들이 상어처럼 이중 배열이라 한번 문것은 절대로 놓치지 않지요. 보시는 것처럼 시름시름 앓고 있지만 엄청난 괴력을 지니고 있고 반쯤 뜬 붉은 발광체의 눈알을 보세요 , 등골이 오싹해지는 놈입니다. 여기 유리가 보통 유리가 아닌 방탄유리고 이중 삼중의 안전망 속에 갇혀 있으니 안심하십시오 박사님 !!!!!!!!!
돌연변이요!!!!!!이 괴물은 절대로 아닙니다. "
"그럼 이 괴물을 규정할 근거는 무엇입니까!
자연 발생적 우성인자의 진화, 실험실에서
복제된 것이 아니라면 이 파충류가 한반도
공룡시대를 거쳐 적자생존한 그들의 후예라도
된다는 말씀입니까 지금"
한참이나 뜸을 들인 별장안내자 명진은 알수 없는 야릇하고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 이 놈은 이무기입니다. 이무기, 진짜 이무기라고요!!! "
권박사는 기가찼다. 자신의 관점을 떠보기 위한 술수이자 별장 안내자 명진이 자신을 놀리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봐요, 난 과학자요 지금 내게 얼토당토 않는
신화 속 괴물 이야기를 믿어라는 거요!!!
21세기도 시작한지 한참 지난 2015년인 이 시점에
근거도 증명할 수도 없는 민간 신앙에서 전래된
뜬구름 잡는 이야기를......
" 박사님!!! 권박사님 , 플리즈 스탑~
제가 바로 그걸 증명해 보이면 되겠습니까".
그렇게 말하고 별장 안내자 명진이 다시금 리모컨 단추를 누르자 표본실의 한쪽 벽면에서 스크린이 나왔다
"이건 우리 조사팀의 최근 기록이자 세상엔 결코 공개된 적 없는 파일입니다.
화면의 촬영된 사진들을 유심히 봐 주십시오
조정경기 중 선수들의 보트를 덮치는 괴물과
홍천강 물놀이 사고의 피해자들의 절단된 사체들, 그리고 카메라맨과 리포터의 사체, 특수조사팀이 홍천강 바닥을 조사하여 발견해 낸 폭 10m 길이 700m의 모래 톱에 뚫려 있는 싱크홀, 박사님도 뉴스에서도 보셨겠지만 여학생을 납치한 범인의 실족사는 보도와 달리 괴물의 짓이었고 놈들은 물속과 육지 모두에서 생존할 수
있는 것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전래동화다.샤머니즘이다 하시는데 이것은 꿈이나 조작이 아니라 현실입니다.
이제 믿어지십니까 박사님!!!
그리고 박사님, 박사님께선
지금껏 제게 거짓말을 하고 계십니다."
별장안내자 명진의 알 수 없는 발언과 표정과는 별개로 권박사가 지켜 본 화면은 실로 경악 스럽고 충격적이고 믿기지 않는 놀라운 장면들이 담겨 있었다.
"다시 한번 묻습니다. 박사님!!!
박사님은 저를 속이고 계시다는 점입니다.
이미 저희 조사팀이 압수수색을 통해
박사님의 연구소의 격리병동에 있는 표본 R에
대한 자료를 확보 했다는 것을 알고 있지 않습니까. 제가 아직도 더 여쭤야 하겠습니까".
" 그...게 무슨, 갑자기....그... 그는 감염환자일 뿐입니다. "
권박사는 말꼬리를 흐렸다.
"박사님 저 화면을 보시고도 딴소립니까?
왜 괴물을 신고하지 않았습니까?
이미 표본R에 대한 모든 증거와 자료
가 우리 손에 있다는 것은 곧 우리가 그
괴물을 접수하러 간다는 뜻입니다. "
권박사는 별장 안내자 명진에게 마땅히 반박할 말조차 잃어버렸다. 이것이 자신을 초대한 자(?)의 목적이란 것을
깨닫는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또한 감정이 주체할 수 없이 떨리고 있었다.
" 그....그는 .......괴물이 아니라 인간입니다.
아내와 딸이 있는 인간입니다.
동물성 매개체에 의해 감염을
앓고 있는 환자란 말입니다.
현재 치료가 마무리 되어 가는 단계에
접어 들었습니다.
인권에 대한 어떤 행위도 저는 학자로서의 명예를 모두걸고 묵과할 수 없습니다".
별장 안내자 명진은 그런 권박사의 대답에 말투가 바뀌고 표정이 험악하게 일그러졌다.
"이봐요 박사 !!! 아직도 감이 안 오나본데
당신 하나 쥐도 새도 모르게 보내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야, 지금 당장 언론에 공개할까!!
당신에게 올가미 덮어 씌우는 건 일도
아니란 뜻이야, 저 스크린의 모든 사고를
당신과 연관지어 세상에 풀어 버리면 당신이
이렇게 뻔뻔스럽게 내 앞에서 고개를 쳐 들고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한국에서
살 수 있을 것 같에 .......엉
아직도 감이 안 잡혀 박사!!!
뭐!!!! 개인의 인권!!! X까는 소리 하지마!!!!
국가를 위해 개인이 희생하고 충성하는
것은 영광이야!!!! 영광으로 알란 말이야!!!
" 미친 ...... 미친 ......니들....니들....정체가 뭐냐.....
나를 만나자고 한 그 분을 만나야 겠다.
어서...어서..... 내게 그 분을 불러 주시게......
권박사는 분노와 두려움으로 부들부들 떨리는
입술과 목소리로 겨우 겨우 말을 이었다.
" 이 새끼가 그래도 박사체면 세워주려
예우를 해주니까 끝까지 지 주제도
모르고 까불고 있네 엉!!!
아직 내 말귀를 못알아 쳐먹었나 본데
너한테 기회를 주려고 부른 거지!!!
너의 인권에 대한 일장연설과 니 연구에 대한 가치 확인 따위가 아니란
말이다. 알아 듣겠어!!!
자!!! 그럼 여기서 우리가 왜 압수수색대를
연구소로 보냈을까!!!!
여기 저기 천지에 괴물이 날 뛰는데 생명공학자들과 유전공학자의 조언이 필요한거야,
굳이 우리 짱짱한 연구 인력을 두고도
여러 분야의 자문단을 구성할 필요성이 있었지
꼴에 니가 그래도 한국에선 최고권위자라더군ㅎㅎ
깐깐하다고 소문난 니놈을 끌여 들일 방법!!!
도청과 감청밖에 없었지!!!
그으으분이라 널 만나고자 한 그~~~분은
누굴까 !!! 이 새끼야 내가 다 궁금해지네ㅎ
감옥에서 남은 생 썩히고 싶지 않으면
똑바로 해!!!! 알겠어!!!!!
권박사는 자신이 출구조차 없는 늪에 빠졌다는 것을 알았다. 버둥거릴 수록 점점 더 숨통을
끊어 놓는 숨막히는 수렁 속 말이다.
과연 이 수모를 어찌 감당해야 한단 말인가!!
" 아이고 우리 고매하신 권박사님 얼굴이
아주 죽을상이시네 이걸 어쩌나 !!!
손님을 초대해 놓고 이리 큰 실례를!!!!
권박사!!! 아니 권박사니이임!!!
모든 준비를 마치고 우리팀을 기다리는
겁니다. 그럼!!! ㅎㅎ
좋은 구경했다고 생각하시고 무사히 잘
돌아 가세요. 배웅 못해 드리는 것은
넓은 아량으로 이해 하시고........
별장 안내자 명진은 힘을 잃고 비틀거리는
권박사에게 처음 섬으로 데려온 두 사람을 호출 하여 '이곳 여행이 꽤 피곤 하셨다 하니 끝까지 잘 뫼셔 드리거라'는 입에 발린 말을 남기고 두 사람에게 얼굴을 복면으로 가린 채 질질끌려 나가다시피 하는 권박사의 초라한 뒷모습을 보며 표본실이 떠나 갈듯 큰소리로 웃었다.
하하하 으하하핫....... 으허 으헝...... 으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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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편은 '전쟁의 시작,.... 어디서 많이 들어본 제목인데^^
지금까지 읽어주신 분들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복선과 반전이 앞으로 꽤 존재하리란 것은
미리 알려드립니다.
제가 돌연변이에 여학생 납치사건을 묘사하고 6편과 7편을
보시면 아실테지만
인간은 선인도 있고 또 악인도 있습니다.
극악무도한 범죄자들은 어쩌면 돌연변이일지 모릅니다.
지능적으로 우수하고 매우 비상한 머리를 가지고도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정치인들 또한 마찬가지고요
굳이 사족으로 남겨 보네요^^ 즐감하시길요
감사합니다.
감사할따름입니다^^
날씨가 아주 그냥 찜통 가마솥이네요
여름 잘 이기시길요
독서를 별로 안좋아하는데 묘하게 끌리여 다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다음편 기다려 봅니다. 더운데 쉬엄쉬엄 하세요
진짜 그러네요 추억의 조행기 게시판 한 페이지를
어느새 혼자 다 채워 버렸네요ㅡㅡ
저도 아이디어를 내면서 그 즉시 연상이 되고
글이 나온다는것을 신기해 하고 있습니다.
글의 진행방향과 구성 마무리에 대해선 저 만치 먼저 앞서가 있는데 그것을 표현으로 꺼내는 것은 표현의 한계를
느낍니다. 아이디어가 휘발되기 전에 끝내야 한다는
조바심 역시 있고요^^ 진짜 요즘 날씨 불지옥입니다ㅋ